정신의학신문 | 이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진_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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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판 긁는 소리 싫어하신 분 많으시죠? 째깍째깍하는 시계 소리가 신경 쓰여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무소음 시계가 나오기도 하고,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나 드르륵 거리는 문 여닫는 소리, 쩝쩝거리면서 밥 먹는 소리 등 일상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지만 듣기 싫은 소리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만약, 시계 초침 소리, 키보드 소리, 쩝쩝 거리는 소리에 유독 예민하게 반응한다면 미소포니아, 청각과민증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보통의 사람들이 불편해하지 않는 일상적인 소리 자극들을 견디지 못하고, 청각이 과도하게 예민하여 다른 사람에게는 크게 들리지 않는 소리가 너무 크게 들려 불편하게 느끼는 증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원인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지만, 비정상적 청각 이득(Abnormal Auditory Gain)에 의하면 입력되는 소리의 강도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과도한 신경 흥분이 발생하는 것을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는 심한 스트레스나 소리를 막는 근육의 손상 등을 원인으로 보기도 하며 성격이 예민할수록 해당 증상을 경험하기 쉬우며 피곤한 상황에서 작은 소음에 예민한 모습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남들에게는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반적인 소리라고 볼 수 있지만, 이들에게는 분노, 불안, 혐오감 등을 유발하여 신경질적으로 반응하게 하고, 심하면 식은땀이 나거나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등 자율신경계 반응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특히 수면을 하는 데도 어려움을 느끼므로 불면증을 경험하는 비율도 높은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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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를 시작하게 되면 우선적으로는 환자를 안심시키고, 불쾌한 소음 환경을 피하게 하는 것은 고통을 경감시킬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야 합니다.

청각 자극에 대한 탈민감화(desensitization)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지시켜야 합니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치료법은 이명 재훈련 치료로 환자가 가지고 있는 장애의 수준, 기간, 난청 등 전반적인 상태에 대한 점검을 한 후 소음에 의한 증상 및 악화 정도에 따라 분류를 하고 상담을 진행하는 것입니다.

귀에 소음발생기를 착용하도록 하여 점차 그 강도를 높이면서 적응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치료를 시작하면 완치까지 약 2년 정도의 기간이 소요될 수 있으며, 80% 이상이 완치하는 등 효과가 좋은 편입니다. 과민한 청각으로 고통이 크다면 전문의와 상담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서대문봄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이호선 원장

[참고문헌] 남의철. (2011). 청각과민증 (Hyperacusis) 의 기전, 진단 및 치료. 임상이비인후과22(1), 3-18.

이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서대문봄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학사, 석사
한양대병원 외래교수, 한양대구리병원 임상강사
(전)성안드레아병원 진료과장, 구리시 치매안심센터 자문의, 저서 <가족의 심리학>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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