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늘은 ADHD에 대한 호기심을 좀 풀어드리는 시간을 가져 보도록 할 텐데요, "자주 다치고 한 번씩 불편함을 느껴도 사는 데 지장이 없으면 안 고쳐도 괜찮은 병인 거죠?"라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맞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요. 

그리고 ADHD라고 하는 게 다들 오해를 많이 하시는데 이건 꼭 진단받고 치료해야 되는 병이라고 생각하시거든요. 그런데 그런 거라기보다는 저는 좀 본인이 평생 짊어지고 가야 되는 캐릭터라고 생각을 합니다. 게임을 해 보시면 아시겠지만 어떤 게임을 보면 캐릭터의 능력치가 있잖아요. 공격력, 방어력, 점프력 등등 등이 있는데, 나는 다른 거는 괜찮은데 '집중력만 떨어져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면 되는 거예요. 

그런데 이 상태에서 계속 살아가도 지장 없으면 괜찮습니다. 나는 원래 산만한 사람이고 특이하고 독특한 캐릭터라고 생각하면서 평생 사는 사람은 굉장히 많아요. 제가 볼 땐 연예계도 굉장히 많은 것 같아요. 아마 떠오르는 그런 연예인들이 있으실 거라고 생각이 되는데요. 그래서 이제 그런 독특한 특성을 가진 것이 본인의 개성이고 이런 것들이 삶에서 잘 녹아 나면서 적응해서 사는 거라면 문제가 없습니다. 병이냐, 병이냐 아니냐의 기준을 생각해 보면 제일 중요한 기준은 바로 기능이거든요. 

내가 이 병으로 인해서 생활에 지장이 많다. 산만한 충동성 때문에 해야 될 거 못하고 있고 지장이 너무 많다고 하면 병이라고 생각하고 치료를 받으시면 돼요. 근데 이런 것들이 있긴 한데, 내가 이렇게 사는 데 별 지장 없고요. 가끔씩 불편하긴 하지만, 그게 나의 매력이라고 생각하고 살아가신다면 치료 안 받으셔도 됩니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진단 기준 중에서 에스알에 쓰라는 진단하는 어떤 그런 질문지에서 다섯 번째 항목이 바로 그거거든요. 손과 발을 대고 나 혼자 꼼지락꼼지락 한다, 이런 항목이 있는데요. 거기에 공감하는 댓글들이 굉장히 많은 것 같습니다. 실제로 네, 저도 지금 좀 합니다만 많은 분들이 뭔가에 집중을 하다가 보니까 나도 모르게 손발 좀 꼼지락꼼지락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거든요. 그런 것들을 보실 때 저희가 주위 산만한 어떤 척도라고 생각할 수가 있습니다.

 

사진_ freepik
사진_ freepik

 

가족에 대한 이야기도 많네요. 어떤 분들이 이런 질문을 주셨습니다.

"우리 가족들도 다 ADHD가 있는 것 같은데 이미 어릴 때 외가 쪽에선 판정받은 사촌들이 몇 명이 있고 우리 가족들은 그렇게 진단 받은 적은 없는데 영상 보니까 가족들도 그런 것 같아요."

저도 이제 ADHD 진단을 할 때 꼭 물어보는 측면 중의 하나가 가족 분들 중에서 혹시 진단을 받으신 분이 있는지 꼭 물어보고요.

진단 받은 분이 없다고 하면 혹시 진단 받은 적은 없지만 굉장히 좀 충동적인 사람은 있는지를 여쭤 봅니다. 그럼 이제 많은 분들이 이렇게 대답하십니다. "아버지가 좀 욱합니다."라든지 "술을 많이 마시고요. 좀 자기 제어가 잘 안 되는 분이셨어요."라고 대답을 하시거든요. 그러면 조금 더 이런 유전력의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생각보다 ADHD를 가지신 분들이 단독으로 나만 이렇게 산만한 사람은 잘 없는 것 같아요. 

ADHD를 진단받으신 분의 가족을 한 번 살펴보면 되게 좀 산만하거나 충동적이거나 말도 많고 좀 부산하고 왁자지껄하고. 이런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녹아 있는 것 같거든요. 좋은 쪽으로 풀리면 좀 화기애애한 거고, 나쁜 쪽으로 풀리면 좀 학대라든지 그런 어떤 측면들이 있는 가족들이 꽤 있습니다. 그래서 가족의 특성들을 잘 살펴보는 것도 내가 ADHD인지 아닌지를 살펴보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ADHD가 나중에 성인이 되어서 소시오패스나 나르시시스트 또는 사이코패스와 겹치거나 변할 수 있는지가 궁금합니다."

실제로 이런 말이 있어요. ADHD가 치료되지 않는 경우에 나중에 어떤 성격장애, 이를테면 ‘반사회적 성격장애'라고 하죠. 성격장애는 그러하고 우리가 흔히 얘기하기로는 소시오패스나 사이코패스가 있는 성향을 말합니다. 그런 성향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얘기합니다. 특히나 ADHD인데 적절하게 치료받지 못하고 가정에서 제어가 잘 안 되고, 그래서 충동적 행동으로 발하게 되는 그런 행동장애 같은 것들이 있을 경우에는 그것이 함께 합쳐져서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소시오패스나 혹은 사이코패스의 같은 성향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조기에 진짜로 좀 심한 경우라면 너무 충동적인 행동이 심하고 비행 청소년처럼 불량스러운 일을 일삼고 학교에서 사고를 많이 치고 하는 경우라면 꼭 가능성을 한 번 가늠해 보고 필요하다면 치료를 받으시는 것이 나중에 성인기를 생각했을 때는 필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강남푸른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신재현 원장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강남푸른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계명대학교 의과대학 학사, 석사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저서 <나를 살피는 기술>, <어른의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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