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다시 찾아 왔습니다. 강남푸른정신과의 정신과 전문의 신재현입니다. 오늘은 ADHD에 대한 호기심을 좀 풀어드리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떤 분이 댓글을 또 남기셨는데요. 되게 애매하다. 나는 어떤 건 ADHD 같고... 어떤 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오묘하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ADHD 증상이 크게 세 가지거든요. 첫 번째는 주의력 집중이 떨어진다  주의력 집중력이 상당히 산만하다라는 거고요. 두 번째는 과잉행동이고요. 세 번째는 충동성입니다. 여기서 충동성이라고 하는 것은 내가 욱해서 해서 화가 난다가 충동성이 아니고요. ADHD에서 더 많이 나타나는 충동성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반드시 꼭 해야 되고 하기 싫은 건 죽어도 안 하고 이제 이런 것들이 ADHD에서 흔하게 나타내는 충동성이라고 하거든요.

 

그런데 이 세 가지 증상이 다 있는 사람도 있는데요. 근데 세 가지 증상이 다 있지 않고 일부만 있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대개 성인 ADHD같은 경우는 ADHD의 특성을 한번 생각해 보면 어릴 때 현저하게 증상이 나타났다가 성인기가 되면서 조금씩 증상이 좋아지게 되거든요. 그래서 절반 정도는 증상이 거의 없어진다고 얘기합니다.

 

남은 절반의 사람들이 어느 정도의 증상을 가지고 성인기까지 넘어오게 되어서 진단 받으면 성인 ADHD라고 얘기를 하거든요. 그런데 성인 ADHD가 대개 이제 병원을 찾아 오시는 경우가 어떤 위기상황에 봉착했을 때 찾아와요. 이를테면 시험을 준비해야 되는데 집중이 잘 안된다든지 아니면 회사를 이직을 했는데 맨날 혼나고 집중이 안돼서 너무너무 힘들다는 상황을 경험하고 나서 병원에 찾아오시거든요. 그런 분들은 대개 바꿔서 말하면 이전에는 진단을 받을 만한 상태가 아니라는 얘기죠. 상당히 애매모호한 경계에 있는 경우를 상당히 많이 봅니다.

 

 

사진_freepik
사진_freepik

 

 

 

어릴 때부터 ADHD를 진단 받을만한 분들은 굉장히 증상이 심하죠. 누가 봐도 너 ADHD니까 빨리 병원 가서 치료 받아 봐라!라고 얘기를 듣고 아마 병원이 이미 가서 진료받고 약을 먹고 있을 가능성이 높죠. 그런데 성인기까지 애매모호한 상태로 계속 지내면서 이게 원래 나의 캐릭터구나라고 생각하고 살아 오다가 위기 상황에 봉착하게 되니까 한 번 내가 되짚어 보니까 ADHD인 것 같다라고 생각을 하게 돼서 병원을 찾아오게 되거든요. 그런 분들이 상당히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이 분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애매한 증상이 있다는 것이 바로 성인 ADHD의 특성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조용한 ADHD라는 것에 대해서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가지는 것 같은데요. 사실 조용한 ADHD가 굉장히 많은 것 같아요. 누가 봐도 산만하다, 이런 분들 아까 말씀드렸듯이 병원에 가서 이미 진단을 받으셨던 분들이 많으실 것 같고요. 근데 꽤 많은 수는 진단되지 않고 그냥 쭉 성인까지 올라오는 경우는 누가 봐도 얘는 산만하고 충동적인 행동이 보여라는 분들이 아닌 그냥 조용하고 가만히 있는데 머릿속은 굉장히 복잡한 이런 조용한 ADHD일 가능성이 굉장히 많은 것 같습니다.

 

특히나 남성과 여성의 비율을 보면 조용한 ADHD의 경우는 여성분들이 굉장히 많은 편이고요. 그래서 좀 더 늦게 진단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또 이제 댓글을 한 번 읽어보겠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일에 대해서는 몰입력이 엄청난데 다른 것에는 무서울 정도로 관심이 없고 몰입 했을 때 내가 다치게 보이고 실제로 다쳐도 그 일을 계속 진행하는 편입니다. 자주 다치고 한 번씩 불편함을 느껴도 사는 데 지장이 없으면 안 고쳐도 괜찮은 병인 거죠?라고 물으셨습니다. 이게 ADHD의 충동성이라고 볼 수 있는 측면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니까 내가 원하는 거는 엄청 열심히 해요. 또 심지어 굉장히 잘해요. 근데 내가 싫은 건 죽어도 안해요. 어릴 때는 이게 어디서 나타났냐면 과목의 편차에서 나타납니다. 어떤 시험은 내가 너무 좋아해서 100점이 계속 나와요. 그런데 어떤 시험은 내가 너무 싫어서. 이를테면 외우기 싫은 역사라든지 이런 과목들은 너무 공부하기 싫어서 0점 나오거나 거의 10점, 20점 이렇게 나오는 경우가 굉장히 많거든요. 그래서 이런 걸 보면 굉장히 좀 충동적인 면이 발휘되는 측면이라고 볼 수가 있겠죠.

 

성인이 돼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원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은 굉장히 꽂혀서 밤을 새서라도 잘 하는데하기 싫은 일들, 지루한 일들은 죽어도 안 하려고 하고 도망 다니고 미루고 미루다가 겨우 데드라인이 돼서야 끝내는 이런 경험을 보게 됩니다. 근데 우리가 성인이 돼서 다들 경험하시겠지만 원하는 과목만 하면서 살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결국에는 이런 부분들이 어려움이 생겨서 병원에 많이 찾아오시게 되는 것 같아요.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강남푸른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계명대학교 의과대학 학사, 석사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저서 <나를 살피는 기술>, <어른의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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