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장승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진_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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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 신호들이 활발하게 신호를 주고 받으며 통찰을 제공하는 순간이 섬광과도 같다고 하여 ‘유레카 모멘트(Eureka Moment)’라고도 이야기합니다. 

‘창의성’은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뇌과학 분야에서 합의된 정의에 따르면, 창의성은 ‘뇌 속 신경망이 기존의 연결과는 다른 유형으로 재구성됨으로써 문제해결이나 창조를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 생성을 이루는 성향 또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창의성을 발휘하는 순간에는 뇌의 여러 영역이 동시에 활성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 뇌는 생존에 유리한 방향으로 발달해 나간다고 하는데, 뇌과학자들은 인간의 뇌가 창의성을 발휘하기에는 최적화되어 있지 않다고 이야기합니다. 창의성은 평소 연결되지 않았던 신경망들이 연결될 때 발휘되기 때문입니다. 뇌의 특정 부위가 창의성과 연결된 것이 아니라, 생존과 상관없이 연결을 시도할 때 창의성이 발휘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미국 드렉셀 대학교 심리학과 존 쿠니오스 교수와 그의 동료들의 연구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연구진들은 재즈 음악가들을 대상으로 뇌파검사(EEG)를 실시했습니다. 재즈 음악가들의 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아내기 위해서였지요. 

연구진들은 숙련된 음악가들에게 창조적인 생각을 만들어 내기 위해 사용되는 메커니즘들이 자동적이고 무의식적이며, 뇌의 왼쪽 뒤쪽 부분이 활성화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한편, 아마추어 피아니스트들의 경우 창조적인 멜로디를 만들어낼 때, 오른쪽 전두엽 영역의 활성화가 일어났습니다. 

존 쿠니오스 교수와 미국 노스웨스턴대 심리학과 마크 비먼 교수는 '웃음과 창의성·집중력의 상관관계'에 대해 공동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 연구는 고난도 퍼즐을 얼마나 맞추는 과정에서 웃음이 영향을 주는지에 관한 것이었지요. 

연구 결과, 짧게 라도 웃음 시간을 가졌던 실험 참가자는 퍼즐을 20% 이상 더 잘 푸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웃음 시간을 가진 실험 참가자들의 경우, 퍼즐을 푸는 과정에서 창의력을 관장하는 뇌의 '상측두회'가 더 많이 자극됐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사진_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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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보다 창의적인 상태가 될 수 있도록 훈련하기 위한 방법이 있습니다. 미국의 정치학자이자 사회심리학자인 월러스 교수(Graham Wallas)가 제안한 창조적 과정의 4단계를 참고해 보세요.

- 첫 번째 단계, 준비하기(Preparation): 창의성을 새로운 방식으로 사용할 준비를 하기 위해 과거의 경험과 이전에 했던 창의적인 작업을 성찰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습니다. 많은 분들이 창의력을 타고난 영감 같은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창의력은 일과 일상에서 훈련을 통해 배우는 기술의 측면도 가지고 있습니다. 원하는 분야에 완전히 몰입하고 관련한 기술을 배우고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는 것이 창의력에 도움이 됩니다. 관련한 내용을 검색하거나 관련한 이야기를 들어 보는 것도 좋습니다. 

- 두 번째 단계, 인큐베이팅 하기(Incubation): 아르키메데스 단계 혹은 뉴턴 단계라고도 하는데요, 창조적인 작업에 집중을 하고, 작업한 후에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잠시 멈추어 보는 시간입니다. 많은 아이디어는 문제에서 벗어나 시간이 지나면서 발생한다고 하는데요, 마음이 가는 그대로 우리의 생각이 자유롭게 연결될 수 있도록 합니다. 

마인드 맵을 활용하거나 브레인스토밍을 하는 것과 같이 큰 제한을 두지 않은 채 떠오르는 것들을 적고 편집하는 것은 뇌 신경망의 연결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떠오르는 것이 엉뚱하더라도 제약을 두지 말고 그대로 적어 보고 연결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욕조 안과 같이 같은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 세 번째 단계, 아이디어 조명하기(Illumination): 자신의 생각을 한 차원 높은 위치에서 조망하는 것을 메타인지라고 하는데요, 떠오른 생각을 다시 살펴보고 비판적으로 해보는 작업도 창의적인 생각을 고도화시키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집중하고자 하는 주제로 돌아와 보면 문제나 창의적인 해결 방식이 "클릭"에 의해 움직이듯이 한번에 합쳐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 네 번째 단계, 아이디어 검증하기(Verification): 마지막으로 아이디어가 새롭거나 '좋은' 아이디어인지 확인합니다. 작가가 자신이 쓴 페이지를 보고 종이를 구겨 새로운 방향으로 출발하는 단계일 수도 있습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계속 연구하거나 개발 혹은 구현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세요. 기존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다양한 변형을 시도할 수도 있겠지요. 

 

애플의 창업가인 스티브잡스는 “창의성은 단지 사물을 연결하는 것입니다(Creativity is just connecting things).”라고 이야기하며, ‘커넥팅 더 닷츠(Connecting the dots : 점들을 연결하기)’의 중요성을 이야기했지요. 

여러분들은 이미 많은 점들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내재된 창의력을 발휘하여 여러분이 가진 재능과 자원들을 귀하게 연결해 나가시길 응원합니다. 

 

합정꿈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장승용 원장

장승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합정꿈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인하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인하대병원 인턴 및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회원
한국정신분석학회 정신분석적 정신치료 Master class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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