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삼성 마음 숲 정신과, 김재옥 전문의] 

커피, 녹차는 오랜 시간 인류와 함께 해 왔습니다. 지루함을 견디게 해 주는 식품으로써, 맛과 향으로 기쁨을 주는 역할로써, 맑은 집중력을 보완해 주는 보조제로써 늘 함께 있어왔죠. 하지만 현대인에게는 카페인은 다른 의미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강화제 역할이죠. 남들보다 더 오랜 시간, 더 열정적으로 몰두할 수 있게 만들어 줍니다. 경쟁이 심한 곳일수록 카페인의 역할도 더 중요하죠.

스포츠 분야는 경쟁이 가장 극심한 분야 중 하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카페인 제품을 소모하게 되죠. 누구에게나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니, 효율이 중요하고, 최고의 효율을 위해서 합법적인 모든 방법을 시도해 보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카페인 제품, 인삼, 니코틴 제제 등을 경험해 보지 못한 선수는 없습니다.

모든 카페인 제품은 심장을 더 빨리 뛰게 만듭니다. 팔다리 같은 말초 근육을 포함해서 폐나 뇌로도 에너지와 산소가 포함된 혈액이 빨리 공급이 됩니다. 더 빠른 반사작용이나 더 큰 힘을 쓰는 것, 집중을 더 잘할 수 있게 되는 등의 결과가 나오게 되죠. 하지만 모든 것은 장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단점도 있습니다.

카페인 제품의 첫 번째 단점은 과각성입니다. 한 번에 많은 양의 카페인을 섭취할 경우 심장 박동이 점점 더 빨라지면서 비효율적으로 혈액을 뿜어냅니다. 먼저 심장 속에 혈액이 공급되어 차오른 뒤, 심장이 그 혈액을 온몸으로 보내기 위해 짜내는데, 심장 박동이 빨라질수록 심장으로 공급되는 혈액의 양이 줄어듭니다. 결국 심장 박동 한 번에 공급되는 혈액의 양이 줄어들어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것을 상쇄시키죠. 이렇게 비효율적으로 빠르기만 한 심장 박동은 숨 가쁜 느낌, 어지러움을 유발하고 불안함과 답답함을 느끼게 하죠. 이런 변화는 경기력에 당연히 악영향을 줍니다.

두 번째 단점은 각성의 지속입니다. 각성은 훈련과 경기에 도움이 되지만, 휴식에는 불필요합니다. 하지만 몸에 남아있는 카페인은 각성을 지속시켜 깊은 휴식을 방해하죠. 물론 근육에 쌓여있는 젖산을 제거하고 신선한 혈액을 지속적으로 공급해 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잠을 들지 못하게 하고 동시에 얕은 잠을 자게 해 작은 자극에도 일어나 버리게 만듭니다. 근육을 키우고 회복하는 것만큼이나 정확한 동작을 기억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흔히 ‘몸이 기억하게 만드는 것’이 동작을 무의식 중에 나오게 하는 것이며, 이는 뇌에서 일어나는 작용입니다. 수면의 질이 떨어짐으로써 뇌에서 일어나는 작용이 방해되고, 결국 이는 성장의 균형을 잃게 만듭니다.

세 번째는 탈수 효과입니다. 카페인은 이뇨작용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카페인 양이 늘어난다면 의식적으로 더 많은 양의 수분을 섭취해야 합니다. 이런 탈수 효과는 단기적으로는 큰 의미가 없지만, 전체적인 체력 수준과 회복 속도를 감소시키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경기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탈수 문제는 각성의 지속을 해결하기 위해 술을 마시며 악화되곤 합니다. 술을 분해하기 위해 물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술이 각성을 완화시켜 잠이 들 수는 있지만, 심한 두통을 겪게 되죠.

카페인이 주는 장점만을 가지고 싶다면, 반드시 그 양을 조절해야 합니다. 하루에 마시는 커피, 녹차, 에너지 음료 등의 양과, 그 날 휴식 시간에 겪는 두근거림, 불면, 두통 등을 함께 기록하면 단점을 일으키지 않는 용량을 찾을 수 있습니다. 물론 카페인과 비슷한 효과가 있는 인삼이나 담배 등 다른 제품을 소비하고 있다면 그 역시 함께 기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어떤 물질이든 장점과 단점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최고의 효율을 위해서는 물질의 양을 무작정 늘리는 것이 아니라, 최적의 용량과 섭취 시점을 정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러니 이제 어떤 식품을, 무엇을 위해 섭취하고 있는지, 그 부작용은 무엇인지 한 번 정리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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