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신건강의학과 질병에 대한 편견이 많이 줄어들고 있고, 그 중에 특히 공황장애란 질병에 있어 많은 일반인들의 시선이 바뀐 듯하다. 대중매체에 나오는 연예인들의 공황장애 커밍 아웃이 한 몫을 한 것 같다. 그들이 공황장애를 겪게 된 나름의 이유를 설명하기도 하고, 극복 방법을 설명하기도 하고, 증상이 어떠한지를 설명하는 모습들이 있었다. 이후 유사증상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외래를 방문하는 이들이 늘었다. 심지어 ‘저 공황장애 같아요.’라고 스스로 자가진단을 내리고 오는 환자도 적지 않은 모습이다. 물론 그들 중에 공황장애 진단에 맞는 환자도 있고, 맞지 않는 환자도 있다. 그렇다면 공황장애가 무엇인지 살펴보자.

먼저 공황장애를 얘기하는 데 앞서, 공황에 대한 정의를 내려야 할 것이다. 앞서 공황장애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이 순화되기는 하였으나, ‘공황’이라는 단어만 떠올린다면 심각한 질환을 암시하는 것만 같다. 하지만 공황장애는 생명에 위협을 주는 질환도 아니고, 치료가 불가능한 질환도 아니다. 굿바이 공황장애의 저자 최주연 선생님은 환자가 진료실에 들어서면 ‘축하합니다. 당신은 공황장애입니다.’라고 얘기해준다고 할 정도이다. 공황장애에서 언급하는 공황은, 갑자기 극심한 두려움과 불편한 증상이 생겼다가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그 증상이 소멸되는 것을 말한다. 공황증상이 얼마나 지속되느냐고 물어봤을 때, 공황증상이 10분이면 사라진다 하는 환자부터 하루 혹은 며칠이 지속된다고 하는 환자까지 대답은 다양하다. 하지만 공황의 정의에서 말했듯이, 공황은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소멸된다. 보통 30분을 넘기지 않는다. 사실 몇 시간이 지속된다고 하는 환자는 공황 뿐 아니라 불안을 포함했을 터이고, 며칠이 지속된다고 하는 환자는 공황, 불안 뿐 아니라 걱정까지 포함했을 것이다.

정신과 의사들은 공황 증상을 1) 심장박동 증가, 2) 땀흘림, 3) 떨림 또는 전율, 4) 숨가쁜 느낌, 5) 질식감, 6) 흉부 통증 및 불쾌감, 7) 비현실감, 이인증, 8) 오한, 화끈거림, 9) 토할 것 같거나 속이 울렁거림, 10) 현기증, 머리 띵함, 불안정감, 11) 감각이상(마비감, 짜릿짜릿한 느낌), 12) 자제력 상실 또는 미칠 것 같은 두려움, 13) 죽음에 대한 두려움, 이 13가지중에 4가지 이상을 만족해야 공황 증상이라고 한다. 그래서 공황 증상이 왔다고 생각되면, 먼저 4가지 이상의 증상이 존재하는지 스스로 평가하고, 4가지 이상의 증상이 몇 분 지속되는지 시계를 보고 확인해 보도록 방법을 알려준다. 이는 분명 공황 증상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 환자에게 매우 유용한 방법이다.

또한 공황 장애라 함은, 먼저 위와 같은 공황 증상이 반복해서 일어나야 한다. 한 차례 공황 증상이 왔다고 해서 공황 장애라 진단하지는 않는다. 이외에도 예기불안(추가 공황에 대한 지속적인 걱정)이나 공황 관련된 여러 가능성에 대한 근심, 걱정, 혹은 공황과 관련된 뚜렷한 행동 변화 이 세 가지 중 하나가 있을 때 진단할 수 있다.

 

무언가 불편한 증상이 있을 때 궁금해 하고 원인을 찾으려 하는 행동은 건강한 행동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정확히 알고 평가를 해야 건강한 행동이라 할 수 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어떤 이에게 공황 증상은 한 번 나타나면 며칠이 지속될 수 있는 무섭고 끔찍한 병이겠지만, 실제 공황 증상은 길어야 30분짜리 증상이다. 며칠을 견디려하면 도저히 불가능하겠지만 30분이라면 그보다는 해 볼만 할 것이다.

 

참고문헌

- 최주연, 굿바이 공황장애, 시그마프레스, 2008

 

 

조장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민트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학사, 석사, 전공의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회원
저서 <나를 지키는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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