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화면 캡처

개그맨 정형돈이 불안장애로 모든 프로그램에서 잠정 하차 했다는 소식이 연일 화제다. 이에 ‘MC계의 4대 천왕이라고 불리며 잘 나가는 프로그램에서 시청자들에게 많은 웃음을 주고 있는, 현재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정형돈이 도대체 뭐가 불안하단 말인가?’라며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실제로 많은 스타들이 불안장애, 우울증 등 마음의 질환을 앓고 있다. 무엇 때문일까?

불안이란 불쾌하고 막연한 부정적인 느낌을 말한다. 친숙하지 않은 환경에 적응하고자 할 때 나타나는 가장 기본적인 반응양상으로 위험이나 어려움, 괴로움이 예견될 때, 예기치 않은 상황에 직면했을 때 불안을 경험하게 된다.

대부분의 스타들은 만들어진다. 무수히 많은 연예인 지망생들이 스타가 되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지만 누가 스타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대중들에게 선택되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자고 일어났더니 유명해져있었다는 말이 어울린다. 그들은 어렴풋이 알고 있다. 자신과 연예인 지망생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자신이 이렇게 될 수 있었다는 것은 우연이었다는 것을. 스타가 되고 난 후의 거품은 언제 사라져 버릴지 모른다. 그들은 항상 예기치 않은 나락 위에 살고 있는 것이다.

SBS 화면 캡처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인지하지 못한다. 태어나면서부터 ‘나는 어떤 사람이다’라는 생각을 혼자서 스스로 할 수 없다는 말이다. 다른 사람이 나를 바라보는 방식이 나 자신이 스스로를 바라보는 방식이 된다. 그래서 스타와 연예인 지망생은 다르다. 많은 스타가 자신이 어떻게 스타가 되었는지를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생긴 자아상의 괴리 역시 마음 속 심층에서 불안을 조성한다. 불안은 막연한 느낌이기에 실체를 명확히 알지 못하는 불안은 더 커지기 마련이다. 그러면서 그들은 항상 질문한다. 왜 이렇게 불안할까?

실제 정형돈은 과거 방송된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서 "미래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불안해요. 운 좋게 잘 되다 보니까 내 밑천이 드러날까봐. 내 능력 밖의 복을 가지려고 하다가 잘못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었다.

SBS 화면 캡처

하지만 불안과 불안장애는 다르다. 불안한 감정이 나타날 만한 상황에 나타나는 불안은 정상적인 것으로, 이를 통해 좀 더 각성하거나 예민해져서 직면한 문제를 효율적으로 잘 해결해나간다. 이런 정상적 불안은 바르게 성장하고 변화하며, 정체성을 획득하고, 인생의 의미를 깨닫는 데 도움을 준다. 자아는 이런 불안을 제대로 통제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방어기제를 사용한다. 하지만 자아가 불안을 제대로 다루지 못해서 불안한 감정이 나타날 만한 상황이 아닌데도 나타나거나, 불안을 느끼는 정도가 너무 심하여 문제 해결에 오히려 장애를 주는 경우 이를 불안 장애라고 말한다. 쉽게 말해, 불안 자체가 병이 아니다. 불안에 대처하는 잘못된 방식이 병을 만드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긍정적으로 바라보라고 한다. 잘될거야! 라고. 하지만 긍정적인 마음 이면에는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인정해버린 부정적인 심리적 현실이 있다. 마음은 괴팍하기 짝이 없어서 잘될거야! 잘될거야! 라는 되새김 속에서 잘 안되겠구나라는 확신을 키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될까? 수용이다. 현실을 제대로 보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나는 운 좋게 유명인이 되었지만 이는 내가 잘 나서 그런 것보다 많은 이들이 사랑을 줘서 그런 거다. 사람 마음은 변덕스러우니까 이런 사랑은 언제든지 없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누린 것만으로도 나는 행운이다.’ 라고.

 

*계속 불안과 불안장애에 대해서 연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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