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여러분들은 함께 일하는 장소에서 기분 나쁜 장면을 목격했을 때 그 감정을 얼마나 오랫동안 기억하시나요? 기분 나쁜 장면이 사건 자체는 중립적인 성격을 띄는 경우가 많은데요, 생각과 해석에 따라 감정이 달라지며 유지되는 기간도 길어진다고 합니다. 오늘은 이러한 감정을 유발하는 ‘부정성 편향(negativity bias)’에 대해 나눠 보고자 합니다.
부정성 편향(negativity bias)은 인간의 뇌에서 변연계가 특정 상황을 위험인자로 느꼈을 때,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해석함으로써 자신의 안전을 지키도록 진화해 온 결과로 알려져 있습니다. 원시시대 자연의 환경에서 위험에 많이 노출되었을 때, 생존 본능에 의해 발현되기 시작한 인지적 기제이지요.
오늘날에는 위험한 동물의 공격으로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사라졌지만, 인간은 새로운 시대에도 특정한 잠재적 위험을 느낄 때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해석하는 경향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누군가의 칭찬보다는 화, 분노, 비난, 불안, 두려움과 같은 부정적인 반응을 더 오래 기억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왜곡된 정서를 불러 일으키는 원시 뇌에서 정서를 담당하는 편도체(amygdala)는 발생하지도 않은 위협에도 반응을 일으킵니다. 우리의 정서는 쉽게 왜곡되어 불필요한 목표물을 향해 공격을 하게 되기도 합니다. 좋은 소식 보다는 비난, 루머, 가십 등의 뉴스에 대한 반응이 훨씬 더 폭발적으로 일어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입니다.
호주 퀸즐랜드대학의 사회심리학자이자 책 <부정성 편향: 어떻게 이용하고 극복할 것인가>의 저자 로이 바우마이스터는 오늘날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정성 편향으로 인해 위험에 대해 과도하게 주의를 기울이며, 부정적인 정보를 훨씬 더 과장해서 해석하고 있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인간이 하루에 95% 이상 부정적 사고를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을 정도이지요.
임상심리학자 로버트 슈워츠(Robert Schwartz)의 연구에 따르면 긍정적 정서를 부정적 정서보다 4배 정도 많이 느끼는 내담자가 가장 적응적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심리학자 존 가트먼(John Gottman)의 연구에 따르면, 행복한 커플은 좋은 상호작용을 나쁜 상호작용보다 5배 정도 많이 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보다 적응적이고 행복한 삶을 위해 부정성 편향(negativity bias)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첫째, 전전두엽 피질을 안정화시켜 불안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전전두엽 피질은 논리적 사고와 자기절제를 담당하고 있으며, 변연계는 상황이 위험하다는 판단에 따라 투쟁 또는 도피 반응을 일으킵니다. 따라서, 상대의 입장을 배려하고 공감하여 전전두엽 피질이 정보를 제대로 처리할 수 있는 여유를 준다면, 우리의 뇌는 그 상황을 위험하지 않다고 해석할 수 있게 되지요.
둘째, 정신적 스트레스와 과부하를 감소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많은 분들이 높은 노동 강도로 일하고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않는 생활 패턴 속에서 높은 스트레스와 과부하를 떠안고 살아갑니다. 휴식이 적절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우울과 불안을 조금 더 크게 느낄 수 있습니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병리적인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나 수면 부족에 의해 일어나는 일반적이고 정상적인 반응일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도 중요하겠지요.
셋째, 부정적인 정보를 취사 선택하여 수용하도록 합니다.
우리가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을 먹을 때 건강이 나빠지는 것처럼, 정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정보를 취사 선택하도록 합니다. 오늘 날에는 뉴스,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더욱 쉽게 많은 양의 부정적인 소식을 접할 수 있으므로, 우리가 정보를 취사 선택하여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은 우리의 정신 건강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불필요하게 위기감을 조장하는 정보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 필요하겠지요.
부정성 편향은 자신과 타인, 세상을 바라보는 회색 안경과도 같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상황에서 회색 안경을 끼게 되시나요? 찬찬히 부정성 편향에 갇혀 있는 상황들을 떠올려보세요. 여러분들은 본능적인 반응을 긴밀히 조율하며 새로운 가능성과 의미부여를 해 나갈 수 있는 존재라는 점을 떠올려 보세요. 창조적 동기와 희망을 활용할 수 있는 특별한 존재로 나아갈 수 있길 응원하겠습니다.
서울역마음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정희주 원장
한양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전)성동구 정신건강복지센터 상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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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마음을 들여다보고 살피려는 노력을 하기, 그리고 작은 목표를 달성했을 때
‘의식적으로’ 목표에 대해 보상하기. 중요한 내용을 많이 배워갑니다!"
"근육을 키운다는 느낌으로 조금씩 실천해봐야겠어요.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