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ㅣ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난독증이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아마 온라인상이나 학습과 관련해서 접해보시 적이 있으실 텐데요. 난독증은 적지 않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신경발달적 특성입니다. 난독증은 지능이나 학습 의지가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뇌가 언어를 처리하는 방식의 차이 때문에 나타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읽기와 쓰기에 필요한 인지 과정, 특히 글자와 소리를 연결하는 부분에서 어려움이 생기는 것이지요.
난독증은 정확하게는 ‘특정 학습장애’ 중 ‘읽기 장애’에 해당합니다. 이는 뇌의 언어 처리 영역에서 글자를 소리와 연결하고 의미를 파악하는 과정에 차이가 있어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글을 읽을 때는 글자를 보고 그것을 소리로 변환한 다음 의미를 파악하는데, 난독증이 있는 분들은 이 과정이 매끄럽지 않습니다.
난독증이 있는 분들은 글자를 읽는 속도가 또래에 비해 느리거나, 비슷한 글자를 혼동하기도 합니다. 문장을 읽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읽은 내용을 이해하는 데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쉽게 지치기도 합니다.
글을 쓸 때는 맞춤법 실수가 잦거나, 발음대로 적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어려움은 국어 과목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른 교과목 학습에도 영향을 주게 됩니다. 시험을 볼 때 문제를 읽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면 실제 지식과는 무관하게 성적이 낮게 나오는 경우도 흔하지요.
이러한 반복된 경험은 자신감과 자존감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나는 머리가 나쁘다”라는 잘못된 자기 인식을 갖게 되기 쉽고, 그로 인해 학업 의욕이나 대인관계에도 어려움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난독증은 지능 저하나 시각적 문제와는 다릅니다. 실제로 난독증이 있는 많은 분이 평균 또는 그 이상의 지능을 가지고 있고, 창의성이나 공간 지각 능력 같은 다른 영역에서는 오히려 뛰어난 능력을 보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난독증은 지능과 무관하다는 점, 그리고 적절한 도움을 받으면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는 점을 주변에서도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난독증 치료와 지원을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을 병행할 수 있습니다. 가장 핵심은 전문적인 읽기·쓰기 훈련입니다. 글자와 소리를 연결하는 능력, 시각적으로 단어를 인식하는 능력을 단계적으로 훈련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때 반복 학습이 필수적이고, 개개인의 수준과 속도에 맞춘 맞춤형 접근이 효과적입니다. 최근에는 디지털 학습 도구나 전자기기를 활용한 보조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난독증이 있는 아동이나 청소년을 위해서는 학습 환경 배려가 필요합니다. 시험 시간 연장, 구술 평가 활용, 음성 교재 제공 등 제도적 지원이 갖춰지면 잠재력이 더 잘 발휘될 수 있습니다. 부모와 교사의 이해 역시 큰 힘이 됩니다. 단순히 “더 열심히 해야 한다”라는 압박보다는, 차이를 인정하고 격려하며 작은 성취를 함께 쌓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성인이 되어서 난독증을 발견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그저 공부를 못하는 아이로 여겨졌다가, 성인이 되어서야 정확한 원인을 알게 되는 것이죠. 이런 분들은 오랜 기간 자존감 저하와 학습에 대한 트라우마를 경험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성인 난독증의 경우 직장 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보고서나 이메일 작성, 회의 자료 준비 등에서 남들보다 오래 걸리고 실수를 많이 하기도 하지요. 그러나 적절한 보조 도구와 전략을 사용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습니다. 음성인식 프로그램, 맞춤법 검사 도구, 텍스트 음성 변환 프로그램 등을 활용하면 업무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성인 난독증 환자들에게는 자기 수용과 긍정적 정체성 형성이 중요합니다. 난독증이 있다고 해서 능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이 다를 뿐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난독증의 특성이 지속될 수 있지만, 난독증이 있는 분 중 직업생활과 일상생활을 충분히 영위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오히려 언어적 영역에서의 어려움을 보완하기 위해 창의력, 공간지각력, 직관적 문제해결 능력이 뛰어난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난독증을 ‘결함’이 아니라, ‘다른 방식의 인지적 특성’으로 이해하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난독증은 더 이상 숨기거나 부끄러워해야 할 문제가 아닙니다. 조기 발견과 체계적인 지원을 통해 학습의 어려움을 줄이고, 건강한 자존감을 지켜나갈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난독증을 이해하고 돕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지금보다 난독증이 있는 분들이 잠재력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입니다.
서울역마음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ㅣ 정희주 원장
한양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전)성동구 정신건강복지센터 상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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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마음을 들여다보고 살피려는 노력을 하기, 그리고 작은 목표를 달성했을 때
‘의식적으로’ 목표에 대해 보상하기. 중요한 내용을 많이 배워갑니다!"
"근육을 키운다는 느낌으로 조금씩 실천해봐야겠어요.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