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최강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진_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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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삶에서 예측 가능한 방향과 다르게 결정을 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합리적인 분석과 논리에 맞지 않는 사고를 하기도 합니다. 이런 문제는 특히 문제들이 여러 요소들로 뒤섞여 있을 때 일어난다고 합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휴리스틱 기법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정보과학 분야에서는 문제의 해결방법을 비전형적인 형태로 찾아가는 전략을 휴리스틱 기법이라고 합니다. 휴버트 드레이퍼스(Hubert Dreyfus)는 계산 가능한 수학적 공식과 반대되는 개념인 경험을 통해 비형식적인 추론의 방법을 휴리스틱 기법이라고 칭하였는데요, 이는 논리적이거나 수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지만, 경험이나 직관에 의해 효율적으로 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에 근거한 방법입니다. 

휴리스틱은 라틴어로 '찾아내다'라는 의미를 가진 'heuristicus'와 '발견하다'라는 의미를 가진 그리스어 'heuriskein'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휴리스틱은 충분하지 않은 시간과 정보 상황에서 합리적인 판단을 하기 어려운 경우에 주로 사용됩니다. 체계적이거나 합리적인 판단이 굳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간편추론 방법이기도 합니다.

인간의 사고 형태는 대부분 휴리스틱 방식으로 이뤄진다고 합니다. 해법이 유일하지 않은 상황에서 최적의 해답을 보장할 수 있는 방법으로, 맹목적인 방법(Blind Search)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휴리스틱 방식을 통해 해결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직업을 선택하거나 비용을 지출하는 일들처럼 특정한 목표로 경로를 선택하는 데 있어 허용성(admissibility)을 부과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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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카너먼(kehneman), 슬로빅(slovic), 트벌스키(Tversky)는 '휴리스틱 기법과 편향'이라는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이들은 의사결정자들이 답을 찾을 수는 있지만 오류의 가능성이 없지 않은 절차에 의해 판단을 내리며, 상황을 더 잘 나타내는 정보에 의지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알려진 사실을 기반으로 상황을 분석하고 방법을 찾아 그 기반으로 계속 수정해 나간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연구를 통해 사람들이 선천적인 편향성을 가지고 있으며, 많은 증거들을 오해석한다는 것이 입증되었습니다. 제이루소(Jay Russo)와 폴 슈메이커(Paul Shoemaker)가 제시한 의사결정 프로그램은 의사결정에서 편향의 영향을 감소시킬 수 있도록 고안했으며, 휴리스틱 기법과 편향에 대한 이론은 미국과 영국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허버트 사이먼(Herbert A. Simon)은 "문제해결에 있어서 복잡한 문제의 경우 초기에는 휴리스틱을 이용하여 과제를 단순화시킨 후, 후기에 규범적(normative)인 의사결정 규칙을 사용하고, 단순한 과업 상황에서는 처음부터 최종 의사결정에 이르기까지 규범적 규칙을 이용하여 이를 해결하려 한다."며 "제한된 합리성((bounded rationality)"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습니다. 

제한된 합리성((bounded rationality)이란, 다양한 의사결정 상황에서 인간의 인지적인 한계로 인해 발생하는 의사결정 문제를 인지적 한계 안에서 다룰 수 있는 범위로 축소시키고, 간단해진 과업의 수행에 한해 규범적 규칙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의사결정 편향을 줄이거나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폴리야 죠지(Polya George)는 1945년 논문 '어떻게 문제를 풀 것인가(How To Solve It)'에서 제안한 방법을 참고해 보시기 바랍니다.

첫째, 어떤 문제를 이해하기 어렵다면, 그 문제를 그림으로 그려 보세요. 마음 속에 떠오르는 문제에 관한 다양한 정보들을 그림으로 시각화하다 보면, 문제의 해결에 대한 과제를 단순화시킬 수 있게 됩니다.  

둘째, 문제의 해결법을 찾기 힘들다면, 해결법이 있다고 가정하고, 그 결과를 상상해 보세요. 명확한 답이 없는 문제를 다양한 경험, 직관을 활용해 해결하는 방식으로 시행착오를 통해 보다 올바른 답에 도달하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셋째, 추상적인 문제를 다룰 때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예를 찾아보세요. 문제를 풀기 위한 정보가 완전히 주어지지 않을 때는 그에 해당하는 사례를 통해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찾을 수 있게 됩니다. 이상적인 해결법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만족할 만한 수준의 답을 추구하는 것이지요. 

넷째, 문제들 중 감정이 생생한 것을 먼저 해결해 보세요. 그 문제에 대한 전반적 감정을 바탕으로 판단하는 것은 즉시 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감정과 관련된 기억으로부터 정보를 자동 인출하는 방식이 더 쉽고 효율적일 때가 있습니다. 

인간과 기계는 모두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느슨하게 적용시키는 접근이 필요한 순간들이 존재합니다. 교육된 추정이자 직관적인 판단을 활용하는 것이지요. 오늘날에는 공동의 작업을 수행할 때나 인공지능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으신가요? 때로는 비전형적인 방식을 통해 좋은 답을 만들어 보는 시도를 해 보기를 권해 봅니다. 

 

사당숲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최강록 원장

최강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당숲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한양대 의과대학 학사, 석사
(전)의료법인 삼정의료재단 삼정병원 대표원장
한양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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