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사당 숲 정신과, 최강록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집중을 유지하기 힘든 것과 강박과 관련된 증상으로 인해 불편함을 겪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가장 개선하고 싶은 부분도 말씀드린 증상들입니다. 주치의 선생님께서 치료를 위해 적절한 진단과 처방을 해주시겠지만, 괜히 불안한 마음에 다른 선생님들의 의견도 들어보고자 글을 작성합니다.

제가 복용하고 있는 약은 여러 가지 있습니다. 제가 표현하는 증상 외에 다른 문제도 있다고 판단하셨는지 다양한 약물을 처방해주셨어요. 그중에 제가 궁금한 것은 브린텔릭스와 아고멜라틴입니다. 언급한 약들이 각각 단일 복용으로 강박증 또는 ADHD에 효과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다소 두서없는 글이지만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사진_픽사베이

 

답변)

안녕하세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최강록입니다.

ADHD와 강박증을 진단받고 치료받으시는 분의 사연 같습니다. 약물치료는 담당하시는 선생님이 임상적으로 판단하고 치료하시는 부분이라 조심스러운 부분이 없지 않습니다. 따라서 최대한 객관적으로 사실을 전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ADHD는 집중력 장애(부주의), 과잉 행동, 충동성을 핵심 증상으로 합니다. 병원에 내원하시는 성인 ADHD 환자의 경우 마음이 다른 곳에 가 있는 것처럼 집중하지 못하고, 일을 시작하지만 쉽게 주의를 잃고 흐트러지고, 일을 마무리하기 어렵고, 일과 관련 없는 생각을 이야기하는 등의 문제로 직장 생활이나 학교생활, 가족 관계 등에 기능 저하가 생겨서 방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ADHD는 특징적으로 글을 작성해주신 분처럼 75~85% 정도에서 한 가지 이상의 공존 질환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많은 성인 ADHD 환자들은 ADHD로 진단을 받지 못한 채로, 표면상으로 나타나는 우울감, 불안, 기분 증상 또는 다른 정신과적 문제로 치료를 받게 됩니다. ADHD 진단을 놓치는 경우에 증상에 대한 치료 반응 없이 수개월 또는 수년간을 기분 안정제, 항우울제 등을 복용하며 지낼 수도 있습니다.

 

ADHD의 경우 20~44세 미국 성인을 기준으로 유병률이 4%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를 국내에 역으로 적용하면 80만 명 정도의 성인 ADHD 환자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국내에서 ADHD로 진단하에 치료받는 환자는 1만 명이 좀 넘을 정도로 치료율이 현격히 떨어집니다.

ADHD와 공존하는 질환이 있다고 하면, 가장 문제가 되는 질환을 우선하여 치료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불안할 때 안절부절못하는 증상이 심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하면 불안장애를, 감정 상태와 무관하게 안절부절못하는 증상이 있다고 하면 ADHD를 우선하여 치료에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글을 작성해주신 분처럼 ADHD와 강박증이 동시에 있다고 하면 침습적 사고가 반복되며 반추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집중력이 떨어지는지,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같은 문제에 대해서 반복적인 실수를 하는 일 때문에 그 실수에 대한 강박적 생각을 반복하게 되는지를 구분하여 치료한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ADHD의 약물은 크게 메틸페니데이트와 아토목세틴으로 구분합니다. 메틸페니데이트는 도파민과 노르아드레날린 수송체를 억제하여 전전두 피질의 도파민과 노르아드레날린 농도를 증가시켜 치료하고, 아토목세틴은 노르아드레날린 수송체의 선택적 억제를 통하여 도파민과 노르아드레날린 농도를 증가시켜 치료 효과를 냅니다.

ADHD는 약물치료로 효과가 비교적 빠른 편으로 이로 인한 환자들의 만족감 또한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약물 시작 시 일시적으로 불안감이 올라가는 등의 불편감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적은 용량부터 시작하여 원하는 치료 목표에 도달하고, 최대 권장 복용량에 도달할 때까지 약물을 서서히 증량하며 관찰합니다.

 

말씀하신 브린텔릭스 및 아고멜라틴의 경우 비교적 최신에 나온 항우울제입니다. 아고멜라틴의 경우 멜라토닌 수용체인 MT1, MT2 수용체 및 세로토닌 수용체에 작용하여 기능을 하고 항우울효과 및 수면 개선의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두 약 모두 항우울에는 효과가 있으며 이로 인하여 강박 증상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되지만, ADHD에 대한 효과는 정립되지 않았습니다.

치료해주시는 선생님께서 글 써주신 분의 증상 등을 고려하였을 때 우울, 강박 증상을 우선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임상적으로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지 않으셨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해 봅니다. 정신과적으로 두 가지 이상의 공존 질환이 있으실 때는 그 두 가지 이상의 질환들에 대해서 모두 약물 치료하는 것보다는 우선순위를 두면서 치료 경과를 살피는 것이 약물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약물을 최소화한 채 증상을 극복할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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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당숲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한양대 의과대학 학사, 석사
(전)의료법인 삼정의료재단 삼정병원 대표원장
한양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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