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정정엽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진_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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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조직이나 부서로 이동해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되면서 고충을 털어놓는 환자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적응이 두려워 성장의 기회들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변화와 이러한 환경에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에 대해 나눠 보고자 합니다. 

새로운 조직이나 부서로 이동해 적응하는 일에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함께 일하게 된 동료나 관리자들은 새 조직원이 빠르게 새로운 조직에서 성과를 내길 기대하게 됩니다. 적절한 경험과 기술을 가지고 있는 사람일지라도 새로운 역할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산업기술 트랜드 예측 조사기관 가트너(Gatner)에 따르면, 유능하고 열심히 일하는 관리자일지라도 승진한 임직원의 49%가 무려 18개월까지 실적이 저조하다고 합니다. 경력 직원이 새 직장으로 이동해 업무에 적응하기 위해선 통상적으로 평균 3~4개월이 걸리며, 6개월 후에 능력을 평가받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이직을 해서 빠르게 정착하고 성과를 낸다는 건 무엇일까요? 좋은 이직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는 사람들은 새롭고 넓은 조직에 빠르게 스며들어, 새로운 ‘연결’을 활성화해서 영향력을 만들어 냅니다. 자신이 열정을 쏟는 일이 부가가치를 만드는 방법, 자신이 가진 기술의 빈틈을 메우기 위해 도울 수 있는 사람을 적극적으로 찾아내며, 이를 사용해 영향력의 크기를 키우고, 자신이 속한 조직의 성장뿐만 아니라, 자신의 커리어를 스케일업(Scale-up)해 나갑니다.

국내에 '회복탄력성(resillience)'의 개념을 제시한 김주환 연세대학교 교수는 '자신에게 닥치는 온갖 역경과 어려움을 오히려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 힘'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회복탄력성은 '자기조절 능력'과 '대인관계 능력'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새로운 직장에서 새로운 업무를 수행하거나 경영 환경의 커다란 변화 속에 높은 성과를 내야 하는 순간에도, 이러한 요소들을 활용할 수 있겠지요.

자신의 업무 능력을 파악해서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며 성과를 내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며,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소통과 공감을 통해 자아확장력을 가지는 것이 초기 적응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자신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선택하고 성장하는 데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가지는 것이 자아를 확장시키는 과정인 것입니다. 

사진_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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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과장의 사례를 들어 보겠습니다. 글로벌 기업에서 국내 기업의 영업 담당자로 이직한 김 과장은 커리어를 위한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이직한 국내 기업에 근무하면서 그는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 운영 방식을 벤치마킹할 수 있는 노하우들을 겸손한 마음으로 동료들에게 전파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국내 시장에 대한 더욱 깊은 이해를 위해 유관 부서의 많은 실무자들과 고객사의 열정적인 담당자들과 소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이직 이후 두 달 동안 무려 50여 명의 담당자들을 만나 자신을 소개하고, 가장 시급한 관심사와 사업 환경에 대한 견해 등을 듣는 데 시간을 보냈습니다. 어떤 담당자가 어떠한 것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고, 그들에게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김 과장이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 중요하게 활용한 요소는 ‘네트워크’였습니다. 팀 내에서 가깝게 지낼 임원, 팀장, 팀원들만이 아니라 담당 사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해관계자들과 연결되기 위해 노력한 것입니다. 고객, 관련 부처 담당자, 타 부서의 조직원,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을 다른 직무 담당자와의 관계에서도 목표와 동기, 관심사, 일의 처리 방식 등을 파악해서 활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와 정보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노력을 보였고, 함께할 때 자신이 어떤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지 전하기도 했습니다. 다소 머뭇거리던 사람들도 그에게 도움이 될 만한 자료들을 공유하며 돕기 시작했고 빠르게 적응해 성과를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김 과장은 자신이 기여할 수 있는 일에 대한 지식, 영감, 인맥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표현하면서, 추진력과 성공의 가능성을 높이고 조직이 가진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이라는 태도로 신뢰를 빠르게 확보해 나갔습니다. 소통은 더 멀리 가는 길에 속도를 내기 위한 더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전략은 새로운 조직의 일하는 방식을 명확하게 알게 하고, 자신이 취약한 부분에 대해 보완하거나 개선해 줄 수 있는 지식과 기술을 보유한 사람과 연결된 결과였죠. 그는 이직한 지 몇 개월이 지나지 않아 좋은 고객들을 발굴하며 성과를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김과장이 빠르게 적응해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요소들은 어떤 것으로 정리할 수 있을까요?

첫째, 네트워크를 통해 조직이 어떤 사람들에 의해 운영되는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입니다. 

둘째, 진심 어린 경청을 통해 일과 개인적인 관심사에 대해 진정한 관심과 인정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셋째, 이 조직과 조직원들을 위해 열정을 통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드러낸 것입니다. 

이처럼 변화는 새로운 성장을 위한 또 하나의 과정입니다. 직업인들은 지금 처한 현실에서의 도피를 위해 이직을 이용하거나, 보다 나은 수입만을 위해 이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자신이 맡게 된 일들이 어떠한 목표에 도달하고자 하는지 이해하고, 최종적으로 개인의 목표와 긴밀히 조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개인의 목표와 조직의 목표를 주도적으로 적절히 조율할 때, 자기 발견이 가능하며 새 조직에 빠른 적응과 성공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네트워킹 기회를 만들고 더 많은 역할과 책임을 성장을 하기 위해서, 여러분은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요? 빠르게 주어진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조직에서 새로운 적응은 힘든 여정처럼 여겨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에겐 충분한 힘이 있습니다. 좋은 적응을 통해 성장하고 조직에 기여할 수 있는 구도를 만들어 빠른 성과를 달성해 나갈 여러분들을 응원하겠습니다. 

 

광화문숲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정정엽 원장

정정엽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광화문숲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한양대 의과대학 학사석사, 서울고등검찰청 정신건강 자문위원
보건복지부 생명존중정책 민관협의회 위원
한국산림치유포럼 이사, 숲 치유 프로그램 연구위원
저서 <내 마음은 내가 결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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