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진_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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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지인이나 친구가 여러분을 따라할 때, 기분이 나쁘고, 화가 나신 적 있으신가요? 타인의 행동이나 말투를 모방하는 것은 사실 아주 흔한 사회적인 행동입니다만, 우리는 종종 ‘나’를 따라하는 것에 불편함을 느낍니다. 왜 사람은 자신을 따라하거나 모방하는 것을 싫어할까요?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모방하는 행동은 강한 긍정적인 감정이나 강한 부정적인 감정을 야기시킬 수 있다고 말합니다. 즉, 따라하는 것이 늘 부정적인 감정만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상대방을 따라하고 모방함으로써, 서로간 이해하고, 공감하고, 서로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연결 고리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관련된 실험을 한 성격 심리학 저널에 게재된 연구가 있습니다. 실험 참가자에게 낯선 사람들(실험 연기자)과 만나도록 하고, 한 사람은(실험 연기자 1) 실험 참가자의 행동을 따라하고, 다른 사람 (실험 연기자 2)은 따라하지 않았습니다.

만남 이후, 실험 참가자에게 어떤 사람(실험 연기자)을 더 신뢰하는지를 물어보았습니다. 둘 다 모르는 낯선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실험 참가자의 행동을 따라했던 사람에게 따라하지 않은 사람보다 더 친밀하다고 느꼈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모방한 행동이 부정적인 반응을 야기시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도 있었습니다. 같은 성격 심리학 저널에 게재된 다른 연구에서는, 따라했던 실험 연기자에게 더 짜증과 불쾌함, 적대감을 느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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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자신을 따라하는 것에 기분 나빠 할까요?

한 가지 이유는 따라하는 방식이 자신을 존중하지 않고, 조롱하는 것이라 여기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의 행동을 따라하는 것은 놀리려는 행동으로 해석할 수 있어 분노의 감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따라하는 것은 개인의 자율성과 공간을 침해하는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의 신체적인 움직임이나 행동을 그 사람의 허락 없이 따라했을 때, 침해 받는다고 여길 수 있어, 불편한 감정을 야기시킬 수 있습니다.

게다가, 따라하는 행동이 자기의식을 하게 하고,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행동을 따라하면, 자신의 행동에 주의를 끌게 되고, 이에 대해 자신이 노출되고, 약해진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흉내내거나 모방하는 것은 양날의 검처럼 긍정적으로도 또는 부정적으로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강력한 사회적 행동이 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을 따라하는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게 할 수도 있고, 반대로 무시하고, 자신의 경계에 침범하고, 자신을 수치스럽게 만든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따라하는 것이 어떠한 영향을 상대방에게 끼칠 수 있는지 잘 인지하고, 현명하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누군가를 놀리고, 비하하려는 수단이 아니라 긍정적인 관계와 신뢰의 맥락에서 사용해야 합니다. 누군가의 경계를 존중하기 위해, 따라하기 전에 허락을 구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럼으로써, 상대방과 오해나 부정적인 감정들이 아닌, 더욱 긍정적이고 끈끈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강남숲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우경수 원장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강남숲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대구가톨릭대병원 의과대학 학사 , 석사
대구가톨릭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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