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거듭된 다이어트 실패로 여러 방법을 고민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환자분 중에 식단 관리가 잘 되지 않아 힘들어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처음 마음먹었던 것과는 달리 각종 스트레스로 인해 식단 조절이 쉽지 않다며 고충을 털어놓으시곤 합니다. 다음과 같은 상황을 살펴봅시다.
다이어트를 결심한 A씨는 팀원들과 함께 맵고 짠 음식을 먹기보다는 샐러드 가게에서 샐러드를 먹기로 결심합니다. 샐러드를 양껏 먹고 한참 일을 하고 난 후 4시가 되자 엄청난 배고픔이 몰려옵니다. 금방이라도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날 것 같고 에너지가 부족해서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참고 참다 5시에 어쩔 수 없이 편의점에 가서 빵과 커피를 사옵니다. 나머지 시간동안 집중해서 일을 하려면 지금 먹는 것이 오히려 이득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빵을 먹으며 일을 합니다. 오후 6시, 곧 퇴근 시간이지만 오후부터 열심히 처리했던 일에 문제가 생겨 다시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합니다. 기필코 야근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어쩔 수 없이 야근을 하기로 마음 먹으며 그로 인해 발생한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칼로리 높은 중국 음식을 저녁으로 먹습니다. 급한 업무를 모두 마치고 집에 들어오는 길에 맥주 한 캔을 사와 과자와 함께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위의 사례에서, 분명 점심 때까지는 성공의 기세를 보였지만 오후부터 많은 일들을 처리하면서 발생한 스트레스로 인해 이날의 다이어트는 실패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이것은 사실 맞습니다. 보통 인간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에 따른 반응으로 체내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됩니다. 이때 분비되는 호르몬 중 하나인 코르티솔(cortisol)은 섭식 중추를 자극하여 음식을 먹도록 부추길 수 있으며, 심리적으로 공허감을 느끼고 있을 때에도 음식을 통해 이를 채우려는 무의식적 욕구가 발현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손쉽게 음식을 접할 수 있는 상황, 무의식적으로 식욕을 유발할 수 있는 영상이나 문구 등도 다이어트를 실패하는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A씨가 다이어트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먹는 행위를 촉발할 수 있는 요인들을 통제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우선, 자동적으로 먹는 행위를 시작하게 하는 방아쇠 요인(trigger factor)을 파악해야 합니다. 만약 특정 과자나 아이스크림과 같은 고칼로리 음식을 섭취해서 식욕이 늘어났다면, 해당 제품들을 판매하는 곳을 의도적으로 피해야 합니다.
그다음 눈에 보이면 자동적으로 손을 뻗어 먹게 되는 음식을 가능한 멀리 둘 것을 권해드립니다. 일부러 찾아서 먹기 귀찮도록 찾기 힘든 곳에 숨겨두는 것도 좋으며, 가장 좋은 점은 미리 사두지 않은 것이 좋습니다.
주방을 깔끔하게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한 선행연구에 따르면 지저분한 부엌은 불량하고 통제 불능의 식습관과 관련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더러운 환경은 스트레스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이는 식욕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한편으로 음식을 준비할 의욕 수준을 낮춰 배달 음식 등을 주문할 수 있는 환경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고칼로리 음식에 대한 접근성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므로 냉장고에 넣어두지 않도록 하며, 만약 어쩔 수 없이 사두어야한다면 구석에 두어 눈에 잘 띄지 않도록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이어트는 평생의 과제라고 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끊임없이 도전과 실패를 반복합니다. 식단 조절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오늘 소개한 방법을 실천해 보시고, 건강하고 만족스러운 하루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서울역마음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정희주 원장
한양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전)성동구 정신건강복지센터 상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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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마음을 들여다보고 살피려는 노력을 하기, 그리고 작은 목표를 달성했을 때
‘의식적으로’ 목표에 대해 보상하기. 중요한 내용을 많이 배워갑니다!"
"근육을 키운다는 느낌으로 조금씩 실천해봐야겠어요.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