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금지은 안과 전문의 

 

요즘 한국인의 눈은 혹사라는 말이 부족할 정도로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황사나 대기오염 등으로 1차 공격을 당하는 것은 기본이고, 각종 스마트 기기와 겨울철 실내 난방기의 사용으로 안 그래도 피로한 눈이 잠시도 쉴 틈이 없기 때문이지요.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눈 질환을 호소해 오곤 합니다. 다양한 안질환 가운데서도 가장 손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안구건조증입니다. 성인 세 명 중 한 명꼴로 시달릴 만큼 대중화된 이 질환은 눈물층을 구성하는 성분의 불균형으로 인해 눈물이 부족하거나, 혹은 지나치게 증발해 발생하는 대표적 안과 질환입니다.

정신의학 칼럼에서 왜 갑자기 눈에 대한 이야기냐? 하실 텐데 우리가 단순히 몸의 문제라고만 여겨 왔던 안구 건조증은, 신기하게도 우리의 마음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미국의 다양한 논문에서 안구건조증이 불면증의 유발과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었으며, 우울증이 안구건조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이 관찰되었습니다.

추가적으로 불면증이 심해질수록 안구건조증이 더욱 심해지고, 안구건조증이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를 유발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면서, 안구건조증과 정신건강은 무척이나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게 되었지요.

즉, 마음의 피로가 안구건조증을 유발할 수도 있고, 반대로 안구건조증이 마음의 우울과 불안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사진_ freepik
사진_ freepik

 

얼핏 생각하면 크게 관계가 없어 보였던 눈의 건강과 우리의 마음은 왜 이렇게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일까요?

그것은 우리의 몸에서 하루에 가장 많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이 바로 ‘눈’ 이기 때문입니다. 

직장에서, 학교에서, 집안일을 할 때 우리는 가장 많은 정보를 눈을 통해서 얻습니다. 눈이 건조하고 피로해지면 일의 능률이 떨어지고 집중력이 저하되거나, 원래는 참고 할 수 있었던 일도 포기하게 됩니다. 쉽게 짜증이 나고, 번아웃 상태로 내몰기도 합니다.

안구 건조증의 증상은 단순히 눈이 뻑뻑한 증상 외에 심하면 초점이 흐려지고 이물감이 느껴지는 등, 시력에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이를 통해 일이 마음먹은 대로 잘 되지 않아서 우울감, 무기력증을 유발하기도 하고, 안구건조증 때문에 불면증이 생기는 분들도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더 심각한 건 안구건조증을 방치하게 되면 짧은 시일 내에 난치성으로 발전하거나, 각막 손상이 심해져서 장기적인 시력 저하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이 경우 자연스럽게 심한 불안장애와 우울증이 생길 가능성도 있습니다. 

몸은 마음을 담는 그릇이란 말이 있지요. 건강한 마음을 위해선 무엇보다 건강한 신체와 체력 관리가 중요합니다. 몸이 천냥이면 눈이 구백냥이라는 잠언도 있을 만큼, 우리의 몸에서 눈의 건강은 정말 필수적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마음이 지치고, 더 불안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안구건조증의 치료와 예방에 대해 숙지하고 계셔야 합니다.

 

 

안구 건조증의 가장 보편적인 치료법은 인공 눈물 점안이며, 눈물점을 막아 배출되는 눈물의 양을 줄이기도 합니다. 안구 건조를 일으키는 다른 원인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해당 질환을 치료하면 호전됩니다. 안구의 염증이 주된 원인일 경우 항염증 치료를 시행하는데, 마이봄샘 기능 장애 및 눈꺼풀 염증의 경우 온찜질 안대, 눈꺼풀 마사지, 눈꺼풀 테의 청소가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여기서는 안구건조증을 예방할 수 있는 습관을 몇 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1. 눈을 건조하게 만드는 난방기나 선풍기, 에어컨, 헤어드라이어 등의 바람이나 열기가 눈에 직접적으로 닿지 않도록 한다.
  2. 가습기 등을 사용해 실내 습도를 50~60% 이상으로 유지해 주는 것이 좋다.
  3. 스마트폰의 지나친 사용을 줄이시고, 블루라이트 차단 기능을 통해 눈을 보호해야한다. 특히 밤 시간에 침대에서 불을 끄고 어두운 상태에서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시청하는 것은 안구건조증과 눈 건강에 무척 나쁜 습관입니다.

 

나의 눈 건강, 그리고 마음 건강을 위해서라도, 평소에 자신의 눈을 지키고 보호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강남밝은성모안과 | 금지은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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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1. The association of dry eye symptom severity and comorbid insomnia in US veterans- A Galor.

2. Moss SE., Klein R., Klein BE. Prevalence of and risk factors for dry eye syndrome.
 

금지은 안과 전문의 강남밝은성모안과 원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신촌 세브란스 병원 안과 전공의
고려대학교 의료원, 분당차병원 안과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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