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이제 MBTI는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꺼낼 수 있는 대화 주제가 됐습니다. 소개팅 자리에서, 혹은 분위기가 어색할 때 우리는 서로의 MBTI를 물어보며 상대를 알아갑니다.

친구나 가족, 연인이 고민을 털어놨을 때 여러분은 어떤 관점에 초점을 맞춰 반응하시나요? 상황을 분석하고, 해결 방법을 도출하려는 사람이있는 반면, 우선 상대의 감정에 공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러한 대응 방식이 아마도 연인이나 부부관계에서 다툼을 유발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요? 공감을 바랐는데 상황 분석에만 집중하거나, 그 반대의 상황이라면 서운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MBTI(Myers-Briggs-Type Indicator, 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의 분류 기준은 옳고 그름에 따른 게 아닙니다. 좋아하는 과일이나 음식처럼 무엇을 ‘선호’하는가에 대한 것이지요. 즉, 개인의 선호가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는 게 중요합니다. “왜 사과가 아니라 귤을 좋아해”라며 싸우는 것은 무의미한 말다툼입니다. 그보다 “나는 지금 사과가 먹고 싶으니, 귤이 아니라 사과를 주면 좋겠어”라고 나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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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사고형(Thinking)감정형(Feeling)은 어떤 근거로 판단을 내릴까요. 사고형은 객관성에 초점을 두며, 논리적인 분석에 기초해 자신의 결론을 도출합니다. 감정형은 조화에 초점을 맞춰, 개인 또는 사회적 가치를 바탕으로 결정을 내립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사고형은 감정의 결핍을, 감정형은 논리적 사고의 부족을 뜻하는 게 아님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문제 발생 시 두 가지의 유형 가운데 어떤 방식으로 먼저 결론에 도달하는지에 대한 것이죠. 사고형은 논리적 이해가 먼저 이뤄져야 공감할 수 있고, 감정형은 관계나 의미, 감정이 전부 표출되고 나서야 논리적 사고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이 두 가지 유형은 혼합돼 나타날 때가 많습니다. 앞서 살펴본 외향형(E)과 내향형(I), 감각형(S)과 직관형(N)처럼 사고형과 감정형 역시 5가지의 세부 요소를 살펴봐야 합니다. ‘나는 사과를 좋아하지만 그중에서도 홍옥 사과가 좋아’ 또는 ‘나는 홍옥 사과보다 부사 사과가 좋아’처럼, 세부 요소란 어떤 사과를 더 좋아하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따라서 나의 선호를 정확히 파악하고 싶다면 다음의 세부 요소를 잘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T-논리적 Logical / F-정서적 Empathetic
1 논리적: 논리와 추론을 통해 세상과 사람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정의, 공정성, 합리성이 인간관계에서 최고의 가치이며, 감정보다 논리에 의존합니다.
2 정서적: 관계가 삶의 의미와 진실의 자원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정형의 사람에게 진리는 보편적이고, 개인적이며, 사람들로부터 결코 분리될 수 없는 것입니다. 이들에게는 감정과 관계가 정의보다 더욱 중요합니다.

T-이성적 Reasonable / F-감성적 compassionate
1 이성적: 일상의 의사결정은 명백하게 논리적이어야 하며, 추론과정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사고과정을 신뢰합니다.
2 감성적: 타인의 독특하고, 개인적이며, 사적인 욕구를 고려합니다. 공정성을 넘어선 자비에 가치를 부여합니다.

T-질문지향 Qustioning / F-협응지향 Accommodating
1 질문지향: 이해와 문제해결, 타인과의 교류, 반대관점의 결정을 드러내기 위해 도전하거나 질문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믿습니다.
2 협응지향: 조화에 높은 가치를 둡니다. 다양한 관점을 통합하여 가능한 많은 사람을 만족시키는 ‘타협’을 추구하는 것이 도전과 직면보다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T-비평적 Critical / F-허용적 Accepting
1 비평적: 사고형의 사람에게 비평이란 진리를 찾는 수단입니다. 이들은 타인이 진리를 객관적으로 수용할 수 있도록 비평을 활용하는 것이 정
당하다고 간주합니다. 비평은 무엇인가를 올바르게 조직하고, 결함이 있는 계획이나 결정, 관점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2 허용적: 타인에게 친절하고 인내심이 있으며, 타인도 자신과 동일한 방식으로 반응해주기를 기대합니다. 문제해결의 과정을 ‘win-win’의 관점으로 보려 하며, 이에 가치를 둡니다.


T-강인한 Tough / F-온건한 Tender
1 강인한: 상황, 가능성, 이와 관련된 사람의 평가에 대한 결정은 확고히 유지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러한 결론이 내려지도록 검토한 모든 논리, 추론, 질문, 비평을 거부하는 것이라 여깁니다.
2 온건한: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정서와 따뜻함을 활용합니다. 순수한 이성적 해결이 불가능한 측면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사고형의 사람이 논리, 이성, 질문, 비평적이면서 온건한 유형일 경우 타인은 그 사람을 사고형으로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감정형이 정서, 감성, 협응, 허용적이지만 강인한 유형일 경우 사고형처럼 비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감정형 가운데 질문지향적(사고형의 요소)인 사람은 25.1%이고, 사고형 가운데 협응지향적(감정형의 요소)인 사람은 23.5%라고 합니다.


이러한 성격 유형은 환경적 요소에 따라서도 다르게 나타나는데요. 대체로 직장이나 학교에서 사고형의 특성이 더욱 많이 발휘되는 편입니다. 어떤 업무를 수행할 때 사고형의 특성을 잘 활용하는 것이 성과 창출에 효과적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반대의 의견을 제시하는 심리학자도 있습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심리학과 교수 John W. Fleenor는 직장인 1134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사고형이나 감정형에 상관없이 ‘허용적인 사람’의 경우 직장에서 자신의 모습을 평가할 때 동정심이 많고, 민감하며, 상대를 편안하게 대한다고 답변했습니다. 이들에 대한 직장 상사의 평가 역시 조직 내에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관계를 형성한다는 것이었죠.

그러니 자신이 사고형이나 감정형이라는 것에 지나치게 얽매일 필요는 없습니다. 그보다 세부 요소를 살피며 자신의 성향이 적재적소에 잘 발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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