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가 지금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이유

[정신의학신문 : 통통샤인 정신과, 이상수 전문의] 

 

사진_유튜브 다이너마이트 뮤직비디오


BTS 방탄소년단의 새로운 음원, 다이너마이트Dynamite 뮤직비디오(이하 뮤비)가 공개 하루 만에 유튜브 조회수 1억뷰를 기록하고 이어서 최단시간 2억뷰 갱신을 달성했다.

뜬금없지만, 이 소식을 듣고 누가 가장 행복해했을까를 생각해 봤다. 정국? RM? 제이홉? 진? 지민? 뷔? 슈가? 아미팬? 방시혁 대표? 작곡가?

필자는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알프레드 노벨(Alfred Nobel,1833-1896)이 생각났다. 기적이 일어나 무덤에서 노벨이 뮤비를 볼 수 있다면, 왠지 흐뭇해하며 ‘좋아요’를 누르고 싶어 했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유쾌한 상상이겠지만, 스웨덴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열린다는 노벨상 시상식 특별순서로 BTS의 다이너마이트가 공연되는 것도 그를 기억하는 방식으로도 의미 있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그 무대에서 코로나백신과 치료제의 개발에 우리나라 의학계가 공헌해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하는 쾌거도 보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이다.

BTS는 우리를 들뜨게 만든다. 독보적인 음악적 색채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그들만의 매력이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BTS가 전 세계적으로 열광적인 사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언할 수 없지만,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정서적인 울림을 주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일단 다이너마이트의 뮤비를 시청하면서 방탄의 흥겨운 몸짓을 주의 깊게 살펴보도록 하자. BTS 멤버들이 무슨 활동을 하고 있는지 주목해 보자. 영어 가사를 들리는 대로 듣고, 그 느낌을 있는 그대로 살펴보자. 전에 느꼈었던 익숙한 느낌일까? 마음을 울린 그 무엇이 있었다면, 괜찮다. 그것은 바로 당신의 정서적인 감수성이 아직 살아있다는 뜻이니까. 

 

뮤비에선 각자가 방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즐기는 일상을 보여준다.

정국은 방에서 우유 한 잔을 먹고 춤을 추며 전화주면 아이스티 한잔 먹으며 탁구 한판을 치고 싶다고 노래한다.

RM은 레코드 가게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음반을 고르는 것 같다. 손짓으로 연결되며 멤버들의 개성 있는 모습이 나오는 것이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 서로 연결되고 있는 모습인 것 같기도 하다.

제이홉은 혼자 매장에서 디스코 파티를 준비하며 신나게 춤을 추고 있다. 정국은 혼자 도넛을 먹으러 나왔다가 멀리서 멤버들을 알아보고 머쓱해한다. 이내 같이 먹자고 도넛을 든다.

지민은 멤버들과 떨어진 채로 핑크와 소울로 이 도시를 밝혀 빛으로 물들일 거라며 춤을 추고 있고, 진과 멤버들은 이를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다.

뷔는 강한 햇볕 속에서 하늘을 보고 노래하고, 슈가는 농구코트에서 춤을 추며 몸을 풀고 있다. 
 

사진_유튜브 다이너마이트 뮤직비디오


각자의 공간에서 흥겨운 리듬에 맞춰서 좋아하는 활동을 하며, 삶의 작은 목표를 갖고 작은 즐거움을 음미하는 것, 가끔 밖으로 나가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며 반가워하는 모습, 운동을 하며 어깨와 몸을 잠시 부딪치는 일상의 평온함을 고대하는 그런 마음이 아름답게 다가왔다.

방탄소년단의 신곡, 다이너마이트는 무더운 여름마저 시원하게 날려버릴 정도로 흥겹고, 신나는 곡이다. 코로나 시기에 자신이 즐거운 활동에 몰입하며, 건강을 챙기면서, 각자의 자리에서 삶의 가치를 찾아가는 행복감에 젖어있는 일상이 그려져 있다. 
 

인생은 꿀처럼 달콤해 Life is sweet as honey
난 다이아몬드, 빛나는 거 알잖아. I'm diamond you know I glow up
빛으로 물들일 거야 다이너마이트처럼 Light it up like dynamite
인생은 다이너마이트. Dynnnnnanana, life is dynamite
 

당신의 감성을 흔든 것이 가사이든, 안무든, 리듬이든, 멜로디이든, 아티스트의 빛나는 비주얼이든 그 무엇이든지 간에 답답한 일상을 살아가는 당신에게 작은 위로의 의미로 다가왔다면, 소소한 행복의 의미로 손색이 없을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정서적 요구를 채워주는 콘텐츠는 다이너마이트 같은 파급력을 지닌다. 공연이나 전시 등의 문화적 콘텐츠가 중단된 지금의 상황에서 정서적 위로를 주는 콘텐츠를 알아보고, 그것과 연결되며 자신을 돌보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위태로운 일상에서도 삶이 안도할 만한 소중한 의미로 가득 차 있다는 마음으로 좋은 것을 찾아보고, 그것을 음미할 수 있다면, 코로나블루를 그나마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링크) 일상의 아름다움을 누리는 심미안, 미학적 자존감 기르기

 

탁월한 예술작품을 접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지켜보는 것도 무뎌진 감성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BTS의 뮤비도 예술작품으로서 충분한 기능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어떤 태도로 그 작품을 대하느냐에 감동은 다를 수 있다. 아이처럼 호기심 있게 바라보며 어떤 포인트가 마음에 드는지를 골라내서 그 순간을 음미하듯 최대한 길게 느껴보자. ‘아하~’ ‘와우~’ 추임새나 감탄사를 쓰며 경탄하는 태도를 가져보는 것도 일상의 예술적 감각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가령 정국처럼 도넛을 좋아한다면, 천천히 주의를 집중해서 지금 이 순간의 감각적인 느낌에 주목한다. 시각(도넛의 색감)과 청각(음악소리). 미각(도넛의 맛), 촉각(질감), 후각(달콤한 냄새)의 느낌을 충분히 느끼면서 의식적 감각을 단련해보는 것이다. 
 

사진_유튜브 다이너마이트 뮤직비디오

 

삶에서 느끼는 작은 즐거움을 음미하고,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것을 찾아내는 예술적인 감각을 배양한다면, 평범한 삶에서도 아름답고 사랑스럽고, 고마운 가치의 의미를 발견하며, 정신적인 만족감을 누리기 쉽다. 

철학자 니체는 이런 삶의 태도에 관해 예술가에게서 배워야 한다고 하고, 우리 자신의 삶에 관한 시인이 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예술가는 자신의 삶 자체에 의해서 뿐 아니라 날것의 지료를 조직해 각 부분을 초월하는 작품을 만듦으로써 삶의 주인이 된다. 동일 예술가의 재능과 작업이 평범한 열정을 대가의 것으로 변형시키듯이 우리는 열정과 약함을 조직할 수 있고, 그 결과 인격은 세부적인 상태에 있을 때보다 전체가 될 때 더 흥미진진해질 것이다.​이것은 전부 우리가 예술가에게서 배워야 할 것이다...... 우리는 가장 일상적이고 가장 온전한 것에서부터 우리 삶의 시인이 될 수 있다.’

(니체, 즐거운 학문 중에서)
 

삶의 시인처럼 살 수 있는 쉬운 방법은 예술가처럼 사는 이들의 삶에서 배우고, 일상에서 작은 즐거움을 찾아 누리는 것이다. 삶에서 자신을 존중하며, 남과 굳이 비교하지 않으며, 적당히 현재를 즐기며 어려운 시기를 견디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내면이란 작품에 새겨진 다양한 예술적 의미를 건져 삶의 주인이 되는 진정한 예술가로서의 삶이 아닐까 싶다.

꼭 거창한 것이 아닐지라도 일상적인 삶에서 나름의 예술적인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면, 당신도 삶의 시인이 될 수 있다. 작은 것일지라도 소중히 대하면, 소중해지는 법이니까.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작은 행복을 누리며, 집 밖을 나와 햇볕을 쬐며 안도감을 느끼고, 더운 날씨에도 마스크를 착용하며, 상대방이 나와 같이 건강하기를 바라는 것도 누군가의 작은 빛이 되는 삶을 사는 것이라 생각한다.

오늘 지금 여기서 작은 행복을 느끼며 예상치 못한 삶의 위기 속에서도 간간히 빛나는 순간을 알아차리며 꿋꿋이 견뎌내는 삶의 태도야말로 어둠을 빛으로 물들이며, 코로나블루마저도 이겨내는 행복 다이너마이트가 아닐까.

단 한 번 주어지는 우리 삶의 주인공이 되어 이 코로나 위기를 견디고 있다면, 당신의 삶은 그 자체로 꿀처럼 달콤하고, 눈부시게 빛나는 다이아몬드가 되어 있을 것이다.

Light it up like dynam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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