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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불면증 극복] 나는 자고 싶다
이상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승인 2020.03.28 00:43

[정신의학신문: 이상수 원장, 서면 통통샤인정신건강의학과의원]  

 

한바다에 가을빛이 깊었구나
찬바람에 놀란 기러기 하늘 높이 날아가네
가슴에 근심 가득하여 잠 못 이루는 밤
새벽 달빛이 들어 내 활과 칼을 비추네

- 충무공 이순신, 한산도야음 

 

중국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소식이 들려오던 1월 중순부터 진료실에선 코로나에 걸렸을까 염려하던 사람들이 있었다. 그때에는 국내에서 아직 확진자가 나오기 전이라 다분히 건강염려증적인 불안 같았다.

그러나 웬걸. 지역사회감염으로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발생한 2월 중순부터 확진자의 동선 알림 문자메시지에 신경이 곤두서고 무서워서 외출할 수 없다는 답답함과 과잉각성된 신체증상, 우울불안을 보이며 코로나 관련 뉴스만을 보고 뜬눈을 지새웠다는 환자들이 늘었다. 집안에서 오래 머물면서 실내 활동이 많아지다 보니 층간소음에 노출되는 비율도 커져 열불이 나서 잠들기 어렵다는 고민도 보이기 시작했다. 

 

유럽과 북미 전역으로 전염병이 급격히 확산되고, 의료시스템이 붕괴되고. 증시가 폭락을 거듭하는 뉴스를 접하면서 각성과 긴장의 수준은 높아진다. 계속되는 개학 연기로 학생들은 학교에 가지 못하고, 고3 학생들 역시 독서실에 기웃거려보지만, 집중은 안되고, 실내 감염을 우려해서 오래 머물 수도 없다.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으로 위축된 경제활동으로 매장에는 손님이 없고, 근로자는 고용불안과 실직의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수그러지는 듯하다가 다시 생기는 확진자의 행렬은 도대체 언제 끝나는 것일까? 어느 곳도 안전하지 않다는 생각에 국민들의 일상은 불안과 스트레스에 물들어가고, 무기력과 피로감이 몰려온다. 코로나로 인해 삶의 위기에 내몰린 사람들, 끝이 오기라도 하는 것일까? 눈을 감아도 잠들 수 없는 불면의 밤을 지새웠던 충무공의 마음도 현재의 우리와 다르지 않았을까?

 

코로나 감염 공포에 과잉각성된 불안상태를 진정시키기 위해서라도 잠을 푹 자는 것이 소중해지는 시기에 돌입했다. 잠을 잘 자면서 코로나로 바뀐 일상의 불편함을 견디고 우리가 가진 활과 칼을 점검하고, 우리 주변의 일상을 안전하게 지켜내며,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서서히 해야 하겠다. 반드시 끝이 나는 싸움이기에 그렇다. 위기 때마다 똘똘 뭉쳐 국난극복의 빛나는 역량을 발휘했던 우리 선조들의 유전자는 어디 가지 않는다. 투명하고, 민첩하게, 코로나 위기에 대처하는 대한민국의 모습이 지구촌의 다른 나라에게도 분명 도움이 되는 메시지를 들려줄 수 있을 것이다. 라인홀드 니버의 기도처럼, 바꿀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이는 평온을.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꾸는 용기를 그리고 그 차이를 구별하는 지혜를 주시기를 기도한다. 
 

사진_픽셀


무엇보다 수면부족이 초래하는 결과를 분명히 인식하고, (링크: 수면부족의 결과는 아뚱멍단) 이럴 때일수록 일상의 루틴을 사수하며 수면위생을 지켜야 한다. 

생체시계가 안전히 돌아가기 위해선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야 한다. 같은 시간에 밥을 먹는 규칙적인 생활이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생체시계를 위해선 오전의 빛 자극만큼이나 매우 중요하다. 늘어진 생활로 인한 과도한 낮잠도 피해야 한다. 송과체에서 멜라토닌의 분비가 적절하게 유지되기 위해선 낮동안 햇빛 노출로 주간각성상태가 유지되어야 하고, 밤에는 빛노출을 점점 줄이면서 자연스러운 이완모드로 진입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잠들기 전 스마트폰을 멀리 치우고, 깊은 호흡을 하면서 눈을 감는다. 스마트폰이 손에 닿지 않는 거리에 두고 잘 때에는 전원을 끄는 결단이 필요하다. 스마트폰을 보느라 각성된 채로 잠자리에 누워 있는 것은 조건화된 각성을 유지시키기에 불면증을 지속시킬 수 있다. 

셋째, 잠이 안 오면 잠자리에서 일어나 잠을 기다린다. 잠을 자려고 노력할수록 잠이 달아나버리는 청개구리 같은 잠의 속성을 이용할 필요가 있다. ‘잠이 안 오면 차라리 안 자고 말지’라고 적당히 잠에 대한 기대를 낮추고, 다른 이완 활동을 하고 있다면, 어느새 자연스럽게 잠이 스르륵 찾아오는 순간을 맞이할 수 있다. 

넷째, 카페인의 반감기를 고려할 때, 마지막 커피는 오후 2시가 적당하다. 달콤한 커피 한 잔이 어느 때보다 소중한 위안이 되지만, 과도한 카페인 섭취는 각성의 수준과 긴장과 불안을 높인다는 점을 꼭 기억할 필요가 있겠다. 

수면 위생을 지킨다고 깨어진 생체리듬이 바로 돌아오지는 않을 수 있으니 조금 마음의 여유를 갖고 건강한 수면습관을 배울 필요가 있다. 코로나로 바꾼 일상의 불편함을 받아들이되, 최적의 수면환경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충분한 수면시간을 확보하며, 적게 자더라도 깊은 잠을 잘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을 준비시키는 지혜로운 삶의 태도가 필요한 시점이다. 

 

실전 1. 이런 것 다 해봤어요. 잠이 안 와요.

그렇다면 병원에 가셔도 괜찮습니다. 생각보다 웬만해서 병원에 안 오려고 했는데, 잠이 안 온다고 오시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 

불면증의 원인을 찾고 해결하기 위해서는 불면증 발생 시기나 지속기간, 수면시간에 대한 정보, 교대근무 여부, 잠자리 환경, 코골이나 하지불안 증상, 음주력이나 약물 복용, 카페인과 각성음료 섭취 등의 추가 정보들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불면증에는 무엇보다도 불안장애나 우울장애가 동반된 경우가 많기에 정신건강의학과적인 평가가 중요합니다.

 

실전 2. 고민이 많아서 잠이 안 와요. 

어떤 고민인지 적어보세요. 잠자리에 들기 전에 고민을 정리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만약 그 고민이 실천을 통해 바꿀 수 있는 고민이라면, 그 해결방법을 정해보시고, 작은 것 하나라도 당장 실천해 보도록 해보세요. 그리고 어느 정도 고민해결의 윤곽을 잡았다면, 그 적은 고민을 칠판지우개로 지운다는 이미지를 그리면서 편안히 눈을 감아보세요. ‘코로나는 자고 싶다’ 자신만의 편안한 말로 되뇌어 주는 것도 좋습니다. 

 

실전 3. 잠이 안 와 술이 땡겨요. 

입면을 방해하는 요인에는 강한 불빛과 스마트폰, 카페인과 잠을 못 자는 것에 대한 파국적인 불안도 관여됩니다. 이런 요인을 찾아내 교정해보실 수 있도록 도움을 받아보시고 필요하다면 단기적으로 수면유도제 복용을 통해 안전하게 잠이 드는 것도 괜찮습니다. 알코올은 입면에 도움이 되는 듯하지만, 자주 깨게 만들어 깊은 잠을 못 자게 하고, 수면의 질을 악화시킵니다. 알코올은 내성이 생겨서 술을 점점 많이 먹어야 잠들 수 있기에 금주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전 4. 잠은 자긴 하는데, 개운하지 않아요.

수면 효율과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원인을 찾으셔야 합니다. 보통은 잠든 후 90분 동안 깊은 논렘수면이 이어지고 난 뒤 첫 번째 렘수면이 찾아오는데, 우울증이 있으면 첫 논렘수면의 질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우울증에서 첫 논렘수면의 깊이가 얕고 렘수면도 이보다 빨리 출현하는 경향이 관찰되는데, 항우울제는 렘수면을 억제하는 원리로 수면의 질을 개선시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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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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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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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2020-04-05 07:07:26

    나는 자고 싶다. 정말   삭제

    • 견자단 2020-03-28 09:38:09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이순신도 가슴의 근심가득하여 불면의 밤을 보냈던 것 인상깊네요. 전문의님 혹시 원문이 어떻게 되나요? 난중일기인가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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