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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ctor's Mail] 타인의 시선이 너무나 두려워요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승인 2020.08.18 03:08

[정신의학신문 : 신림 평온 정신과, 전형진 전문의] 

 

사연) 

원래는 사교성도 좋고 사람을 좋아해서 고등학교 때까지 회장, 부회장 놓치지 않고, 사람들 앞에 서는 것도 전혀 부담감 느끼지 않고 즐겼습니다.

그런데 고등학생 때 한 친구가 저의 모습이 신기했는지 항상 싱글벙글한 저에게 ‘그거 억지웃음이야? 아니면 진짜로 웃겨서 웃는 거야?’라고 물었습니다. 저는 멍해서 ‘그냥 웃겨서 웃는 건데?’라고 답했습니다.

그 후로 그 친구는 제가 웃을 때마다 저에게 이러한 질문을 해댔습니다. 제가 짝꿍과 대화하며 웃을 때 그 친구는 멀리서 저를 지켜보았습니다. 항상 그 친구가 의식되어서 웃는 표정을 지을 때마다 그 친구를 의식하게 되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웃을 때마다 얼굴에 경련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그 친구와 대화할 때는 물론 다른 사람들과 대화할 때도 표정 관리가 힘들어졌고 남들 다 웃는데, 저는 편하게 못 웃고 얼굴 근육이 마비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군대를 전역하고 대학 생활을 하고 있는 지금 발표공포증이 생겨서 사람들 앞에만 서면 얼굴이 새빨개집니다. 저는 그 친구가 정말 원망스럽습니다. 지금은 사람 만나는 게 정말 불편합니다. 제 어색한 표정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입니다. 근데 그 친구는 잘만 돌아다닙니다. 정말 원망스럽습니다. 이러한 자신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정말 힘듭니다.
 

사진_픽사베이


답변)

사연에 적어주신 문제를 볼 때 현재 사회불안을 경험하고 계신 것으로 보입니다. 

DSM에서는 사회불안을 “타인에게 면밀하게 관찰될 수 있는 하나 이상의 사회적 상황에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거나 불안해한다. 예로는 사회적 관계, 관찰되는 것, 다른 사람들 앞에서 수행하는 것(연설)을 들 수 있다.”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사회적인 상황에 노출될 때 부정적으로 평가될까 봐 두려워하고, 남들에게 부정적으로 평가받을까 봐 두려워하며 얼굴이 붉어지거나, 떨거나, 땀을 흘리는 등의 불안 증상을 보일까 봐 두려워하게 됩니다.

 

여러 가지 상황에서 문제가 발생하겠지만, 가장 핵심은 남들의 눈에 비친 내 모습이 어떨까 불안해하는 생각들을 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러한 생각들은 머릿속에서 언어나 이미지의 형태로 빠르게 스쳐 갑니다. 의도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닌 자발적으로 발생하는 생각이라서 이러한 문제를 자연스럽게 알아차리기는 어렵습니다. 

얼굴이 빨개지거나 어색한 표정을 보인다는 부분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일지에 대해 한번 생각을 해보셨으며 좋겠습니다. 이와 관련된 부정적인 생각들이 여러 가지 있을 것이고, 이에 대해 여러 방면에서 합리적인 평가를 하다 보면 어딘가 잘못되어 있는 생각들이 발견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들을 인지오류라고 부릅니다.

사연에서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오류들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내가 표정관리가 안 돼서 힘들어하는데 지나가던 사람들이 웃으면서 지나갈 때, 이게 내 표정 때문에 웃고 가는 것이라고 판단을 하는 상황을 개인화의 오류라고 합니다. 이는 자신과 무관한 사건을 자신과 연관 짓는 상황에서 나타납니다.

그리고 내가 얼굴이 붉어져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상황을 남들이 비웃을 것으로 판단하고 불안해하는 것은 독심술적 오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충분한 근거 없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추측하고 단정 짓는 상황에서 나타납니다.

이처럼 내가 신경 쓰는 상황에서 내가 습관적으로 하는 생각들이 나의 반응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지속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으며, 문제가 지속되면 자책이나 우울로 이어지는 것은 흔합니다.

 

문제가 심하지 않다면 내가 습관적으로 저지르는 인지오류들을 파악하고 이에 대해 확인해보면서, 합리적인 생각들을 찾아가면서 불편하지 않은 정도로 반응을 조절해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나의 생각과 반응을 구분해보고 이에 객관적인 시각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불편한 반응은 감소하게 됩니다.

문제가 심각한 경우에는 전문적인 상담기관을 찾아 객관적인 생각을 제시해줄 치료자와 함께 이러한 과정을 해 나가면서, 필요한 경우 우울감이나 불안감을 조절하기 위한 약물을 처방받을 수 있습니다.

적절한 방법을 찾아서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이겨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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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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