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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 증상 정리 부주의편 III - 지시 사항을 경청하지 못하고 역할 수행력이 떨어진다
김태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승인 2020.05.10 01:25

[정신의학신문 : 사랑샘터 정신과, 김태훈 전문의] 

사진_픽셀


3. 흔히 다른 사람과 대화 시 경청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 한 번 들어서 알아듣지 못해요.
- 부모 말을 듣지 않는 것처럼 보여요.
- 말을 해도 그때뿐이에요.

아이와 엄마가 내일 학교 갈 준비를 할 때 엄마는 아이에게 책상에 있는 필통을 가져다줄 것을 부탁한다. 이때 아이는 레고 조립을 하고 있거나 멍하게 앉아 있다가 건성으로 “네”하고 대답하고 하던 것을 계속한다. 다시 엄마는 “필통을 가져다 줄래!” 하고 부탁하지만 아이는 이런 모습을 되풀이한다.

결국 엄마는 아이의 이런 모습에 분노가 폭발하고 “넌 내 말을 듣는 거야!! 필통 달라고 엄마가 몇 번이나 말했니!!!!” 큰소리로 야단치고 그동안 참았던 것들이 한꺼번에 폭발하고 분이 풀릴 때까지 잔소리 혹은 심한 체벌을 하게 된다. 아이는 자신이 왜 혼나게 되었는지 영문도 모르고 그저 주눅 들고 시무룩하게 되고 엄마는 이런 아이 모습에 ’앗차. 내가 더 참았어야 하는데.‘ 하지만 이미 때는 늦은 상태가 된다.

이런 경우 대개 ADHD 아동들은 남의 말을 귀 기울여 듣지 못한다. 또한 지금 있는 상황이 어떤 상황인 것인지 자신의 생각에 빠져 잘 알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 엄마의 상승한 분노 게이지는 아이를 당황하게 만들어 불안감에 빠뜨리게 되어 아이는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객관적 사고 판단을 하지 못하게 된다. 이러다 보니 아이는 이런 상황을 회피하고 넘어가기 바랄 뿐이다.

이럴 때 아이에게 귀담아듣지 않은 것을 이야기를 하면서 아이 잘잘못을 가려봐야 아이 얼굴 표정은 마치 딴생각을 하는 것처럼 보이면서 ‘내가 무엇을 잘못했나.’ 하는 영문도 모르고 혼이 나고 있는 얼굴 표정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 이런 모습에 아이 엄마는 더욱더 답답하고 힘들게 되고 분노만 더 쌓이게 된다. 

 

4. 흔히 지시를 완수하지 못하고 학업, 잡일, 작업장에서의 임무를 수행하지 못한다.(반항적 행동이나 지시를 이해하지 못해서가 아니다.)

- 해야 할 일을 시작하는 것이 어려워 뒤로 미루면서 꾸물거린다.

이런 경우는 ADHD 아이가 해야 할 일들을 그때마다 제대로 하지 못하고 뒤로 미루는 소위 ‘꾸물거림’ 모습이다. 부모가 무엇인가 하기를 지시하지만 지시 사항을 끝까지 하지 않고 도중에 미리 포기하거나 숙제나 공부를 하더라도 하기 싫어 자꾸 뒤로 미루게 된다. 이런 행동들은 지금 시작해야 할 일을 자꾸만 뒤로 미루고 지연하는 것인데 이것은 무엇인가 해야 할 일들을 바로 시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물리학에서 정지 마찰계수가 운동 마찰계수보다 더 크고 ‘시작이 반이다.’란 말이 있듯이, 무엇인가 움직이려고 한다면 움직이지 않으려고 하는 큰 저항을 이겨내야 하고, 더 많은 집중력을 요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집중력이 부족한 ADHD 아동은 무엇인가 시작하는 행동이 늦고, 코앞에 닥쳐야 시간에 쫓기듯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모습은 학교에서 수업 시간에 나타나는데, 수업 시간 칠판에 수업 내용을 선생님이 적은 것을 다른 아이들이 반쯤 적었을 때 아이는 공책에 적기 시작하며, 특히 알림장을 적을 때 다른 아이들이 다 적었을 때에야 적기 시작해 시간에 쫓기다 보면 모음을 생략해 적고 문자도 빼먹고 적어와 어떤 내용을 적었는지 알아보기 힘든 경우를 보기도 한다. 

집에서 공부나 숙제를 할 경우 ADHD 아동은 시작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책가방에서 숙제할 것을 알기 위해서 알림장을 펼 생각을 하지 않으며, 공책과 책을 펴고 필통에서 연필을 꺼내 숙제를 하려고 하는 시간까지 무척 많은 시간이 걸린다. 이런 모습은 다른 여러 가지 일이나 수행을 할 때 더 두드려지게 나타나며, 이러다 보니 시작을 제대로 하지 못해 뒤로 자꾸 미루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일이란 것은 뒤로 미룰수록 시작하기 어렵고, 해야 할 일들이 더 많아지니 시작하기 더 어려워지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된다. 이러다 보면 분명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더라도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에 수행 능력이 떨어진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또한 수행 능력이 있더라도 시작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 누적되었을 때는 점점 많아지게 되는 수업과 학업에 쉽게 압도되어 자신의 수행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김태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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