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사랑샘터 정신과, 김태훈 전문의] 

 

부주의 증상은 나이가 어릴수록 잘 관찰되지 않고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 후 학업과 관련된 실행 능력이 필요로 할 때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초등학교 입학 전 아이가 ADHD 문제를 보일 때에는 과잉행동과 충동성 증상을 주된 문제를 보이지만, 초등학교 입학 후에는 부주의 증상을 더 많이 호소하게 된다.

성인 ADHD인 경우 과잉 행동보다 충동성을 더 호소하고, 충동성보다 부주의 증상을 더 많이 호소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현대 사회에서 적응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실행 기능이고, 이런 실행 기능에서 부주의 증상이 가장 많이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ADHD 증상은 부주의, 과잉행동과 충동성, 이렇게 크게 3가지로 나누게 된다. ADHD 아동이 보이는 증상을 정리하였을 때 3가지 분류 중 우세한 것이 어떤 것이 있는지에 따라 ADHD는 크게 부주의형 혹은 과잉행동/충동형으로 나누게 된다.

이러한 분류를 하였을 때 과잉행동/충동형은 비교적 쉽게 구분할 수 있는 특징을 보이지만, 부주의형은 외적으로 두드러지게 관찰되지 않는 특징을 보이고 있으므로 보다 더 세세한 관찰을 필요로 한다. 이에 따라 과잉행동과 충동성 증상을 외적 증상(external symptom)으로, 부주의 증상은 내적 증상(internal symptom)으로 나누게 된다. 

남자아이들은 외적 증상을 많이 보이고, 여자 아이들은 내적 증상을 더 많이 보이는 특징을 지닌다. 이에 따라 사춘기 전에는 남자아이들이 여자 아이들보다 ADHD 유병률이 높게 보이지만 사춘기가 지나게 되면 ADHD 유병률이 비슷해지는데, 사춘기가 지나면서 부주의 증상이 더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사진_픽사베이


부주의 증상은 나이가 어릴 때는 학업과 공부에 있어 고도의 수행 기능을 요구하는 작업이 없으므로 거의 문제시되지 않는다. 그러나 나이가 많아질수록 학업량은 더 늘어나고, 고차원적인 논리적 사고를 요구하는 상황을 겪으면서 부주의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지게 된다.

그중 지능이 높은 ADHD 아동은 다른 아이들보다 이해력이 빠르고, 수행 능력이 빠르고, 더 많은 multitask를 수행하는 능력을 갖추어서 부주의 문제점이 있더라도 불편함을 호소하지 않는다. 하지만 더 높은 사고력을 요구하게 될수록, 공부량이 많아지면서 더 많은 정보 처리 능력을 요구할수록 마찬가지로 부주의 문제를 보이기 시작한다. 시험에서 실수가 많아지고 숙제를 하기 싫어하고 학업에 문제를 보이기 시작한다. 이렇다 보니 ADHD의 주된 증상이 부주의 증상일 경우 발견이 늦기도 하고, 지능지수가 높은 아이일수록 보다 더 늦게 병원에 방문하게 된다.

 

앞서 이야기를 했듯이 부주의 증상은 내적 증상으로 눈에 잘 띄지 않는 특성을 보여, ADHD 아동 부모들은 부주의 증상보다 과잉 행동과 충동성에 더 초점을 둔다. 성인 ADHD 진료 시에는 주로 호소하는 것은 과잉 행동도, 충동성도 아니고 주로 부주의 증상이다. 그 이유는 실행 능력에서 문제를 느끼기 때문이다. 따라서 ADHD 치료 시 부주의 증상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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