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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ctor's Mail] 우울증으로 인한 기억력 저하, 회복될 수 있나요?
임찬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승인 2020.05.03 09:08

[정신의학신문 : 광화문 숲 정신과, 임찬영 전문의] 

 

사연) 

우울증 진단을 받은 지는 딱 2년 정도 되는 것 같고요. 약물치료는 끊은 지가 한 6달 정도 되는 것 같아요. 6달 전엔 건강염려증 등 강박장애도 있어서 그것에 대한 치료도 받고 있었고요.

이런 건 다 괜찮은데 정말 힘든 게 있습니다. 우울증 증상에 대해 호소하고 처음 치료할 때도 젤 힘들고 받아들이지 못했던 부분이 바로 사고력과 기억력 저하인데요. 제 나이가 만으로 19살밖에 되지 않았기도 하고, 말하고 글 쓰고 하는 것들에 대해 자신 있었기 때문에 더 그런지도 모르겠어요.

강점이라 생각했던 말하는 능력도 단어가 기억이 안 나고 단어 활용도 부분도 많이 떨어지면서 말이 정리가 안 되고 어버버 거리기 일쑤니깐 자꾸 이 부분에 더욱 집착하게 되더라고요. 매일 쓰던 단어도 어색해서 인터넷이 이 단어가 맞는지 찾아보고 공부 같은 걸 해도 예전처럼 사고도 안 되는 것 같고, 하루 전에 일어났던 일을 착각하거나 진짜 심했을 땐 방금 읽었던 문장을 까먹어서 몇 번이고 다시 읽기도 했습니다. 2년째 계속 집착하는 부분이고 어느 누구에게도 명확한 답을 받은 적이 없어서 매일이 불안한 것 같아요.

정확히는 제가 뇌기능이 정말로 돌아올 수 없을 정도로 영구적 퇴화가 되었는지 불안해하는 것 같아서 정말 그런 것인지 여쭤보고 싶어요.

만약에 고칠 수 있다면 왜 그런 건지,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 100% 예전의 상태로 돌려놓을 수 있는지 답변 부탁드립니다.
 

사진_픽사베이


답변)

안녕하세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임찬영입니다.

이전에 강박증, 건강에 대한 염려 등의 증상으로 치료를 받았다고 하셨네요. 고민되는 내용은 이전보다 사고하는 능력, 기억력이 떨어진 것처럼 느껴지는데, 어떻게 해야 좋아질 수 있는지 하는 것이네요.

 

뇌의 기능적인 장애에 의하여 사고력,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은 젊은 나이에선 드문 일입니다. 뇌의 기질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뇌의 기능의 장애가 나타나려면 수년 동안 증상이 점차적으로 나타납니다. 사고력, 기억력만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상 활동에서의 다양한 문제가 동반되어 나타납니다. 아마 질문자분은 이처럼 뇌의 변화나 영구적인 퇴화를 동반하는 질환은 결코 아닐 것입니다. 아마 심리적인 부분, 정신의학적인 문제가 현재의 어려움을 발생시킨 것이라면, 이 부분은 문제가 좋아지면 다시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유리창을 통하여 밖을 보는데, 유리창이 흐리면 밖도 흐리게 보일 수밖에 없는 법입니다. 강박증상 또는 건강염려증과 같이 맑지 않은 상태에서 주변을 바라보면 이전처럼 주변을 명확하게 인식하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생각이 다른 곳에 팔려있으니 집중을 하는 것, 사고하는 능력이 이전보다는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정신의학적으로는 우울, 불안의 상태에서는 집중력이 저하되는 것을 주된 증상 중의 하나로 인식합니다.

'강박적인 생각 - 집중력 저하 - 기억력 저하 - 일상 활동에서의 실수 - 부정적인 생각 - 강박적인 생각의 악화 - 집중력 저하...'

좋지 못한 사이클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증상이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이것이 다시 증상을 악화되는 사이클입니다. 이런 문제는 질문자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는 좋지 못한 도식입니다. 질문자분이 이런 사이클에 있지는 않을지 걱정이 됩니다.

 

원래 말하는 것, 글을 쓰는 것에 자신이 있다고 하셨어요. 아마 지금도 질문자분에게 그런 능력은 아직도 충분히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현재의 상태에서는 그것이 드러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부정적인 생각들, 스스로 잘하지 못할 것 같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이 좋은 장점이 드러나는 것을 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증상이 좋아지는 것입니다. 부정적인 생각, 강박적인 생각, 자신감의 손실 등과 같은 부정적인 증상들이 좋아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정에서 정신의학적인 적절한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자세한 사정은 모르겠지만 스스로 느껴지는 증상이 있다면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하여 이에 대하여 평가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또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큰 목표를 잡지 마시고 천천히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갑자기 어느 날 이전의 좋은 리듬이 돌아오는 것이 아닙니다. 천천히 책도 보고 작은 목표부터 해서 점차 목표를 늘려나가는 방법을 택하시길 바랍니다. 마라톤을 완주하기 위해서는 작은 거리부터 시작해서 점차 늘려나가곤 합니다. 이전처럼 하루아침에 잘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천천히 준비하고 점차 보폭을 늘려가다 보면 분명 어느샌가 이전의 좋은 리듬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 어린 나이이고 더욱 발전할 수 있는 나이입니다. 어려움을 통하여 더욱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임찬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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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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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봉찬우 2020-05-09 22:42:24

    사연을 읽고 너무나도 공감이 갔습니다. 너무나 힘들고 죽을 것만 같았던 고등하교 1학년 생활로 우울증이 찾아왔었습니다. 책 읽기가 취미인데 글이 잘 안 읽혔고 읽었던 부분을 다시 읽기 일쑤였고 심지어 비교적 친했던 같은 반 친구의 이름을 잊은 순간이 있었습니다. 이 글을 읽고 원인을 알 수 있게 되어 감사합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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