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황인환 전문의, 여의도 힐 정신건강의학과의원]

 

누군가 다가와 나에게 인사를 하는데, 낯설지 않은 느낌이 분명 아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름은 떠오르지 않았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이런 상황은 흔하게 나타납니다.

보통은 상대방의 얼굴을 보자마자 어렵지 않게 이름을 떠올릴 수 있지만, 가끔은 이름이 도무지 생각나지 않아 전두엽을 샅샅이 훑어야만 기억해낼 수 있습니다. 

왜 이렇게 이름을 떠올리는 것에 어려움이 생길까요?

 

사람은 이름을 기억하기 위해서 먼저 이름을 정확히 듣고, 뇌는 그 이름을 단기기억영역에 저장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그 이름은 장기기억으로 옮겨가 저장됩니다. 보통 우리가 누군가의 이름을 기억해낼 때, 이를 찾아낼 단서를 인지한다면 장기기억에서 관련된 정보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연령과는 상관 없이 인지력이 좋은 사람들도 단기기억 단계에서 정보가 저장되지 않았다면, 몇 분 전에 만났던 사람의 이름을 기억해내지 못할 수 있습니다. 혹은 주변이 어수선해 주의깊게 듣지 못했을 수도 있고 음주상태에서는 이름을 듣고도 해마에 저장되지 못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단기기억(해마)과 장기기억(안쪽 또는 앞쪽 측두엽)의 영역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일어납니다. 특히 장기기억에 문제가 발생하면 단서가 제시되더라도 기억을 끌어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억을 불러내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 경우는 시야가 좋지 않았다거나 전두엽에 문제가 있을 때 발생할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름을 기억하기 어려워합니다. 이런 현상은 알츠하이머나 다른 치매환자들에게도 흔하게 보이는 모습입니다. 

그렇다면 기억의 문제가 정상적인 노화에 따른 현상인지 치매 증상인지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요? 

나이 든 사람은 예전만큼 전두엽의 기능이 좋지 않아 누군가의 이름을 떠올리는 것이 힘든 일일 수 있습니다. 이처럼 단순히 노화의 결과로 나타나는 증상과는 달리, 알츠하이머를 앓는 경우에는 장기기억에 저장된 정보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는 정보를 아예 저장하지 못하거나 있던 기억도 지워졌기 때문에, 관련된 단서를 얻더라도 기억해낼 수 없습니다.

기억력 저하로 병원을 찾는 환자분들이 늘었습니다. 기억력 저하가 치매로 진행되지 않을까 걱정하시면서, 어떤 활동을 하면 도움이 될지 물어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고, 적극적인 두뇌활동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사회적으로 고립되지 않도록 주변 사람들과 교류하시기 바랍니다. 우울증에 걸리게 되면 기억력 감퇴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방법이 마땅치 않으시다면 각 지역의 치매 안심 센터를 방문하셔서 인지 프로그램에 참여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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