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불안이 일상에 방해가 될 때

[정신의학신문 : 황인환 여의도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최근 보고에 따르면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생과 치사율은 전 세계적으로 불안감을 높여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합니다. 현재 일자로 구글에서 COVID-19에 대해 묻고 답하는 글은 5억개 이상 생성될 만큼 초유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불안장애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출현하기 전부터 이미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정신건강 질환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옥스퍼드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불안장애는 정신건강 장애 중 가장 흔한 것으로, 2017년 조사연구 결과는 세계적으로 약 2억 8400만명의 사람들이 불안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추산합니다. 

불안장애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환경적 요인으로는, 어린 시절의 정신적 충격과 삶의 경험이 포함됩니다. 물론 유전적 요소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2015년 정신건강의학과 임상신경과학에 발표된 연구조사에 따르면 불안장애 발병의 30~50% 정도가 유전에 기인한다고 합니다.

공포와 관련된 뇌 부위로는 측두엽에 있는 변연계의 일부분인 편도체와 해마 등이 있습니다. 감정을 담당하는 편도체,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가 짝을 이루어, 공포를 느끼고, 공포 기억이 저장됩니다.

불안장애는 어린이와 성인 정서에 영향을 미치며, 심해지면 과도한 공포와 회피로 증폭될 수 있습니다. 불안장애의 예로는 공황장애, 범불안장애, 물질 또는 약물에 의한 불안장애, 분리불안장애, 사회불안장애, 의학적 상태에 의한 불안장애, 특정공포증, 광장공포증이 있습니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강박증(OCD)은 불안장애와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DSM-5에서는 불안장애가 아닌, 외상 및 스트레스 사건 관련 장애 그리고 강박 및 관련 장애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사진_픽사베이


정상적인 불안감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적절한 수면, 고른 영양 섭취, 규칙적인 운동 등이 도움이 됩니다. 취미생활이나 명상, 요가, 음악 감상 등 휴식 시간을 가지며 몸과 마음을 안정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무엇이 불안감을 촉발하는지 확인해 이를 조절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면 계획을 세울 것을 권합니다. 

비누로 30초 이상 자주 손을 씻고, 손으로 얼굴(특히 눈, 코, 입)을 만지는 것을 피합니다. 팔꿈치로 기침을 가리고,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집에 머무르는 등 위생관리에 신경 쓰는 것이 좋습니다. 발병이 활발한 지역으로 불필요하게 방문하는 것은 자제해야 합니다. 고용주는 근로자들이 집에서 일할 수 있도록 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규모 인원이 참가하는 모임을 연기하고, 가급적 사람이 많은 곳에 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때때로 불안감을 경험하는 것은 삶의 정상적인 부분입니다. 스트레스가 많은 상황에서, 불확실한 상황에서 또는 중대한 도전에 직면했을 때 일시적으로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실제 위협에 맞설 때 느끼는 불안과 공포의 감정은 생존 본능의 일부분으로, 변화된 상황에 적응할 수 있게 해주는 에너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나치게 불안이 커져 잘 해오던 일상을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라면, 정신건강의학과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무엇을 불안해하고 있고, 무엇을 걱정해야 하는지, 일상을 유지하는 수준으로 불안을 어떻게 관리할지 등을 같이 고민해보고, 필요하다면 약물처방(예: 항불안제, 항우울제, 베타 차단제)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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