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최치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Q. 에너지 드링크 섭취가 몸에 영향을 미칠까요? 

A. 많은 사람들이 에너지 드링크를 먹습니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너무 졸리니까 일이나 공부를 못할 것 같아서, 먹으면 조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목적에서입니다. 에너지 드링크를 포함해서 카페인이 포함된 음료들을 많이 마십니다. 일반적으로 커피에 많고, 녹차에도 많죠. 그래서 하나의 화학 성분이라고 말씀드리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화학 성분이기 때문에 몸에 영향을 끼치는 게 있겠죠.

 

Q. 카페인에 취약한 특성이 유전되나요?

A. 물론 유전성은 있을 것 같습니다. 모든 성분이 몸에 들어가면 ‘대사’라는 과정을 거치거든요. 그런데 대사를 하는 효소라는 것에 우리 유전자가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어떤 분들은 술 드시면 얼굴이 빨개지시는 분들이 있잖아요. 그런 것도 유전인 것처럼. 카페인에 대한 반응성, 취약성 같은 것도 유전의 영향이 있습니다.

 

Q. 카페인을 섭취하면 인지 기능에 어떤 영향이 있나요?

A. 카페인을 섭취하는 건 반응이 있고 효과가 있기 때문인데요, 지금까지 알려진 건 반응 속도를 조금 빠르게 하는 데에는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정말 학습, 장기 기억력까지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근거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여러 가지 기전이 있는데요. 어떤 사람들은 커피를 마시거나 카페인 음료를 마시면 인지 기능이 향상된다고 느끼는 사람들, 그렇게 설명하는 사람도 있을 거고요. 또 한편으로는 커피를 마시지 않았을 때는 금단 증상 같은 게 있을 수 있거든요. 약간 졸려한다든지, 조금 처진다든지, 그래서 금단 증상을 커피를 마심으로써 없애 주는 것 때문에 우리가 조금 각성하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는 거죠. 정말 인지 기능을 올려주는 것이 아니라, 금단 증상 때문에 떨어진 기능을 커피를 마심으로써 원래 상태로 만들어 준다는 연구 결과가 많습니다.
 

사진_픽사베이


Q. 마시던 커피를 갑자기 안 마시면 학업 성적에도 영향을 미칠까 걱정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어떤가요?

A. 소아 내부 연구를 따라보면, 대규모 연구가 있었는데, 카페인을 많이 마시는 사람이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잠자는데 조금 어려움이 있었고요. 또 한 가지 특징은 낮에도 많이 졸려한다고 합니다. 그게 어떤 식으로 설명을 하냐면, 낮에 졸리기 때문에 커피를 마시게 되고요, 커피를 마시니까 밤에 못 자게 되고요. 그럼 수면의 질이 안 좋아져서 낮에 또 졸게 되고요. 그러니까 또 커피를 마시게 되고, 이런 악순환을 갖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성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Q. 카페인을 어느 정도 섭취해야 중독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A. 커피를 안 마시면 손이 떨리는 사람들도 있잖아요. 물질에 대해서 일반적으로 중독이라고 하면 여러 가지 정의가 있겠지만, 특성 중에 내성이라는 게 있고, 금단이라는 게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처음에는 술 한 잔만 먹어도 취하는데, 나중에는 한 병을 먹어야지 취한다면, 똑같은 만족을 얻는 데 필요한 성분이 더 많아지는 겁니다. 처음에는 커피 한 잔만 먹어도 각성이 됐는데, 나중에는 커피 열 잔을 먹어야 한다면, ‘내가 너무 과량 복용했나?’ 이렇게 생각해 보실 수 있는 거고요. 또 하나는 금단이라는 게 있는데, 커피를 안 마셨을 때 너무 졸리다거나, 오히려 술을 안 마셨을 때처럼 손이 떨리는 그런 증상이 있다고 하면, 위험 신호로 생각하시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Q. 이러한 고민으로 내원하는 사람들도 있나요?

A. 커피 자체 때문에, 아니면, 에너지 드링크 때문에 일차적으로 오는 경우는 많지는 않습니다. 다만, 우리나라가 워낙에 경쟁이 심한 사회고 좋은 결과를 내야 한다는 강박이 있어서 사실 필요한 양보다 훨씬 많은 카페인을 섭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그러면 카페인을 섭취하지 않으면서 졸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커피를 마셔서 졸린 증상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잠을 못 자서 저희가 더 졸리다고 했었죠. 그러므로 커피라는 것은 그것을 없애주는 치유책이 아닙니다. 오히려 적당한 휴식과 수면을 충분히 취하면서 커피의 양을 줄이는 게 결과적으로는 장기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별히 졸음을 참는 방법이 있다는 것보다, 집중을 잘 할 수 있는 시간을 본인이 잘 알잖아요. 하루 종일 앉아 있다고 해서 집중하는 건 아니잖아요. 두 시간을 앉아있어도 집중을 잘 유지하는 친구가 있지만, 어떤 친구는 15분마다 스트레칭을 합니다. 자기가 어느 정도의 집중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파악한 다음에 거기에 맞춰 나눠서 하는 게 도움이 됩니다.

옳고 그른 건 없고요, 자기마다 생활 리듬이 다르므로 어떤 사람은 우리가 뭐 올빼미형이라고도 하고, 어떤 사람은 뭐 새벽형이라고 하나요? 그러므로 자기 타입이 어떤지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Q. 수면 규칙은 어떻게 세우는 게 좋을까요?

A. 햇빛을 쐬면 거기에 따라 우리가 우울증도 예방된다고 하고요. 또 햇빛을 쐬었을 때 멜라토닌이라는 성분이 수면 리듬을 잡아 준다고 하거든요. 그래서 해가 떴을 때 활동을 하고 해가 졌을 때 자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 정확한 시간은 사람마다 편차가 있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춰서 조금씩 조절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밤에는 충분한 수면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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