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전진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Q. 강박증에도 종류가 있나요?

A. 강박증도 분류하자면 굉장히 다양해요. 흔히 많이 느끼는 건 오염과 관련된 것이 있어요. 더러운 것, 청결함에 민감해서 계속해서 씻는다든지 하는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제 환자분 중의 한 분은 밖에 나갔다 들어오면 매연이나 미세먼지 때문에 옷이 더러우니까 항상 화장실로 바로 가서 옷을 다 벗고 샤워를 한 다음 새 옷으로 갈아입고나서부터 활동을 했어요. 

다른 강박증으로는, ‘확인’을 하는 것도 있겠죠. 예를 들면 문이 잠겼는지 다시 확인한다든지, 가스 불이 잘 꺼져 있는지 나왔다가 들어가서 다시 확인하고를 반복하는 경우도 있고요. 대중교통이나 택시를 타면 내릴 때 빠뜨린 건 없는지 한 번 정도는 확인할 수도 있는데, 택시를 못 가게 하고 계속 확인을 한다든지 그러는 경우도 있을 수가 있죠.

반복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어떤 상황에서 문을 닫을 때 몇 번에 걸쳐서 닫아야 한다든지, 자기만이 가지고 있는 룰이 있어요. 

그다음에 어떤 물건의 순서 같은 것들을 정확하게 놔둬야 된다는 강박증. 컴퓨터를 보면 어떤 분들은 바탕화면에 정말 아무것도 없는 분들도 있어요. 책 같은 것도 자기가 원하는 위치에, A라는 책은 첫 번째에 있어야 하고, B라는 책은 두 번째에 있어야 하고, 그러지 않으면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고 불안하다든지 그런 사례도 있고요.

그리고 모아 두는 행동. 예를 들면 예전에 있었던 책이라든지, 티켓이라든지, 팸플릿이라든지 여러 가지 것들을 계속 모아 놓고 못 버리는 거죠. 버리려고 하면 굉장히 불안하고. 그러다 보니까 계속 쌓여있고, 심하면 정말 TV에 나오는 저장 강박증처럼 막 쌓아놓는 경우가 있거든요. 정말 추억이 있는 물건은 사실 안 버릴 수도 있죠. 그런데 모든 것들을 그렇게 놔두면 방이 유지가 되겠어요? 계속해서 무언가가 쌓일 텐데. 그런 것들도 하나의 강박이에요.

생각이 계속 떠오르는 경우도 있어요.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이 노래를 들었는데, 그 노래 구절이 계속 머리에서 떠오르는 거예요. 집에 갈 때도 그 어떤 구절이 계속 생각난다든지. 

그리고 모서리 강박증 같은 것도 있어요. 예를 들면 책을 보면 책 끝이 뾰족하잖아요. 아니면 볼펜 같은 게 뾰족하면 눈을 찌를 것 같은 생각이 자꾸 드는 거죠. ‘저게 내 눈을 찌를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오래 집중하지 못하고. 그래서 심하면 책을 제대로 못 보거나 공부를 잘 못 하는 경우까지 있어요.

그래서 하나하나 살펴보면 주변에 여러 가지 상황들, 청결이라든지, 반복 행동이라든지, 확인이라든지 여러 가지 상황에서 강박증의 증상을 느끼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사진_픽사베이


Q. 이 다양한 증상들이 몇 개씩 같이 오는 경우도 있나요?

A. 네. 한 가지만 있는 경우도 있고, 몇 개 같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요. 이런 것들이 금방 고쳐지지 않거든요. 그러니까 본인은 굉장히 괴롭죠.

 

Q. 만나신 환자분들 중에 가장 빈도수가 높은 강박증은 어떤 유형인가요?

A. 주로 청결 관련된 경우가 가장 많이 있었고요. 다음으로는 뭔가 자꾸 체크하고 확인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제 환자분 중의 한 분은 입원하셨는데 1인실을 쓰셨어요. 그런데 밖으로 못 나오시는 거예요. 왜 못 나오냐고 했더니 아침에 청소하시는 분이 청소를 하고 그 문을 열고 나갔는데, 다른 사람이 문을 만져서 더럽다는 생각이 들고, 그분이 문을 만졌으니까 나는 이 문을 만지기가 힘들어서였어요.

 

Q. 주변에 그런 친구들 있으면 일부러 짓궂게 막 장난도 치고 그러잖아요. 깔끔함을 신경 쓰는 친구들 같으면 일부러 막 만지기도 하고 그러잖아요. 또 텔레비전에서 어떤 연예인 집에 방문했는데 냉장고를 열었을 때 그 오와 열이 딱 맞춰져 있는 음료수병 이런 걸 일부러 장난으로 흐트러트리고 막 그러더라고요. 그런데 심각한 사람들은 그런 걸 절대로 하면 안 되는 거네요.

A. 그렇죠. 그런 일을 겪는 본인은 굉장히 괴로울 수가 있는 거죠. 그리고 그러면 또 손을 또 씻게 된다든지 다른 행동을 또 하게 되니까 본인은 점점 더 불편하게 되는 거죠. 다른 사람에겐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그 사람에게는 굉장히 힘든 일이 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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