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광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Q. 양극성 장애, 조울증은 치료가 평생 간다고 봐야 하는 거잖아요. 어떻게 유지를 해야 하는 걸까요?

A. 양극성 장애는 각각의 시점마다 사용하는 약물의 용량이나 종류도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내가 이 시점에서 ‘내가 조금씩 기분이 우울해져 가는 것 같아요.’ ‘에너지가 떨어져 가는 것 같아요.’라는 걸 본인이 캐치해내면서 병원에 와서 의사 선생님과 상담하면서 다시 조절하고, ‘내가 기분이 조금씩 뜨는 것 같아요.’ ‘요즘 밤에 잠을 못 자는데 피곤하지가 않아요.’라면서 약간 올라갈 때 본인이 캐치하고 의사랑 상의해서 더 나빠지는 걸 예방하기 위해서 약물을 조절해 나가는 식으로 의사와 환자가 같이 상의해 나가면서 치료를 해나가는 게 중요해요.

의사가 환자를 면담하면서 여러 가지 증상을 파악할 수 있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것을 파악하기 때문에 드러나지 않은 증상을 놓칠 수 있거든요. 환자분께서 본인 자신을 파악해 나가면서 정확한 정보를 의사한테 주는 것도 중요하고요. 그것을 바탕으로 의사가 적절한 처방을 통해서 증상이 관리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중요하죠.

 

외국이나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도 양극성 장애 환자분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비약물적인 치료로 활용하시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병행이 필요하다는 거죠. ‘비약물적 치료를 통해서 양극성 장애를 고칠 수 있습니다.’가 아니고요. ‘비약물적 치료를 통해서 환자가 약물적 치료를 안전하게, 그리고 증상의 재발 없이 잘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라는 의미일 거 같거든요.

프로그램 내용을 보면 자기의 병에 대한 정확한 이해, 조증기에는 어떤 증상에는 나타날 수 있고 초기 증상으로 어떤 것들이 있을 수 있고, 심할 때는 어떤 증상이 있을 수 있고, 우울기 때는 어떻고, 각각의 조증기, 우울증기, 혼재성 삽화기 등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약물에 대한 정보까지도 교육을 하도록 되어 있어요.

그래서 환자가 본인이 먹는 약에 대해서 충분히 알고 그 약이 가질 수 있는 부작용까지도 아는 거죠. 왜냐하면, 이 약물 중 상당 부분은 물론 용량이 낮아질 수는 있겠지만, 꽤 오랜 기간 때에 따라서는 평생 드셔야 할 수도 있거든요. 내가 평생 먹어야 할지 모르는 약에 대해서 환자분 자신도 정확하게 이해하고 알고 있는 게 중요한 거죠.

양극성 장애의 특징은 젊은 나이 때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청소년이나 청년층, 20대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우울 증상 중에서 상당히 어린 나이에 발생하는 우울증의 경우에는 양극성 장애의 우울기일 가능성이 더 높아요. 젊은 사람들의 경우에는 자기 병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고 싶어 해요. 특히나 오랫동안 관리하면서 일상생활을 전혀 지장 없이 영위하기 위해서는 이 치료라든지 이 병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고 지내는 게 병의 관리에 있어서 더 중요한 것이라고 볼 수 있죠. 

 

Q. 주변 사람들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A. 조증기인 경우에는 본인도 잘 못 느끼는 경우가 많아요. 왜냐하면, 본인의 성향이라고 생각할 수 있고, ‘난 지금 컨디션이 아주 좋다.’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그런 부분들에 제삼자의 의견, 나의 주관적인 판단이 아니라 객관적인 의견을 도움받을 수 있는 것도 중요하고요.

우울증기일 때는 에너지가 떨어지기 때문에 자꾸 활동을 안 나가려고 해요. 그렇기 때문에 진료를 안 가시려고 하는 경우도 자주 있습니다. 의욕이 떨어지고 다 귀찮은 거죠. 병이 나빠진다는 걸 알면서도 ‘아, 나가기 싫어’ 이렇게 될 때, 가족들이 옆에서 응원해 주고 ‘병원 가서 진료 한번 받아보자’ ‘아무래도 우울기가 다시 시작되는 것 같아’라고 권유해 주시고 도와주시는 게 중요할 수 있습니다.

제일 중요한 건 양극성 장애는 관리만 잘 받으면 일상생활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고 오히려 성취도가 더 좋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가족분들이 ‘너는 정신과 다니고 있으니까’ ‘너 지금 약고 있으니까’ ‘너 조금 힘들잖아.’ 이렇게 자꾸 환자 취급을 하는 건 분명히 안 좋죠. ‘너는 관리가 잘 되고 있고 일상생활하는 데 지장이 없으니까 사회생활할 때 주눅 들지 말고 열심히 해봐.’ 이렇게 응원해 주시는 역할이 중요합니다.
 

사진_픽사베이


Q. 환자분들이 사회생활을 할 때 나에게 이러한 질환이 있다는 것을 오픈하는 편인가요? 

A. 지금 사회적으로 공황장애는 대중에게 장벽이 많이 완화되었어요. 그래서 공황장애 환자라고 밝히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공황장애가 있어서 진단서를 떼어서 병가를 쓰는 것 등에 대해서 거부감이 많이 줄어들었죠. 하지만 방송에서 사실은 ‘제가 양극성 장애가 있어요.’라고 얘기하는 거 들어본 적 없으시죠?

양극성 장애는 일상생활을 다 할 수 있어요. 관리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잘 하지 않죠. 그 이유는 일반 대중이 가지고 있는 양극성 장애나 조울증 그리고 정신과 질환 전체에 대한 인식이 아직은 스티그마(낙인)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사회생활하는 데 어려운 질환이 아니라 관리만 잘하면 일상생활하시는 데 지장 없이 지내실 수 있기 때문에 ‘주변에서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가 없어요.’라고 알려드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조울증으로 고민이신 분들이 계실 거예요. 그런 분들을 위해서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A. 조울증의 유병률은 꽤 높습니다. 전 인구 중의 2.5%, 그리고 잠재되어 있는, 다르게 오진됐던 환자분들까지 합하면 훨씬 더 많거든요. 그러면 100명 중의 한 5명 정도까지도 경우에 따라서 그 이상까지도 양극성 장애를 가지고 계실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죠.

예전에는 양극성 장애가 조현병이나 다른 우울증으로 오진되면서 치료가 어려웠지만, 이제는 정확한 진단과 치료로 일상생활하는 데 전혀 지장 없고요. 그리고 관리만 잘 받으시고 본인께서 능력 발휘를 충분히 하실 수 있다고 한다면 과거의 위인들처럼 성취도도 낼 수 있거든요. 환자분들께서 내가 이걸 어떻게 하면 정확히 치료받고 관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초점을 두고 생활을 해나가고 진료를 받는다면 더 건강한 생활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광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마인드랩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경북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박사,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교수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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