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전진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Q. 강박증이라는 이야기는 우리가 흔히 들을 수 있잖아요. 강박증의 정확한 정의가 어떻게 될까요?

A. 강박증을 쉽게 말하면, 어떤 행동을 계속해서 하지 않으면 굉장히 불안하고 힘들어서 그걸 반복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것을 모두 강박증이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예를 들면 외출을 하는데 갑자기 집에 가스불을 켜 놓고 나왔다거나 문을 안 잠그고 나왔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한 번 정도 확인해 보는 건 괜찮을 수 있는데요. 강박증의 경우 몇 차례나 계속 확인을 해요. 

약간의 강박은 일상생활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어요. 꼼꼼하다고 판단되기도 하고, 사람들이 “저 사람은 좀 완벽하구나” 이렇게 생각을 할 수도 있는데, 이런 것들이 정말 지나쳐 버리면 일상생활에서 정말 힘들어지고, 그럼 주변 사람들도 힘들고, 본인도 힘든 상태가 돼요. 너무 심해지면 질병이 되는 거죠.

유병률은 사실은 한 2~3% 정도 된다고 하는데요. 강박증 자체가 본인이 불편해도 ‘이건 정말 병이 아니다’ 생각을 해서 상담을 받지 않는다거나 병원까지 오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실제로 주변에 잘 찾아보면 정말 강박증이 심한데도 불구하고 병원에 가지 않는 분들도 종종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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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럼 보통 어떠한 사람들이 강박증에 걸리기 쉬울까요?

A. 아무래도 꼼꼼하거나, 뭔가 집착하거나 이런 분들이 조금 더 잘 걸릴 수는 있을 거 같습니다. 예를 들면 약속시간이 있는데, 일반 사람들은 20분 준비를 한다고 한다면 강박증이 있는 분들은 더 많이 준비해야 하거든요. 나가려고 해도 뭔가 체크해야 될 것들도 많고, 챙겨야 할 것도 많고, 확인도 많이 해야 하니까 모든 게 느려지게 돼요.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뭔가 남들과 다른 영역이 있는 경우가 있어요. 예를 들면 청결한 게 문제가 되는 사람 같은 경우에는 엘리베이터를 탈 때 더러운 게 묻어 있으면 이용을 하지 못하기도 해요. 실제로 제 환자 중에는 다른 사람 탈 때만 엘리베이터를 탄다고 해요. 1, 2, 3, 4층 버튼이 엄청 더러운 거잖아요. 이 사람도 만지고, 저 사람도 만지고. 그래서 다른 사람한테 눌러달라고 부탁을 하는 거죠. 당사자는 사실은 굉장히 괴롭습니다.

 

Q. 텔레비전에서 보면 필요 없는 것들을 잔뜩 모으고 이러는 것도 강박증인가요?

A. 그렇죠. 저장 강박이라고 할 수도 있죠.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이 영화티켓을 모은다고 하면 의미 있는 티켓을 모을 수도 있잖아요. 첫 데이트 티켓이라든지. 그런데 영화를 볼 때마다 모든 티켓을 다 모으고, 그게 없어지면 굉장히 불안해하고, 결국은 집에 엄청 쌓일 거 아니에요. 이런 것들은 강박이라고 볼 수가 있는 거죠.

 

누구나 약간의 강박은 가지고 있지만, 이게 조금 더 심해지고, 주변 사람들한테 피해가 되고, 내 일상생활에 문제가 생긴다고 하면 상담을 받아야 하는 강박증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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