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칼럼 교육/육아 육아·교육
우리 아이 적절한 스마트폰 사용법
김영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승인 2019.12.01 00:00

[정신의학신문 : 김영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우리 일상에서 스마트폰은 없어서는 안 될 도구가 되었습니다. 스몸비(스마트폰+좀비)란 말이 생겨날 정도로 길을 가면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걷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아이들도 자라면서 스마트폰에 푹 빠져 지내게 됩니다.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느라 부모와 씨름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요즘은 초등학교 저학년들 사이에 성희롱으로 학교폭력위원회에 고발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이들을 면담해 보면 한결같이 유튜브를 보고 호기심에 따라한 행동이라고 합니다. 장래 유명한 유튜버가 되는 것이 꿈이라는 아이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런 일이 생기면 부모들은 무척 당황하게 되지만, 막상 내 아이가 언제부터 스마트폰을 사용해야 하는지, 유튜브를 비롯한 콘텐츠들을 감당할 수 있는 나이가 몇 살인지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부모들은 많지 않습니다.

학생들뿐 아니라 영유아들도 스마트폰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아기들에게 스마트폰을 보여주어도 문제가 없는지 보여준다면 얼마나 보여주어야 하는지도 고민해야 할 문제입니다.

 

영유아기에는 스마트폰을 얼마나 보여주어야 하나요?

1997년 인터넷이 등장한 후로 아이들은 이전 세대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이들을 ‘넷 세대’라고 부릅니다. 2000년 이후로 스마트폰이 일상화되면서 이 시기에 태어난 아이들은 ‘스마트폰’ 세대로 불립니다. 스마트폰의 급속한 사용으로 영유아기 어린이들의 스마트폰 사용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기들은 스스로 조작이 가능하고 또 쉽게 몰두할 수 있는 스마트폰 콘텐츠에 푹 빠지게 됩니다.

이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환경에서 아이들의 발달에 스마트폰은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통한 영상 시청이 유아들에게 끼치는 영향에 대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미디어 시청이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스마트폰 사용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면으로 디지털 미디어가 아이들의 논리 및 문제 해결 등의 집행 기능(executive function)을 촉진하고, 자기 조절 및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며, 어린이들이 지시를 따르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소아과 의학회(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의 권고와 같이 다음과 같은 가이드라인은 반드시 지켜져야 합니다.

* 생후 18개월 이전에는 스마트폰뿐 아니라 티브이 등 스크린 노출을 절대 피해야 합니다.
* 생후 18~24개월에는 부모가 골라서 양질의 프로그램만 보게 하고 반드시 부모가 함께 봐야 합니다.
* 2~5세에는 스크린 노출 시간을 하루 1시간으로 제한합니다.

 

사진_픽셀

 

유아기에 스마트 폰에 지나치게 노출되면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 스마트폰에 일찍 노출된 아이들은 뇌 발달이 늦어집니다.

최근에는 유아기(2~5세)에 스마트폰, TV, 태블릿 컴퓨터 등에 너무 많이 노출되면 아기의 뇌 기능 발달이 늦어진다는 새로운 연구결과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스크린 노출 시간이 길어질수록 뇌 발달 속도가 느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이들의 뇌 발달에는 ‘결정적인 시기(critical period)’가 있어 이를 놓치는 경우 나중에 만회하려면 무척 힘들어집니다. 스크린을 통한 자극은 수동적이고 이차원적인 자극입니다. 영유아기에는 오감을 통한 여러 가지 자극이 필수적입니다. 
 

둘째, 아기들의 뇌는 태어나서 3세 때까지 기본골격과 회로를 만들어 가기 때문에 스마트폰 시청 대신 다양한 운동과 신체자극놀이가 필요합니다.

요즘은 아기들도 스마트폰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아기들은 두 손가락으로 자신이 원하는 영상을 쉽게 찾아낼 정도로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하지만 영상을 통한 시각이나 청각 자극만 계속 준다면 아기의 뇌는 골고루 발달하는 기회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영아기는 몇 가지 기능을 키우기보다는 뇌 전체 용량을 키워나가야 하는 시기입니다. 두뇌 용량은 다양한 운동과 신체자극놀이를 통해 커집니다. 뭔가 하나에만 집중하다 보면 용량이 커지지 못한 채 한 가지 기능만 발달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뇌는 자라서도 필요한 많은 정보를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지금 당장은 스마트폰으로 접한 정보에 익숙해 똑똑해 보이지만 자라서는 오히려 인지발달이 불리해집니다.
 

셋째, 뇌 발달에 가장 중요한 것은 양육자와 신체 접촉을 하는 애착놀이입니다.

영유아 시기의 아기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와 애정을 주고받는 놀이를 하는 것입니다. 안정된 애착은 부모가 매일 아기와 즐거운 마음으로 놀아주고 자주 안아주고 뺨을 비비는 등의 스킨십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부모에게 적절한 자극을 받지 못하면 아이들은 반응이 없고 우울해하며, 신체발달과 지능발달을 포함하여 모든 발달이 늦어집니다. 아이가 발달이 늦거나 반응이 없다고 병원을 찾는 경우 아기들이 엄마 손길보다 영상물에 지나치게 노출된 경우가 많은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만약 스마트폰을 사준다면 몇 살에 사주어야 하나요?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스마트 폰을 사주는 가장 큰 이유는 다른 아이들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 아이도 사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아이가 스마트폰 없이는 친구들과 놀 수 없기 때문에 사달라고 조르기 때문입니다. 부모들이 알아야 할 사실은 스마트폰을 몇 살에 사주어야 하는지, 그리고 사용 시간을 얼마나 제한해야 하는지와 유튜브 등 콘텐츠들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입니다.
 

* 스마트폰을 몇 살에 사주어야 하나요? 

최근 미국에서는 ‘스마트폰을 15세(중학교 2학년)에 사주자’는 부모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모두 그 나이에 스마트폰을 가지게 된다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해서 따돌림을 당하거나 하는 일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15세가 되면 뇌 발달상 옳고 그름의 판단을 스스로 할 수 있게 되고, 도덕심 윤리의식도 생기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분별 있게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은 늦게 사주면 사줄수록 아이에게 이롭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국계 프랑스인 세드리크 오(37세)는 프랑스 마크롱 내각의 디지털경제부 장관입니다. 그는 어린 시절 집에 티브이가 없었다고 합니다. 뇌의 휴식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고 대신 온 가족이 책을 읽고 대화했다고 합니다. 

아이들은 영상물에 노출되는 대신 책을 읽고 대화하는 것이 인성발달에 도움이 됩니다. 티브이나 스마트폰을 보는 것보다는 부모와 함께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책을 읽는 것이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에 더 도움이 되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일입니다. 
 

*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어떻게 조정하나요?

만약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사주기로 합의를 했다면 온 가족이 함께 ‘스마트폰 사용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스마트폰을 언제 얼마나 사용할 것인지 하는 계획을 부모가 아이들과 같이 세워야 합니다. 

만약 스마트 폰으로 게임하기를 원한다면 이에 대해서도 사용시간과 장소에 대해 함께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계획서를 작성해서 매일 함께 체크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사실 부모는 아이들과 사용시간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줄 때는 노련한 협상가가 되어야 합니다. 부모들은 아이들의 스마트폰 사용에 대해 이미 감정적으로 너무나 걱정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이런 마음이 전달되면 아이들은 스마트폰 사용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거나 문제가 생겨도 부모에게 속마음을 잘 털어놓지 않게 됩니다. 상이나 처벌의 대가로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운전면허를 딸 때에는 운전에도 익숙해야 하지만 지켜야 할 규칙을 잘 숙지해야 합니다. 스마트폰을 사줄 때도 이 같은 규칙을 아이와 함께 정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무례한 말을 하지 않기, 다른 친구를 따돌림시키지 않기, 욕설하지 않기)
 

* 스마트폰은 교육적(지식, 정보 취득)이고 재미있고(엔터테인먼트) 사람들과 소통하게(커뮤니케이션) 해주는 놀라운 도구입니다. 

부모들은 “새로 생긴 스마트폰이 아이의 삶에서 이 3가지 중 어떤 역할을 하기길 바라는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아야 합니다. 

아이가 어떤 콘텐츠에 흥미를 가지는지 아이가 소화하기 힘든 내용을 너무 자주 보고 있지는 않은지 끊임없이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만약 아이가 불안이나 우울에 취약한 성향이라면, 스마트폰을 통해 전달된 다른 사람들의 불행한 삶에 크게 영향을 받고 극단적인 행동을 모방할 수도 있습니다. 산만하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은 게임에 푹 빠지게 되는 성향을 보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 부모 자신은 스마트폰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스스로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다’란 말이 있습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모든 행동을 거울처럼 보고 따라 한다는 것입니다.

부모의 스마트폰 사용 행동은 대한 자녀들의 모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에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부모가 스마트폰을 쓰며 아이에게 말하는 것과 식사시간에 전화를 끄고 아이와 얼굴을 마주 보고 말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부모는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사주기 전에 아이와 한 약속을 자신도 잘 지키고 있는지 자신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지금 부모들은 역사상 최초로 스마트폰 문제를 고민해야 하는 부모 세대입니다. 분명한 사실은 부모의 행동이 아이들에게 가이드라인이 된다는 것입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에는 절제가 필요합니다. 미디어 사용 시간을 줄이고 그 시간에 운동하기, 가족과 함께 시간 보내기, 책 읽고 대화하기, 친구들과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기를 통해 아이들이 균형 있고 건강한 뇌 발달을 이루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김영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저작권자 © 정신의학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1
전체보기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인터넷신문윤리강령이메일무단수집거부CONTACT
(주)정신건강연구소  |  정신의학신문  |  사업자등록번호: 105-87-08929  |  등록번호 : 서울, 아03874  |  등록일자 : 2015년 8월 25일  |  발행·편집인: 박소연
서울 종로구 옥인동 자하문로 17길 보광빌딩 12-10  |  대표전화 : 070-7557-9104  |  팩스 : 02-320-60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선우
Copyright © 2019 정신의학신문-의사들이 직접 쓰는 정신 & 건강 뉴스.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 Back to Bott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