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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왜 거짓말을 할까?
김영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승인 2019.09.21 04:02

[정신의학신문 : 김영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초등학생인 아이가 새 학기 회장 선거에서 회장으로 당선되었다고 큰소리로 부모에게 자랑을 했습니다. 부모는 기쁜 마음에 할머니, 할아버지와 주위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모두 알렸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알고 보니 이 모든 것이 아이가 꾸며낸 거짓말이었습니다. 부모는 아이의 거짓말에 속은 것이 분하고 화가 나서 아이에게 ‘거짓말하면 경찰이 잡아간다, 사기꾼이 되어 교도소에 갇히게 된다.’라며 아이를 나무랐습니다.

아이는 어떤 생각으로 이런 거짓말을 했을까요? 그리고 만약 내 아이의 거짓말을 알게 된다면 부모는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요?

내 아이가 거짓말할 때는 부모들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1. 아이의 나이를 먼저 고려합니다.

아이들은 왜 거짓말을 하게 되는 걸까요? 아이들이 거짓말할 때는 가장 먼저 아이의 나이를 고려해야 합니다. 나이에 따라 거짓말을 하는 이유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 0-3세 아이들
: 이 시기의 아이들은 일상의 모든 것을 부모에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 나이의 아이들은 설사 아이들이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 보여도 단지 말실수이거나 자신을 보호하려는 본능에서 나온 말이 대부분입니다. 진실을 속인다는 의미의 거짓말은 할 수 없는 나이이기도 합니다.

* 3-5세 아이들
: 이 시기에는 산타 할아버지나 괴물, 귀신의 존재가 실제 한다고 믿고 상상력을 마음껏 키우는 나이입니다. 놀이에서 상상력을 발휘하는 나이입니다. 유아기에는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것이 서툴고, 옳고 그른 것을 구분할 수 있는 사고력도 부족합니다. 따라서 아이가 사실을 다르게 말했다면 거짓말이라고 하기보다는 아이가 어떤 생각으로 그런 말을 했는지 아이 마음을 제대로 읽어주어야 합니다.

* 6-10세 아이들
: 이 시기의 아이들은 거짓말을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알게 됩니다. 집이나 학교에서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는 교육도 충분히 받은 상태입니다. 이런 과도기를 거치기 때문일까요. 사실 이 시기는 아이들이 새빨간 거짓말을 가장 많이 하는 시기입니다. 하지만 이 시기의 거짓말도 아이의 마음을 읽고 도덕교육을 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거짓말과 관련된 교육적인 동화인 ‘벌거벗은 임금님’, ‘늑대와 양치기 소년’, ‘피노키오’를 아이와 함께 읽어보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 10세 이후의 아이들
: 이 시기에는 진실과 거짓을 완벽히 구분할 수 있는 나이입니다. 그리고 언제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사회생활을 통해 철이 들고 거짓말이나 나쁜 짓을 하는 것이 오히려 자신에게 해가 된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10세 이후 아이들은 거짓말하는 횟수도 점차 줄어들게 됩니다.

 

사진_픽사베이

 

2. 아이들이 거짓말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대부분 부모들은 아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가지기 위해서나,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회피하기 위해서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거짓말을 하는 심리는 다양합니다.

* 호기심으로 새로운 행동을 해 보는 것
: 아이들은 몸으로 부딪치며 많은 것을 배워갑니다. 특히 호기심이 많은 아이들은 거짓말을 하면 부모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그것이 왜 나쁜 것인지 경험을 통해 알고 싶어서 거짓말을 실험적으로 해 보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 자존감을 높이고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 다른 사람들 눈에 띄고 또 멋져 보이기 위해 마치 영화의 주인공인 양 자신을 멋지게 포장하여 말을 꾸며내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 어려움이 있는데도 ‘나는 괜찮아’하는 아이들
: 이 아이들은 다른 사람들 눈에 띄는 것을 오히려 부담스러워합니다. 우울하거나 정서적으로 불안한 아이들이 이런 거짓말을 합니다.

* 충동적으로 거짓말하는 아이들
: 주의가 산만하고 충동적인 아이들은 생각하기 전에 말을 먼저 내뱉기 때문에 항상 거짓말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 아이들은 진실을 이야기하기에는 지나치게 충동적이어서 반사작용으로 거짓말을 하는 것입니다. 이 아이들은 거짓말보다 충동성이 문제라고 보아야 합니다. 따라서 충동을 자제할 방법을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 경우
: 다른 사람의 감정을 고려해서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엔 이런 하얀 거짓말이 대인관계상 적절한가를 먼저 살펴보아야 합니다.

 

3. 화를 내거나 겁을 주는 행동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만약 아이에게 거짓말을 했다고 소리 지르고 야단치면 아이는 무섭고 두려운 마음에 솔직하게 말하기가 힘들어질 것입니다. 아이의 입장에서는 거짓말보다 부모의 감정과 반응이 더 중요하게 받아들여지기 때문입니다. 아이는 부모의 눈치를 보느라고 또 다른 거짓말로 둘러댈 수도 있습니다. 일단 화를 자제하고 아이와 차분히 그 일에 대해 대화해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또한, 부모는 아이에게 어떤 모범을 보이고 있는지 스스로 돌아보아야 합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일거수일투족을 보고 모방하면서 자랍니다. 부모의 정직한 행동이 아이들에게 모델이 되어야 합니다. 목욕탕에서 할인을 받으려고 나이를 속이지는 않는지, 물건을 사고 잔돈을 더 많이 받았거나 할 때 부모 자신이 어떤 행동을 보이는지 자신을 돌아봐야 합니다.

 

4. 질문하는 방식을 바꾸어 아이가 거짓말로 대답하지 않게 합니다.

부모들은 대개 아이가 숙제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면 ‘너 숙제를 했니?’라고 묻게 됩니다. 이런 질문은 쉽게 거짓말로 답하게 만드는 질문입니다. 만약 아이가 숙제를 하지 않았다면 ‘너 숙제를 했니?’라고 묻지 말고 ‘숙제를 언제 할 생각이니?’라고 물어야 합니다. 저녁 식사 뒤에 할 것인지, 지금 하는 일을 마치고 할 것인지 등으로 물어보면 아이는 말을 꾸며낼 필요 없이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사진_픽사베이

 

5. 아이가 거짓말로 회피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봅니다.

모든 아이들은 때로 거짓말을 합니다. 아이들의 거짓말은 대부분 악의가 없고 순간의 어려움- 씻으라고 했는데 씻지 않았거나 숙제를 하지 않았거나-을 회피하고 부모에게 꾸지람을 듣지 않으려는 의도에서 시작됩니다. 따라서 아이의 거짓말을 알게 되면 ‘거짓말이 아닌 사실대로 이야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고 말해주고 거짓말로 회피하려는 것-부모에게 야단맞지 않거나, 부모의 칭찬을 받으려고 한 거짓말-을 부모가 해결해 줄 수 있다는 믿음을 주어야 합니다.

 

6. 습관적인 거짓말을 병적으로 하는 건 아닌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이유 없이 상습적으로 거짓말을 반복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이 아이들은 대개 도벽도 있고 공부에도 흥미가 없는 아이들입니다. 모든 아이들은 때때로 잘못된 행동을 합니다. 하지만 어떤 아이들은 자주 화를 내고 욕을 하고 거짓말을 하고 남의 물건을 훔치는 행동도 합니다. 이 아이들은 자기중심적이며 타인의 감정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진실을 이야기하지 못합니다. 이런 경우 반항장애나 품행장애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성격 문제로 병적 거짓말을 반복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모든 것을 자기중심으로 생각하는 자기애적 성격을 가진 아이들은 병적인 거짓말을 합니다. 이 아이들은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신뢰를 받기 어렵습니다. 

 

7. 아이들의 도덕성은 나이가 들면서 자라게 됩니다.

아이들은 옳고 그른 것을 구분하는 능력을 지니고 태어나지 않습니다. 도덕성이란 나이가 들면서 키처럼 자라는 것입니다. 아이들의 도덕발달을 연구한 콜버그(Kohlberg)에 따르면 인지가 발달된 12세 이후 아이들에게는 상과 벌보다는 적절한 도덕적 딜레마에 직면하게 해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도덕발달에 더 도움이 된다고 했습니다. (예: 암에 걸린 아내를 위해 돈이 부족한 A는 B 약사에게 부탁해 보았지만 거절당하고 결국 약을 훔치게 되었다. A, B의 행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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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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