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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ctor's Mail] 정신과 진료기록 때문에 진료 받기가 꺼려집니다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 승인 2019.08.31 07:26

[정신의학신문 :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사연) 

13년도에 입사하면서 진료기록 열람 및 샤본발급 동의서, 진료기록 열람 및 사본 위임장을 작성했던 것 같습니다. 이 서류가 뜻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건강검진 결과를 회사로 송부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서류인가요?  이 서류로 제가 다니는 회사가 국민보험공단을 통해서 어느 병원을 다녔는지 알 수 있나요?

또한, 정신질환자가 법적으로 근무해서는 안 되는 직업 리스트 이런 거 알 수 있는 곳 없을까요? (예를 들어서 성범죄자는 아동관련시설은 취업제한 걸리잖아요. 그런 거처럼 일반적인 정신질환자도 근무해서는 안 되는 리스트 같은 게 있나 궁금합니다.) 제가 근무하는 곳이 그러한 곳에 해당된다면 합법적으로 조회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몇 년 전에 회사 이메일로 업무연락이 왔는데 정신질환자는 해고한다는 메일을 봤던 거 같습니다.)

 

저 진짜 힘들어요. 7년 만에 용기 내서 예전에 다니던 개인병원 갔는데 저 치료해줬던 의사선생님도 바뀌었더라고요.  그래도 차트가 남아 있어서 그냥 거기서 오늘 진료받았는데 조회될까 무서워서 비보험으로 했습니다. 비보험+현금결제해도 연말정산할 때 의료비 내역에서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그걸 또 회사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 그것도 무섭습니다.

10년 전에 엄청 우울증 심해서 자살생각 자주 하고 자살 시도도 했는데 지금 그때 우울 상태로 돌아온 거 같습니다. 그때처럼 또 자살 시도할 거 같아서 무서워서 용기 내서 병원 찾은 건데 기록이 남을까 봐 너무 무서워서 도저히 치료를 계속할 수가 없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병원에서 나를 속이고 보험청구하고(돈은 비보험으로 받고) 했을까 봐도 겁나서 의료보험공단 찾아가서 내역도 확인해봐야 할거 같습니다.. 

쿠팡 직구에서 나ㅇ푸드에서 만든 우울증 관련 약도 있던데 그것도 먹어봤는데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병원을 계속 다니는 것도 너무 무서워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갈팡질팡... 

치료받고 싶어도 못 받고 차라리 그냥 우울한 상태로 지내는 게 맞을까요? 광역시별로 자살예방센터? 그런 곳이 있던데 거기에 가면 아무런 기록을 안 남기고 치료를 받을 수 있을까요? 대신 약은 못 받겠죠?

 

사진_픽사베이

 

답변) 

안녕하세요 정희주입니다. 정신과 진료 기록이 회사나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것에 대해서 많은 걱정을 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사실 몸이 아플 때 병원을 가서 치료를 받는 것처럼 마음 아플 때 병원에 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인데 아직까지도 전근대적인 편견에 사로잡혀 정신과 진료에 대해 안 좋은 시선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일부 있어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우선적으로 말씀드릴 것은 의료기록이라는 것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안전하게, 보수적으로 저장되고 관리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기록은 진료를 한 병원에 컴퓨터상에만 저장되며 주민등록등본처럼 인터넷 등을 통해 발급받을 수가 없습니다. 오로지 직접 병원에 내원을 해야 합니다. 

정신과 진료기록의 경우 본인 이외에 다른 사람이 조회할 수 있는 것은 매우 예외적입니다. 본인의 배우자, 직계가족, 형제자매가 가족관계증명서 등의 가족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와 동의서를 같이 가지고 내원했을 때만 가능합니다. 회사에 사본발급 동의서를 주었더라도 가족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의료기록 조회 및 발급은 불가하며, 13년도 작성한 것이라면 더더욱 지금은 의미가 없는 서류입니다. 

정신질환자가 근무해서는 안 되는 직업이 따로 있다거나 직장에서 임의로 진료여부를 조회할 수 없습니다. 성범죄자를 예로 드셨는데 그것과는 전혀 다른 경우입니다. 다만 증상이 너무 중증이어서 직업 수행에 심각한 위험요소가 있다는 의사의 진료소견이 있을 경우 제한이 있을 수 있으나 이경우에 있어서도 당사자의 동의 없이 진료기록 조회 등이 진행되는 일은 없습니다. 

연말정산의 경우 인터넷으로 조회 시에는 병원명과 기관번호가 조회되며, 이를 프린트하여 제출할 경우에는 앞글자 외에는 이름이 가려져서 출력되게 됩니다. 따라서 회사에서 정신과 방문여부를 아는 것은 거의 어렵다고 보시면 됩니다. 혹시 이마저도 불안하시다면 진료병원에 이야기하여 연말정산자료를 제출하지 않도록 할 수도 있습니다. 

쿠팡에서 구매하신 제품은 건강보조제이지 우울증 치료제가 아닙니다. 자살생각이 있어 병원에 갈 정도로 증상이 심하다면 해당 제품은 거의 효과가 없다고 보시면 되며, 반드시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고 적절한 상담과 약물, 심각도에 따라서는 입원 등의 치료를 고려해야 합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정신과 진료 기록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은 극히 예외적인 일부의 경우입니다. 치료 시기가 늦춰지면 증상이 악화되어 도리어 더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니 망설이지 마시고 정신과 진료를 받으시기를 바랍니다. 

- 정희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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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info.ps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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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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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9-11 14:56:57

    사보험 가입시 5주이상 정신과 약을 복용한 경험이 있으면, 보험 가입시 제한이 있다고는 들었습니다. 실제로 약을 복용한 기록때문에 보험 가입에 많은 제약이 있었다는 분은 들었습니다. 취업에까지는 열람할 권한이 없겠지만... 보험에는 영향을 주는 거는 맞는 거겠죠?   삭제

    • 뿡뿡 2019-09-07 17:14:37

      제가 알기론 공무원 임용은 다 들춰본다고 하던데   삭제

      • 지박령 2019-09-06 22:52:45

        물론 본인 이외엔 의료기록 열람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법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것을 담당한 사람은 개인정보 보호 서약서도 쓰겠지요. 일단 법적으로는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법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아닌지는 법에 대한 신뢰의 문제랄까요...담당기관에서 살짝 흘렸는지 어디서 빼왔는지는 모르지만 고등학생 생활기록부까지 국회에서 공개되기도 하는 세상이니까요. 의료기록 무단열람에 대한 위험과 걱정은 법에 대한 신뢰;의 문제라고 보면 됩니다.   삭제

        • 민혁 2019-09-01 17:01:58

          정신과기록열람 불가능한건 인정합니다 저도 조현병환자인데 회사 잘다니고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개인정보보호법이 개정(가명정보)된다는데 정신과 기록에 영향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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