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사연) 

치매의 유전성에 대해 질문하고 싶습니다.

아버지가 50대 중반에 조발성/전두-측두 치매로 진단을 받았습니다. 집에 큰일들이 생겨 많이 힘들었는데, 아버지가 이상해지기 시작한 건 5년 전쯤입니다. 발병은 50대 초반인 거지요...

처음엔 우울증인 줄 알았고, 우울증 진단 후 우울증 약을 드시고 했는데 낫질 않고 점점 더 이상해지다가 치매 증상을 보여 진단을 받았습니다. 

조발성, 전두/측두 치매는 유전성이 높다고 하는데, 저도 그럴까 봐 두렵습니다. 아버지랑 성격은 다르지만 외모나 여러 가지가 많이 닮았거든요.

정신의학신문에서 '갑작스러운 성격 변화, 조기 치매 증상은 아닐까요?' 라는 기사에서 30%에서 명확한 가족력을 보인다고 하고, 인터넷에서 서치를 해보면 50% 정도라고 하는데 

- 제가 치매에 걸릴 확률이 반이라는 건가요?
- 운동, 스트레스 관리로 예방하는 게 도움이 되나요? 좋은 방법이 있나요?
- 제가 미리 확인해볼 수 있는 검사가 있나요? 

답답하고 무섭습니다.

질문들에 꼭 답해주시길 바랍니다.
 

사진_픽셀

 

답변)

안녕하세요, 전두측두엽치매와 관련하여 고민이 많이 되실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이 치매에 걸렸다는 안타까움과 함께 나와 다른 가족에게 유전이 되면 어쩌지 하는 생각도 드는 게 당연한지라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일 것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전두측두엽 치매는 알츠하이머 치매와 다르게 50대, 60대의 이른 나이에 발병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임상양상에도 일반적인 치매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알츠하이머 치매에서는 기억력 저하가 먼저 발생하고 점차적으로 판단력 및 사고의 장애, 망상, 환각, 우울증, 공격적인 행동과 같은 정신행동 증상이 나타납니다.

이에 반해 전두측두엽 치매에서는 화를 내거나,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는 등의 갑작스러운 성격 변화가 먼저 나타나고 이후에 인지능력 저하, 언어장애 등이 나타납니다. 

 

궁금해하시는 유전성과 관련해서 전두측두엽 치매는 3가지 범주로 구분을 할 수 있습니다. 

가장 흔한 타입은 산발성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전체 전두측두엽 치매의 50% 이상을 차지합니다. 유전적 요소가 없이 무작위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므로 환자 가족들의 치매 발병률은 일반 인구와 동일합니다.

두 번째는 타입은 우성 유전성인 경우입니다. 전체 전두측두엽 치매의 10%가량에 해당되는데, 이 경우에는 특정 유전자에 이상이 발생하여 대를 이어 유전되는 것이기 때문에 환자 자녀의 50%에서 전두측두엽 치매가 발병하게 됩니다. (아마 인터넷에서 서치한 50% 유전 확률은 이것을 보신 것 같습니다.) 부친의 치매가 이러한 종류가 아닐지 가장 걱정되실 텐데 가족력을 보면 대략 추측이 가능합니다. 유전성 전두측두엽 치매라면 할아버지나 할머니께서 전두측두엽 치매가 있으셨을 것이고, 부친의 형제자매 분들에게도 50%의 확률로 전두측두엽 치매가 발병했을 것입니다. 

마지막 세 번째 타입은 가족들에게 확실하게 유전되는 것은 아니나 알츠하이머, 전두측두엽 치매가 일반 인구에 비해 다소 높은 확률로 발병하는 것입니다. 발병률이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으나 유전성 전두측두엽 치매처럼 유전 확률이 높은 것은 아니며, 유전적 요소뿐 아니라 식습관, 주거환경 같은 생활습관 요인도 일부 기여하게 됩니다. 

 

치매는 유전뿐 아니라 생활습관, 신체 및 정신질환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생활습관 교정으로 발병률을 낮출 수 있습니다.

먼저 술, 담배를 금하고 건강한 식습관으로 체중을 관리하는 것이 확실하고 단기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그밖에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신체적 활동, 정신적 활동, 사회적 활동, 이 세 가지를 시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적당한 운동과 휴식, 독서 및 여가생활을 통한 두뇌활동, 가족 및 친구들과 정기적인 사교활동을 하는 것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검사를 통해 치매가 발병할지 미리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여러 가지 요인이 발병에 기여하고, 발병의 메커니즘이 100% 확실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정확하지는 않으나 일부 유전자 검사를 통해 대략적으로나마 발병 위험도를 추정해볼 수는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많이 고민이 되신다면 병원을 방문하여 관련된 상담 및 검사를 진행하시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서울역 마음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졸업
한양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전)성동구 정신건강복지센터 상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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