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신홍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하기 전에는 조명이 귀했다. 오죽했으면 형설지공이라는 말이 있었겠는가? 밤에 불을 밝히고 무엇인가를 하는 것은 매우 비용이 많이 드는 일이었으며 조명도 그다지 밝지 않았다.

그런데 에디슨이 백열전구를 발명하면서 집집마다 한밤중에도 태양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밤도 낮처럼 환하게 해 놓고 생활한다. 백열전구의 발명은 한밤중에 활동할 수 있는 공간적 폭과 시간적 폭을 넓혔다. 그래서 밤늦게까지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 인류는 불면증이라는 대가를 치르게 되었다.
 

사진_픽사베이


얼마 전 한 방송사로부터 “밤에 불을 켜 놓고 자면 어떻게 되는가?” 하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불을 켜 놓고 잠을 청한다고 하면 우선 잠들기 힘들다. 밝은 빛에 의해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되기 때문이다. 즉 자연적인 리듬에 따라 멜라토닌이 분비된다고 하더라도 그 양이 충분하지 않아 쉽게 잠들기 어렵고, 잠든 상태에서도 계속 불을 켜 놓고 있다면 멜라토닌 분비가 지속적으로 억제되어 깊은 잠을 자기 힘들 것이다. 그뿐 아니라 멜라토닌과 더불어 분비되는 성장호르몬, 성호르몬 등의 분비에도 장애가 생겨 잠을 통해서 얻게 되는 성장 효과, 피로 해소 효과 등을 얻기 힘들 것이다.

밝은 야간 조명이 이렇듯 잠을 방해하고 잠으로부터 얻는 좋은 영향마저 방해하는데 왜 그렇게 집을 밝게 해 놓고 사는지 궁금하다. 밤에 밤에 실내조명을 밝게 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실내조명이 너무 어두우면 ‘눈이 나빠진다’고 대답한다. 물론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 책을 읽는다면 분명 눈에 좋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과 대화하고 텔레비전을 보는 일상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 집안을 대낮처럼 환하게 해 놓을 필요는 없다.

외국으로 여행을 가서 현지인의 집을 방문해 보거나 호텔에서 잠을 자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대부분 간접 조명이고 어두운 편이라 편안한 느낌이 들도록 되어 있다. 천장에서 아래로 내리쬐는 직접 조명을 찾기 힘들다. 물론 책을 읽거나 글을 쓰기 위한 공간에는 독서등이 있다. 조명을 이렇게 맞추어 놓으면, 불필요한 밝은 조명으로 수면을 해치지도 않으면서 편안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 코골이 하지불안증후군 불면증 기면증에 대한 종합보고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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