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ㅣ 최강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조증의 증상
조증 상태는 정도가 심각하여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이 파탄 나는 ‘조증 삽화’와, 정도가 경미하여 다소 문제가 있지만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이 파탄 날 정도는 아닌 일시적인 ‘경조증 삽화’로 나눌 수 있습니다. 대개는 전자를 ‘조증’이라고 하고, 후자를 ‘경조증’이라고 합니다.
1. 새벽에 눈을 떠도 머리가 맑습니다.
2. 말수가 늘어가는 우울, 줄어드는 우울이 나타납니다.
3. 지치지 않는 어린 아이처럼 행동합니다.
4. 하루에도 열두 번씩 기분이 바뀝니다(점점 빨라지는 기분 상승 과정, 정서의 불안정성과 폭발, 주의력 결핍과 혼란, 심각한 현실감각 결여가 동반됩니다).
5. 여행과 연애, 슬픔도 조증의 계기가 됩니다. 조증 상태는 생물학적 기분 변화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외적 요인과 심리적 요인은 단지 계기에 불과하며 질병의 원인은 아닙니다. 다만, 그 계기가 없었다면 조증이 발병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주된 계기로는 과로로 인한 수면 부족, 여행, 연애, 환경 변화, 책임 증가, 가족의 죽음 등 비극적 사건이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신을 바짝 차리려는 조증적 방어기제가 작동하여 우울증 대신 조증이 발병하기도 합니다.
6. 조증과 우울증이 섞인 ‘혼재성 상태’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조증 상태 중에 우울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를 말합니다.
7. 컨디션이 좋으면 경조증일까요? 조증에 비해 경조증은 증상이 경미하고, 고양된 기분이 한동안 지속되는 고원 현상을 보이기 때문에 불안정한 느낌을 주지 않습니다. 실제로 일과 취미생활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어 스스로 최상의 컨디션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병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유능하다’, ‘초인적이다’, ‘에너지가 넘치는 성격’이라고 여기기 쉽습니다. 그러나 경조증 상태에서 경솔하게 시작한 계획이나 사업이 나중에 곤란한 상황을 초래하거나 대인관계에 불씨를 제공하여 수습이 힘들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경조증 이후 찾아오는 우울증을 더욱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경조증은 자각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며, 치료를 받는 것 자체에 강한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당숲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ㅣ 최강록 원장
(전)의료법인 삼정의료재단 삼정병원 대표원장
한양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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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경험까지 알려주셔서 더 와닿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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