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ㅣ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최근 극장에서 개봉된 일본 영화 ‘창가의 토토’를 들어 보셨나요? 일본의 유명 작가 구로야나기 데츠코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로 호기심이 많고 예민한 신경회로를 가졌지만, 학교에서 문제아로 취급받는 주인공 토토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러한 특성인 신경다양성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봅니다.
신경다양성(Neurodiversity)은 최근 몇 년간 심리학, 교육, 직장 환경 등 여러 분야에서 중요한 주제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자폐 스펙트럼, ADHD, 난독증 등의 신경 발달 상태를 병이나 결함이 아닌, 인간의 자연스러운 다양성으로 보는 시각입니다. 인간은 각기 다른 신경 구조와 기능이 있을 수 있으며, 이는 단순히 다름일 뿐 비정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요.
신경다양성에 대한 사례를 이해하기 위해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창가의 토토'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 영화는 일본의 유명 작가 구로야나기 테츠코의 자전적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되었으며 1930년대 일본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학교에서 문제아로 여겨진 토토짱이 자유로운 학습 환경을 제공하는 토모에 학원에 입학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요.
문제아로만 여겨지던 주인공 토토짱이 입학한 토모에 학원의 교장 선생님은 학생들의 개성과 재능을 존중하며, 그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주인공의 독특한 학습 경험을 통해 신경다양성의 특징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지요.
토토짱은 전통적인 교육 시스템에서는 쉽게 집중하지 못하고, 규칙을 따르기 어려워 '문제아'로 낙인 찍혔지만, 토모에 학원에서는 그녀의 독특한 사고방식과 호기심이 존중받으며, 점차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신경다양성을 수용하고 지원하는 교육 환경의 중요성을 잘 보여줍니다.
신경다양성은 1990년대 후반에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호주 사회학자인 주디 싱어(Judy Singer)에 의해 처음으로 제안되었으며, 그는 자폐를 병리적 상태가 아닌, 인간 다양성의 한 형태로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후 이 개념은 ADHD, 난독증, 뚜렛 증후군 등을 포함하는 폭넓은 범위로 확장되었습니다
신경다양성은 초기에는 자폐증을 가장 일반적으로 언급했으나, 이후 ADHD, 난독증, 투렛, 공감각 및 기타 학습 및 발달 차이를 포함하고 있으며 신경 발달 상태를 병리적인 관점이 아닌, 인간의 자연스러운 변이로 보는 관점을 취하고 있습니다.
신경다양성은 사람마다 다른 신경 구조와 기능이 있을 수 있으며, 이러한 차이는 단순히 ‘다름’일 뿐 결코 ‘비정상’이 아니라는 개념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병리화된 것으로 간주되기보다는 존중 받고 이해하며 지지 받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는 개인의 환경을 개선하고, 낙인을 줄이고, 각 개인의 고유한 존엄성을 우선시함으로써 각자가 타고난 재능을 발견해 다양한 사회 내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처럼, 신경다양성을 수용하는 것은 단순히 개인의 차이를 인정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다양한 신경 발달 상태를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신경다양성을 인정하며 효과적인 교육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을 할 수 있을까요?
첫째, 개별화된 교육 접근이 이뤄져야 합니다.
신경다양성을 가진 학생들이 각자의 속도와 방식으로 배울 수 있도록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이들에게는 자신의 방식으로 학습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창의적인 활동과 실험을 통해 배움을 즐기는 방식의 교육은 호기심과 학습 동기를 자극합니다.
둘째, 강점 기반 접근을 효과적으로 활용해보세요.
신경다양성을 가짐으로서의 강점을 발견하고 이를 발전시키는 데 주력하는 것은 독특한 재능과 강점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접근법입니다. 예를 들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 버진 그룹의 창립자인 리처드 브랜슨은 ADHD를 가지고 있으며 높은 에너지와 창의성이 여러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셋째,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일에 기여해보세요.
기업들은 다양한 배경과 능력을 가진 인재를 채용하고 있습니다. 다양성을 수용하는 기업은 더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솔루션을 찾을 가능성이 높지요. 예를 들어,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직원은 세밀한 작업이나 데이터 분석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각기 다른 신경다양성의 특성에 적합한 업무 환경을 찾는다면, 보다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일에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신경다양성은 오늘날 우리 사회에 다양한 특성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신경다양성을 존중하고 수용할 때, 모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포용적이고 혁신적인 사회로 더욱 발전해 나갈 것이라는 생각을 전하여 글을 마치겠습니다.
강남숲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ㅣ 우경수 원장
대구가톨릭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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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것만으로 왠지 위로가 됐어요. 뭐라도 말씀드리고 싶어서 댓글로 남겨요. "
"게을렀던 과거보다는 앞으로 긍정적으로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되네요. "
"글 잘 읽고 있습니다. 다음 편이 기대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