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온안 정신건강의학과의원 김총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이코패스는 DSM 진단 목록 중에서 반사회적 인격장애(Antisocial personality disorder)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데, 품행장애에 해당하는 행동을 보이는 사람들이 추가적으로 무책임하고, 죄책감이 결여된 성격특성을 보일 경우 진단할 수 있다. 즉 단순히 거짓말을 하거나 규칙을 어기고, 충동적 공격적 행동을 보이는 외면적인 품행 문제에 더해 특수한 성격적 면모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반사회적 인격장애는 18세 이후에 진단할 수 있기 때문에 10대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하지만 품행장애를 보이는 청소년들 중에도 사이코패스와 유사한 성격특성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이 있곤 하기 때문에 그런 경우에는 품행장애에 덧붙여 '제한된 친사회적 정서(with limited prosocial emotions'라는 추가 서술을 진단할 수 있다. 품행장애로 진단된 경우 그러한 추가 서술을 함께 진단받은 경우에는 시간이 지나 반사회적 인격장애로 진행할 가능성이 더욱 높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 미국 정신의학회에 게재된 연구에서는 품행장애나 적대적 반항장애 등을 가진 아동들, 또 그중 제한된 친사회적 정서를 가진 청소년들의 특성을 뇌과학적 시각에서 해석했다. 연구진은 '보상 시스템'과 관련하여 환자들이 일반인들과 다를 거라는 가정으로 대상자들의 뇌 활성도를 관찰했다. 대상자들은 특정한 색깔의 도형을 보고 버튼을 누르는 방식으로 각기 다른 보상(돈)을 받을 수 있었다. 그들이 화면 속의 도형을 보며 보상을 기대하거나 고민하는 동안, 또 보상으로 다양한 액수의 돈을 받는 동안 연구진은 대상자들의 뇌 어느 부위가 어느 정도로 활성화되는 지를 관찰하였다.
연구 결과, 품행의 문제를 가지고 있는 아동들은 일반 아동들에 비해 명확히 보상 예측 시스템이 저하되어 있었다. 기존의 정보들을 취합하여 보상을 예측하고 행동을 조절하는 것으로 기존에 알려져 있던 부위들 (전방대상회 및 등측선초체 등)의 활성이 눈에 띄게 떨어져 있었다. 해당 아동들이 보상을 받지 못함에도 공격성을 보이거나 규칙을 위반하는 등의 행위를 반복하는 것에는 어쩌면 이러한 보상 회로 자체의 문제점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환자들 중에서도 특히 감정이 결여되고 냉담한 아동들의 경우에는 실험 중 보상으로 돈을 받는 순간의 회로 활성도(대상회와 편도체)가 오히려 증가되어 있었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해당 환자들이 유독 보상 획득에 집착하는 특성을 잘 설명해준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상대방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이득과 보상에만 관심을 두는 특성이 이러한 인과관계에서도 드러날 것이라 이야기했다.
보상 시스템은 번식과 생존에 필요한 자원을 찾는데에 활용되는 본능적인 시스템이지만, 문명사회의 인간에게는 대인관계와 사회생활에 적응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누군가와는 반드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환경 속에서 규칙을 따르고, 상대방을 배려하고 공감함으로써 얻는 사회적 보상을 경험하게 되기 때문이다.
출처 :
Samuel W Hawes, Reward Processing in Children With Disruptive Behavior Disorders and Callous-Unemotional Traits in the ABCD Study, Am J Psychiatry. 2021 Apr 1;178(4):333-342.
Byrd AL, Hawes SW, Burke JD, et al: Boys with conduct problems and callous-unemotional traits: neural response to reward and punishment and associations with treatment response. Dev Cogn Neurosci 2018; 30:51–59
한양대학교병원 외래교수
저서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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