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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푹 자야 살이 빠진다!
신홍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승인 2018.06.07 02:18

[정신의학신문 :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신홍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잠을 많이 자면 뚱뚱해질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한다. 특히 폭식을 하고 거의 활동하지 않고 잠만 잔다면 섭취한 열량을 소모할 길이 없어 체중이 늘 것이다.

'비전형우울증'인 경우라면 이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비전형우울증은 잠을 많이 자고, 많이 먹으며, 우울한 기분 외에 짜증스러움 등이 나타나는 우울증의 한 유형이다.

전형적인 우울증은 불면, 식욕저하, 우울한 기분 등이 주로 나타나므로, 이와 구분하기 위해 비전형우울증이라 부르고 치료방식 역시 다르다.

그러나 이런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잠을 적게 자면 오히려 체중이 늘고 잠을 충분하게 자주면 체중이 줄어든다.

 

사진_픽셀

 

한 연구에서 수면 시간과 체중과의 관련을 10여 년 동안 관찰하였더니, 하루 5시간 자는 여성은 7시간 자는 여성에 비해 체중이 증가할 가능성이 30% 이상이었고, 비만이 될 확률도 15% 이상이었다.

여기서 하루 5시간 잔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평균 수면 시간을 말하는 것으로, 단 하루를 5시간 자는 것은 아니다.

정상인에게 필요한 평균 수면 시간이 7시간 정도라고 하면, 매일 5시간씩 잔다면 하루 2시간씩 수면박탈이 생기는 셈이다. 그리고 이는 장기간 지속되는 것이므로 만성수면박탈이라고 할 수 있다. 만성적인 수면박탈이 이루어지면, 수면 중에 분비되는 호르몬의 균형이 깨어지게 된다.

 

이 연구를 뒷받침하는 후속 연구에 따르면, 만성수면박탈이 있는 경우 렙틴이 줄어들고 그렐린이 늘어난다고 한다.

렙틴은 체내 지방 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렙틴의 체내 농도가 높다는 것은 몸속에 지방이 많다는 의미이므로, 우리 몸은 지방의 섭취를 줄이고 섭취한 영양분을 지방으로 바꾸는 일도 줄일 것이다.

반대로 렙틴이 줄어들면 몸속에 지방이 부족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져 몸속의 지방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

그렐린은 식욕을 늘리고, 체내 지방합성을 촉진시키는 호르몬이다. 따라서 그렐린 농도 증가 역시 지방 합성을 늘릴 것이다.

수면시간이 줄어들면 활동시간이 늘어나게 되고, 그로 인해 에너지 소모가 늘어나 저장 에너지인 지방을 줄이는 효과도 일부 있지만, 그보다 렙틴 감소와 그렐린의 증가로 식욕이 늘게 되고, 섭취한 영양분을 에너지원으로 쓰기보다는 지방으로 저장하게 된다. 그 결과 체중이 늘게 될 것이다.

 

사진_픽사베이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면 낮 동안 피로감, 무력감 등을 느껴 꼭 필요한 신체 활동만 하게 되어 일상생활을 통한 에너지 소모가 줄어들게 된다. 이 역시 체중을 증가하게 만드는 한 요인이다.

잠이 부족할 때 식욕이 늘어나는 이유를, 낮아진 체온(잠을 못 자면 체온이 0.3~0.4도 낮아진다)을 높이기 위해, 혹은 활동시간이 증가하면서 늘어난 에너지 소모량을 감당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또 심리적으로 잠을 못 자면 피곤하고 권태롭게 느끼게 되는데, 이런 감정을 줄이기 위해 더 먹게 된다고 보기도 한다.

 

또한 체중이 증가하면 기도 주위 점막의 지방 침착으로 수면무호흡증이 악화되기 쉽다. 그런데 수면무호흡증이 심해지면 깊은 잠을 자기 힘들게 되고, 그 결과 만성적인 수면박탈상태에 빠지게 된다.

앞서 설명한 대로 만성수면박탈이 이루어지면 렙틴이 줄어들고 그렐린이 늘어나면서 체중증가는 더 심해진다. 수면무호흡증 환자가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지 않고 체중을 줄이기 힘든 이유이기도 하다.

 

- 코골이 하지불안증후군 불면증 기면증에 대한 종합보고서 중에서

 

 

신홍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knpapos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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