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대한불안의학회 심세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직장이 없는데도 취업이나 진학할 생각을 하지 않으면서 직업 훈련조차 받지 않는 젊은층을 니트족(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이라고 한다. 이들은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꺼려하고 혼자서 컴퓨터로 하루를 보내기도 한다.

최근에 니트족과 관련하여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이하 ADHD)가 주목받고 있다.

ADHD 아동이나 어른은 주의력 결핍, 산만함, 과잉행동 및 충동성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주의력 결핍은 특히 성인까지 지속되는 경우가 많아서, 적절한 치료가 없다면 자존감을 낮추고 직장이나 학교에서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일으킨다.

 

사회불안장애는 사회공포증으로도 혼용되고 있어, 사회공포증은 “타인에 의해 모욕감이나 당혹감을 경험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지속적이고 비합리적인 두려움과 회피”로 정의한다.

많은 사람의 주목을 받거나 부정적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상황에 대해 현저하고 심각한 공포와 불안을 일으키며,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사회적 상황에 대한 회피로 이어지게 된다.

사진_픽사베이

 

일부 사회불안장애는 ADHD 발병 이후에 2차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ADHD가 있는 사람은 정서적으로 미숙하여 짜증이 많고, 학업과 직업 수행이 저조하고 제한된 시간을 활용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다.

또한 좌절에 대한 조절 능력의 감소, 자기 동기 부여의 어려움, 자신의 행동 문제가 무엇인지를 모르고 문제의식이 없는 등의 증상으로 인해 사회 부적응 행동을 보인다.

이러한 행동으로 가족은 물론 선생님, 동료에게까지 비난을 받는다. 놀림이나 따돌림을 당하고, 이런 수치스러운 사건으로 부끄러움과 죄책감을 느끼면서 악순환이 발생한다.

이런 상황은 사회적 두려움과 생각의 억제를 만들어, 두려움이 지속되면 억제는 증가하고 고립되기까지 한다.

스스로를 모니터하고 타인의 피드백에 집중하기 시작하여 결국 남들 앞에서 무언가를 해야 할 상황에서 극심하게 자극적으로 느껴져 불안/공황 발작이 나타난다.

ADHD 환자의 거의 절반이 불안장애가 있고, 사회불안장애는 ADHD 환자에서 가장 흔한 불안장애이다. 그러므로 'ADHD로 인한 사회불안장애 환자'의 치료는 1차 질환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21세의 남학생이 내원하였다.

이 학생은 오래전부터 다른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는 것을 두려워했다. 그래서 그런 상황을 가능한 피하면서 지내왔으나 대학 2학년이 되면서 그룹별 발표 수업을 해야 했다.

학생과 교수 앞에서 어쩔 수 없이 말을 해야 하는 상황이 늘어나자 학교 가기를 포기하고 장기 휴학을 하여 1년 넘게 컴퓨터만 하고 시간을 보냈다. 보다 못한 부모님에 의해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았다.

그동안 병원을 안 가본 것은 아니지만 별로 효과를 보지 못했는데, 실은 병원에서 ADHD를 함께 진단받아 약물 권유와 함께 적성과 능력에 맞게 학과를 옮기는 것을 상의하게 되자 불편한 마음으로 병원 가기를 중단했다.

 

사진_픽사베이

 

사회불안장애와 ADHD가 공존하는 경우, ADHD 치료제로 흔히 쓰이는 약물에는 잘 반응하지 않는다.

그래서 약물치료를 하는 경우 의사는 환자와 함께 상황에 가장 적합한 옵션을 결정한다. 불안 증상만을 호전시키는 약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못할 것이다.

약물 복용과 함께 심리치료를 받으면 더욱 효과가 좋다. 사회불안장애에 사용되는 인지행동치료와 함께 ADHD 치료를 위한 사회적 기술훈련도 병행하여 주의력을 키우고 충동성을 조절하도록 돕는다.

치료의 초점은 ADHD 또는 사회불안장애 중 어느 상태가 1차 원인이 되는지 세밀히 평가하는 것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치료자는 어느 것이 가장 심각한 고통을 유발하는 원인인지를 살펴 이를 먼저 치료할 것이다. 

 

 

* 대한불안의학회

대한불안의학회는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소속 전문학회로, 공황장애, 강박장애, 사회불안장애, 범불안장애,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 다양한 불안 및 스트레스 관련 질환에 대한 연구, 교육 및 의학적 진료 모델 구축의 최전선에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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