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픽사베이

최근 중독에 대한 개념은 전통적인 알코올중독 등의 물질중독 개념을 넘어 도박장애, 쇼핑중독, 섹스중독, 인터넷중독, 게임중독, 스마트폰중독 등 행위중독 개념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행위중독에서도 물질중독에서 나타났던 생물학적, 생리적 변화가 유사하게 나타나며, 중독의 핵심증상인 갈망, 집착, 내성, 금단증상, 기분변화, 사회생활의 문제 발생, 충동조절의 실패 등이 모두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런 여러분야의 중독에 대한 정확한 통계자료는 없다. 과연 다 조사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지금까지 그나마 통계적으로 잘 정리된 역학조사는 알코올중독 분야와 인터넷중독 분야이다. 알코올중독 분야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전체 성인 인구의 약 5.6%인 180만명 정도가 알코올중독 혹은 그에 준하는 상태에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인터넷중독 분야는 전체 인터넷 인구의 8.8%인 약 200만명 정도가 중독 혹은 그에 준하는 상태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그 중 청소년이 104만명 정도 차지하고 있어 향후 중독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판단된다. 중독의 모든 분야를 조사했을 때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중독에 허덕이고 있을지 궁금하다.

이런 중독 분야를 살펴보다보면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 한 분야의 중독에 쉽게 빠지는 사람은 다른 분야에도 쉽게 중독에 빠져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중독! 누가 쉽게 빠지는지 중독자들의 기질을 조사해보았다.

인간의 행동양식을 생물학적 관점, 즉 타고난 기질로서 설명해보려는 시도 하에 클로닝거라는 학자가 기질성격 검사를 개발하였다. 기질성격 검사는 감각추구, 위험회피, 보상의존, 지속성의 4가지 영역으로 나뉜다. 이 4가지 기질평가 영역은 각각 독립적으로 유전되며, 생애 초기부터 나타나 일생을 통해 지속되며, 특정한 신경전달물질의 영향에 의해 나타나는 간접적인 결과라는 가정을 하고 있다. 클로닝거의 4가지 기질 중 중독에 쉽게 빠지는 사람들은 감각추구와 위험회피 영역의 기질 높다고 한다. 즉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충동적인 측면이 많고(-자극 추구형), 현실적응이 어렵고, 우울, 불안이 높아 사회적인 위축을 보이는 측면이 많은 사람(-현실도피 적응장애형)이 중독에 쉽게 빠진다고 한다.

실제로 병원에서도 대게 두 부류의 중독 환자들(자극 추구형과 현실도피 적응장애형)을 만나게 되는데 아직 의학적인 근거는 없으나 치료적인 측면에서도 다른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약물치료의 경우 자극 추구형에는 갈망을 줄이는 날트렉손 등의 약물이, 현실도피 적응장애형에는 항우울제 등이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치료에 앞서 성격, 정서적인 측면의 평가와 이를 통해 중독! 누가 쉽게 빠지는지 알아보고 유형을 구별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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