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황현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진_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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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점점 스마트폰 없이 생활이 어려운 시대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현재 초등학교 아이들의 부모님들은 아마도 처음 핸드폰을 사용하는 시기가 초등학교 고학년~중학생이었을 가능성이 높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최근 일부 통계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96%가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다는 결과도 보고되었습니다. 저 또한 최근에 외래에서 어떤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어머님께서 핸드폰을 사줘야 하느냐가 아니라, 스마트폰을 사줘야 할지 피처폰(전화만 가능한 핸드폰)을 사줘야 할지가 고민이라고 말씀하셨던 것이 기억나기도 합니다.

아무리 부모님들이 스마트폰을 아이에게 늦게 사주고 싶어도, “내 친구들은 다 있는데 나만 없단 말이야.”라고 떼쓰는 아이 앞에서는 버티는 것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이제는 초등학생들까지도 1인 1폰의 시대가 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문제는 없을까요? 당연히 많습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초등학교 아이들의 40%가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이라고 보고되고 있기도 한 것처럼, 아이들은 많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스마트폰의 과한 사용은 많은 연구에서 아이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학생 및 영유아에서 스마트폰 과의존은 또래 관계 어려움, 집중력 저하, 충동성 증가, 불면, 감정 문제, 시각 능력 저하, 발달 지연, 언어 지연, 문제해결 능력 저하 등 많은 문제점들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ADHD 가 있는 아이들의 경우, 이러한 문제들에 더 쉽게 노출되고, 더 크게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직 더 연구되어야 할 문제이긴 하지만, 심지어 일부 연구에서는 이른 나이에서 스마트폰의 사용이 ADHD 발생율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하고 있기도 합니다. 

왜 이처럼 스마트폰이 만악의 근원처럼 보이는 걸까요? 그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너무 쉬워서” 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아이들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영유아들은 엄마의 미소를 보기 위해서 엄마가 좋아하는 행동을 하려고 노력하고, 저 신기해 보이는 장난감을 만지기 위해서 다리를 움직이는 노력을 하고, 부모님과 주변 사람들에게 본인의 마음을 잘 표현하고 싶어 언어를 사용하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이러한 노력은 아이들의 또래 관계에서도 반복이 됩니다. 아이들은 친구들과 같이 협동하며 놀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본인들도 모르게 친구가 싫어하는 행동은 덜하고, 친구가 좋아하는 행동을 더 하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경우, 너무나 손쉽고 재미난 콘텐츠를, 별다른 노력 없이 제공하게 됩니다. 아직 인지 기능과 충동 조절 능력이 발달되지 않은 아이들 입장에서, 성인들도 쉽게 빠져드는 이러한 즐거움에 익숙해져 버리면, 굳이 노력해서 친구와 좋은 관계를 쌓고 놀 필요가 없어집니다.

또한 노력해서 엄마나 선생님의 칭찬을 받을 필요가 없어집니다. 학교, 또래 관계, 그리고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얻는 즐거움과 행복감, 만족감은 더 크지만, 그것을 얻기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스마트폰이 주는 즐거움은 즉각적이고 편하니까요.  

 

사진_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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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 때문에 적절한 통제와 조절은 필요합니다. 최소한 아이들이 친구와의 관계에서 얻는 즐거움과 학교에서 얻는 즐거움을 충분히 느끼고, 그것이 노력할 만한 가치가 있는 행복감이라는 것을 깨닫기 전까지는요. 이러한 스마트폰 과의존으로 인한 부작용은, 충동 조절이 어려운 우리 ADHD 아동들에게 더 취약하게 작용하기에 더욱 주의를 해야 합니다. 

적절한 스마트폰 사용에 대해서는 아직 공통의 가이드라인은 없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1세 미만의 아이에게는 스크린 노출을 금지해야 하며, 1~2세도 가능하면 금지해야 한다고 합니다(어쩔 수 없는 경우 하루 1시간 이하). 2세 이상에서도 노출이 좋지는 않겠지만, 보여줄 경우, 1시간 이내로, 보호자와 함께, 그리고 연령에 적절한 고품질의 콘텐츠를 시청할 것을 권고합니다.

그리고 스마트폰을 일방적으로 제한하는 것이 아닌, 스마트폰 대신할 수 있는 재미있는 놀이나 활동들을 제공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적절한 스마트폰 사용은 비대면 교육과 같이 장점도 분명 있습니다. 이처럼 이제는 현대인의 필수품이 되어 버린 스마트폰을 아이들이 적절하게 잘 사용할 수 있도록 부모님께서 충분히 잘 교육해 주시는 것이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중앙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조교수

황현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중앙대학교병원 조교수
중앙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조교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회원
대한정신약물학회 평생회원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소아청소년정신과 세부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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