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최강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진_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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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이유들로 불면증을 호소하는 환자분이 늘었습니다. 몇 달 동안 지속해서 불면증을 겪고 있는 분들이 있는 반면, 특정 기간 동안에만 불면을 경험하여 시간이 지나면 괜찮겠지 하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보통 불면증(Primary Insomnia)은 적어도 1개월 이상 잠들기 힘들고, 잠을 유지하기 힘들며, 그로 인한 피로감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때 진단하는 질병에 해당합니다. 즉, 잠 때문에 발생하는 모든 수면장애(Sleep Disturbance)의 일종이라 볼 수 있고, 밤에 충분히 잠을 자지 못한다면 수면 부족으로 인해 한창 일을 해야 할 낮 시간 동안 몸이 나른하고 졸음이 찾아오며 의욕이 생기지 않는 등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 모습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불면증은 신체적, 심리적 장애와 높은 공병률을 보이는 장애이기 때문에 만성적인 의학 질환뿐 아니라 거의 모든 정신장애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우울이나 불안장애와 함께 나타날 가능성이 높으며 주의 집중 곤란, 무기력증, 대인관계에서의 흥미 감소와 같은 정신적 문제를 야기할 뿐 아니라 심혈관 질환의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등 신체적으로도 문제를 유발할 수 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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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를 하기에 앞서 현재 경험하고 있는 불면증의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면밀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른 신체적 혹은 정신적 질환에 의해 불면증이 야기된 경우 ‘이차적 불면증’ 이라고 명명하며 불면 증상 자체에 대한 치료보다는 원인이 되는 증상에 초점을 둔 치료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밤이 되면 심해지는 통증이나 가려움 등으로 인해 불면 증상을 경험하는 분이라면 통증 및 가려움 조절을 위한 치료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또한 지속적인 우울 또는 불안에 의한 불면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라면 우울증이나 불안장애에 대한 진단 및 치료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와 달리 불면증의 원인이 되는 뚜렷한 신체적/정신적 질환이 없는 경우라면 ‘일차적 불면증’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보통 이럴 때는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습관의 존재와 잠에 대한 왜곡된 생각이 존재하는지 유무를 확인해야 합니다.

보통 잠에 대한 강박이 있어 수면에 들 시간이 다가올수록 더욱 긴장하면서 잠들기 어려워지는 경우 ‘정신생리적 불면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들은 과연 어떻게 하면 잠에 이를 수 있을까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노력하지만 그것이 좌절되는 경험을 계속하면서 불안감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불상사가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치료 방법으로는 약물치료와 인지행동 치료가 대표적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급성 불면증인 경우 약물치료는 단기간에 빠른 효과를 내고 환자의 노력이 필요하지 않은 장점으로 인해 흔히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부작용으로 두통, 구토, 피로감 등의 증상을 경험할 수 있고 장기간 복용시에 남용 및 의존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인지행동치료 방법을 우선적으로 권유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인지행동치료 방법은 자극 조절, 수면 제한, 인지치료, 이완요법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불면증을 만성화시키는 데 큰 영향을 미치는 수면에 대한 부정적 인지, 행동, 사고를 교정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 됩니다. 단기적으로는 약물을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내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뛰어난 효과를 냅니다. 최근에는 전통적인 인지행동치료와 달리 행동 변화에 초점을 둔 수용-전념 치료가 사용되기도 합니다. 

잠을 자는 시간이 고통과 불안을 야기하고, 다른 활동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면 전문가와 상담 및 치료를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사당숲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최강록 원장

[참고문헌] 곽성희, 우석봉, & 진명일. (2020). 불면증 수용과정에 관한 내러티브. 상담학연구21(4), 311-340.

최강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당숲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한양대 의과대학 학사, 석사
(전)의료법인 삼정의료재단 삼정병원 대표원장
한양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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