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이성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진_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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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고질병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스트레스’입니다. 직장에서, 학교에서, 또는 가정에서 우리는 다양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시험을 망쳤을 때 또는 사기를 당해서 돈을 잃었을 때나 누군가와 이별했을 때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스트레스는 업무, 인간관계, 건강 문제를 포함해 일상에서 겪는 일반적인 경험입니다. “만병의 근원은 스트레스” 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현대인은 스트레스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스트레스는 본래 우리 몸을 나쁘게, 힘들게 하려고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스트레스는 사람에게 필요합니다. 본래 스트레스는 동물과 사람에게 위기의식과 경각심을 주는 화재 경보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위기의 상황을 빠르게 감지하고 도망갈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역할을 하며, 적당한 스트레스는 사람으로 하여금 미래의 위협에 대해 대비하고 준비하도록 도와줍니다.

예컨대, 시험이 주는 압박감과 부담감 그리고 불안감은 스트레스라고 할 수 있지만, 이를 위해 성실하게 준비하고 공부하려는 의지의 동력이 됩니다. 사람은 스트레스를 감지할 때, 더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준비 태세를 갖추기 때문입니다. 모든 일에 안심하고 있다면 대비할 이유도, 걱정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는 발전이 없는 매우 위험한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적당한 스트레스는 정상적인 삶의 일부이자 사람에게 필요합니다.

하지만, 지나치고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사람의 몸과 마음에 악영향을 끼칩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은 준비 태세를 갖추지만, 이 태세를 늘 유지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아 준비 태세를 할 때, 심장이 빨리 뛰고, 혈관에 피가 빨리 공급되며, 배고픔도 화장실을 가려는 것도 모두 잊어버리고, 예민한 상태가 됩니다. 이렇게 예민한 상태가 잠깐 발생하는 것이 아닌, 일 년 내내 준비 태세라면, 우리의 몸과 마음은 망가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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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적당히 스트레스를 받되 어떻게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관리할 수 있을까요?사람마다 각자의 상황에서 다른 이유로 스트레스를 받고 힘들어합니다. 같은 사건을 겪어도, 누군가에게는 치명적인 스트레스를 주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쉽게 극복할 수 있는 정도의 스트레스를 경험합니다. 시험에서 똑같이 한 문제를 틀렸지만, 한 학생에게는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은 충격을 받을 수 있고, 다른 학생은 다음 번에 실수하지 말자며 기쁘게 극복해 갈 수도 있습니다.

스트레스는 객관적인 요소가 아닌, 개개인이 스트레스가 발생하는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주관적인 요소입니다. 스트레스는 주관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자신의 성향을 파악함으로써 더욱 효과적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연구에서 특정 성격 특성은 더 좋거나 더 나쁜 스트레스 관리 기술과 연관이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많은 연구들이 성격에 따라 스트레스를 더 받는 경우와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다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에서는 어떤 특징의 성격이 스트레스에 취약한지 또한 다른 성향마다 어떻게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인지를 발견했습니다.

성격이란 개인의 생각, 감정 및 행동을 구성하는 고유한 특성을 뜻합니다. 개인의 성격에 따라 스트레스를 받는 정도와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을 이겨내고 극복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이 다릅니다. 이는 크게 4가지 성격 요소로 나누어볼 수 있습니다.

첫번째로,  스트레스에 취약한 성격은 ‘정서적 안정’ (neuroticism)이 낮은 사람입니다. 정서적 안정’은 신경증이라고도 불리우며, 개인이 불안, 우울, 분노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경향을 뜻합니다. 부정적인 감정에 쉽게 빠지는 개인은 스트레스를 받기 쉽고, 관리하기에도 좀 더 어려울 수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마음 챙김이나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이완 운동 또는 명상이 스트레스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합니다.

두번째로,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은 긍정적으로 힘든 일들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회복탄력성이란 역경에서 회복하고 도전에 대처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회복탄력성이 높은 개인은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어, 어려운 상황에서 자신만의 의미를 찾고, 변화에 적응하고자 나아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은 스트레스를 더 잘 처리할 수 있습니다.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인지와 긍정적인 자신과의 대화로 회복탄력성을 키울 수 있습니다.

세번째로, 성실한 사람은 더욱 스트레스를 잘 관리할 수 있습니다. 성실성이란 책임감 있고, 체계적이며, 목표 지향적인 경향을 말합니다. 성실성이 높은 사람은 일에 대해 효율적으로 계획하고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은 상황에 직면했을 때, 자원과 지원을 슬기롭게 찾을 수 있습니다.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 스트레스를 감소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외향적인 사람은 더 쉽게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 있습니다. 가족과 친구, 애인과 같은 사회적 지원은 스트레스 관리에 중요한 요소입니다. 외향적으로 타인과 소통하며 정서적 지원, 실질적인 지원 및 조언과 같은 자원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외향적인 개인은 스트레스에 더 잘 대처할 수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나의 성격은 어떠한가요? 스트레스에 취약한 부분이 있나요? 타인보다 더 쉽게 스트레스를 받는 일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는 동전의 양면과 같이 장점과 단점이 동시에 존재합니다. 신경증이 높은 성격은 비록 타인보다 더 예민하지만, 그만큼 위기의식을 남들보다 빠르게 느낀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예민하기 때문에 알아차리고 대비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성격을 파악하고, 자신의 성격을 고려해서, 스트레스를 관리한다면 더욱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당산숲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이성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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