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사연) 

대략 3개월 정도 전에 딸아이가 저에게 와서 소중한 곳에 자꾸 손이 간다고 했습니다. 아픈 건지 간지러운 건지를 묻자 나는 안 만지려 해도 자꾸 만지면 좋다며 손이 간다고 해요. 아이는 그걸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듯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하기 몇 개월 전 잠시 피아노학원에서 TV를 보며 놀고 있도록 했는데 선생님과 함께 찾으러 간 방에서 혼자 바지를 벗고 그곳을 만지는 딸아이를 보았어요. TV는 그냥 만화가 나오고 있었고 저도 모르게 순간 뭐하니!! 하며 당황했고 선생님은 처음이시죠? 하며 아이에게 옷을 입고 오라고 문을 닫아주었습니다. 집에 와서 아이에게 물어보니 바지가 작아서 답답해 바지를 벗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공공장소이고 다른 친구들이나 사람들이 오면 어떡하냐고 아이에게 알려주곤 그 옷은 작아졌으니 정리하자고 했어요. 그 후론 간혹이라기 보다 조금 자주.. 지루하고 하면 간지럽다고 자꾸 손이 간다고 얘기를 합니다.

저는 그곳은 우리 몸에서 모두 소중하지만 가장 중요한 곳이기 때문에 손으로 만지면 세균이 들어가 절대 손으로 만지면 안 된다고 교육해주었고 인터넷이나 동영상에서 허벅지 배 엉덩이 등이 성감이 발생되어 그곳을 마사지해주면 좀 나아진다고 해서 마사지와 간지럽게 해주어 주변 환기를 시켜주었어요.

그래도 크게 좋아지진 않아 보입니다. 학원 한 곳을 더 늘려도 집에 1시간가량 혼자 있어야 하다 보니 그 시간이 가장 걱정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사진_픽사베이
사진_픽사베이

 

답변)

안녕하세요 정신의학신문 정희주입니다.

아이의 행동 때문에 많이 당황스러우셨을 것 같습니다. 사실 아동의 자위는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며 발달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청소년, 성인기의 자위와는 다르게 유아동의 자위는 명확한 성적인 쾌감을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우연히 성기가 자극되면 기분이 좋아지고 불안감도 감소하는 경험을 하게되며 이후에는 자신의 스트레스 대처방안 혹은 재미있는 놀이로 여기며 자위행위를 하게 됩니다.

물론 자위가 갑자기 발생하고, 횟수가 점점 는다면 조금 더 살펴볼 필요는 있습니다. 아이가 가려움을 호소한다고 하셨는데 실제로 피부습진이나 비뇨기의 염증 등과 같은 질환이 충분히 있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청결에 좀 더 신경을 써주고, 넉넉하고 통풍이 잘 되는 옷을 입히는 것만으로도 좋아질 수 있습니다. 아이가 명확하게 불편감을 호소한다면 진료를 볼 필요도 있습니다.

 

아이의 심리적 상태에 대해 살펴볼 필요도 있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아이의 자위는 성적인 쾌감이 아니라 불안함, 지루함에 대한 대처 방식일 수 있습니다. 최근 들어 가정, 유치원 등에서 부모, 친구, 선생님과 어떠한 일이 있었고, 힘들었는지, 신변상의 변화가 있지는 않았는지에 대해 주의 깊게 관찰하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입니다. 특히 불안감이 심해졌을 가능성이 큰데, 이전에 비해서 더욱 부모님이 애정표현이나 스킨십, 같이 놀아주는 시간을 늘려주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성추행 이후에 자위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 점도 고려해 봐야 합니다. 보통 일반적인 자위행위는 큰 연관이 없으나 지나치게 구체적인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행동을 한다면 의심해 볼 여지가 있습니다.

 

아동의 자위행위는 다른 심리적, 신체적 원인이 없다면 자연스레 사라지고는 하기 때문에 너무 큰 걱정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도리어 너무 지나치게 다그치고 부모가 과도하게 불안해 한다면 도리어 그냥 사라질 자위행위가 더욱 길게 가거나 심각해질 수도 있습니다. 아이가 자위를 한다는 것에 대해 수치심이 느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며, 자위를 완전히 금지한다기 보다는 나쁜 것은 아니나 다른 사람 앞에서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인지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부모님이 보는 앞에서 자위를 한다면 자위 자체를 질책하기 마시고 자연스럽게 다른 흥미 있는 일을 하도록 유도하거나 대화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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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서울역 마음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졸업
한양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전)성동구 정신건강복지센터 상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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