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외상 정보

사진 픽사베이

‘애기가 놀다가 머리를 부딪혔는데 어떻게 해야 해?’ 내가 신경외과를 전공으로 선택한 이후 어린 아이를 둔 주변 친구 및 지인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넘어져서 팔, 다리 등을 다치는 것보다, 특히 어린아이를 가진 부모들의 경우 아이가 머리를 다쳤을 때 훨씬 더 많이 걱정하게 되고, 당황하게 된다. 당직 근무를 서다 보면 소아응급실로 방문하는 아이의 대다수가 두부 외상환자이다. 두피에 상처가 생겨 봉합 등이 필요한 경우에는 대부분 고민 없이 가까운 병원이나 응급실을 방문하지만, 외부 상처가 없고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병원을 방문해야 할지 고민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두부외상을 분류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글래스고 혼수 점수 (Glasgow coma scale)에 따라 경도, 중등도, 중증 두부외상으로 나누는 경우가 대표적이며, 또 두개강 내 병변의 종류 및 위치에 따라 뇌진탕, 두개골절, 뇌좌상, 경막 하, 경막 외, 뇌실질내 출혈 등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두부 외상 시 병원을 방문하게 되면 검사는 대부분 병력청취 및 신경학적 검진 후 두부 X-ray나 CT(전산화 단층촬영)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두부 CT촬영의 경우 뚜렷한 적응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검사를 시행하는 경우는 의식소실이 있었던 경우, 외상 후 두통이 지속되는 경우, 구역 및 구토증상이 있는 경우, 의식약화 등 신경학적 장애를 보이는 경우 등에 시행하게 되어 있다. 위에 해당하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외상의 기전에서 강한 힘이 작용했다고 판단되는 경우, 예를 들면 교통사고나 높은 곳에서 떨어진 경우 등에서도 검사를 시행한다. 실제로 응급실에서 환자를 만나게 되면 조금이라도 의심되는 경우에는 아끼지 않고 검사를 시행 하는 것이 최근의 경향이다.

적은 양의 출혈이라도 대부분 두부 CT에서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두부 CT촬영 후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경우에는 뇌진탕 등의 경도 두부 외상이다. 이 경우 대부분 특별한 외상 후 장애를 남기지 않는다. 그러나 중등도~중증 두부외상의 경우 팔, 다리 등의 신체 다른 부위의 외상에 비해 외상 후 인지장애, 신경마비 등의 외상 후 신경학적 후유증을 남기는 경우가 많고, 중추신경계인 뇌의 경우 회복이 더디고, 여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빠른 판단, 조기진단 및 치료가 필요하다.

심한 두부외상의 경우 병원에 방문할지 말지 고민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 고민하는 경우는 가벼운 두부외상의 경우이다. 머리를 부딪힌 아이가 외상 이후 의식손실, 구토 등의 증상 없이 곧잘 놀며, 잘 먹는 경우에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외상이 크지 않았어도, 지속적인 보챔 증상이 있거나, 구역 및 구토가 반복 되고, 아이가 힘이 없이 처지거나, 숨구멍이라 불리는 천문 (fontanelle) 팽윤이 관찰되는 경우(천문이 닫히지 않은 1세 미만의 아이의 경우, 두개강 내 이상이 있는 경우 울지 않고 있음에도 천문이 부어 있을 수 있다.)에는 신속히 병원을 방문하여 진료를 받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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