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사연) 

안녕하세요.

작년에 4일 연이은 공황발작으로 약물 복용을 계속하면서 잠잠하다가 요 며칠 새 다시 증상이 시작된 것 같아서 글을 남겨봅니다. 우선 심장이 분당 120회 가까이 두근대고 숨이 차며 가슴이 몹시 답답하고 속도 메스껍습니다. 숨을 크게 쉬어도 답답함이 사라지지 않아요. 오늘은 호흡곤란 비슷한 것이 와서 화장실 바닥에 주저앉아서 헉헉대다 울었습니다. 특히 매일 밤 자기 바로 전에 이런 증상이 두드러지고 학교에서도 끊임없이 증상이 나타나서 미쳐버릴 노릇입니다.

보통 공황발작은 20-30분 정도 지속된다고 알고 있는데 저는 보통 한 시간을 넘기는 형태로 증상이 나타납니다. 증상이 나타날 땐 너무 힘들고 어떡하지? 하는 생각만 드는데 이것도 공황발작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이 증상과 더불어 방문이 열려있는 상황이 두려워서 침대에서만 지냅니다. 당연하게 공부는 전혀 못하고 있고요. 하루 종일 헉헉대다 벌벌 떨며 지냅니다. 다니는 정신과에서는 자율신경계가 살짝 출렁이는 것 같다고만 하는데 전 견딜 수가 없이 힘들어서 글을 남겨 봅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사진_픽셀

 

답변)

안녕하세요, 정신의학신문 정희주입니다.

갑자기 시작되는 심계항진, 가슴 답답함,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고 하셨네요. 이전에 공황발작 진단을 받으신 것 같은데, 예기치 않게 공황발작이 반복되고, 이로 인한 예기불안, 회피 등의 증상이 발생했다면 공황장애 진단을 내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보통 20-30분 내로 공황발작 증상이 호전되기는 하지만 그 여파가 몇 시간씩 지속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직접 보고 진단한 주치의의 의견이 가장 정확합니다.)

지금은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것으로 보이며, 당장에 필요한 것은 주치의와 상담하여 약의 용량을 조절하는 것입니다. 항우울제, 항불안제 등의 약물이 치료에 사용되는데, 가장 중심이 되는 약물인 항우울제의 경우 새로 시작하거나 증량 후 효과를 보려면 약 한 달 정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다행스럽게 보조적으로 사용되는 항불안제는 금방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힘드시더라도 적당한 약물을 선택하여 당장의 증상을 조절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약물만큼 중요한 것이 공황 증상에 대한 생각을 점검하고 재구성해보는 것입니다. 공황 증상에 대한 부적절한 사고는 증상을 악화, 유지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대표적인 사고 몇 가지를 예로 들면, 공황 증상으로 인해 죽거나 장애가 생기는 것은 아닐지, 통제력을 잃고 소리를 지르거나 미쳐버리지는 않을지, 창피하거나 곤란한 상황을 겪게 되지는 않을지 등이 있습니다. 공황 증상에 대한 생각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글쓴이분께서 어떤 생각이 나의 공황을 유지시키고 있는지를 파악해야 하며, 이후에는 과연 이러한 결과가 초래할 가능성이 그렇게 높은 것인지, 설령 그렇다 해도 그 정도로 극단적인 상황까지 가게 될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공황에 대한 생각의 변화, 다른 말로 인지재구조화가 이루어진다면 공황과 관련된 감정, 행동도 서서히 변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적절한 치료와 본인의 노력이 어우러진다면 공황은 분명 회복될 수 있는 질환입니다. 힘드시겠지만 희망을 잃지 말고, 주치의와 함께 헤쳐나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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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서울역 마음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졸업
한양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전)성동구 정신건강복지센터 상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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