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홍창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Q. 요즘 많은 사람이 치매에 관심이 높습니다. 치매를 쉽게 알아볼 수 있나요? 

A. 많은 분이 치매에 대해서 걱정을 많이 하고 계시는데요. 치매라는 병이 별다른 것이 아니라 뇌의 기능이 점점 나빠져서 일상생활을 잘하지 못하게 될 때 치매라고 이야기합니다. 교과서를 보면 제가 공부할 때에는 치매 종류가 40개였는데, 교과서가 바뀌면서 60개, 80개, 지금은 100개 종류의 치매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전 세계 치매 중에서 전체 치매의 65% 내지 70%를 차지하는 게 알츠하이머 치매입니다. 길 가다가 치매 이야기를 하면 ‘알츠하이머 치매겠지’라고 생각하면 틀림없이 65% 내지 70% 정도는 맞습니다.

 

Q. 알츠하이머 치매는 어떤 치매인가요?

A. 알츠하이머 치매는 역사가 있는데요. 독일의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였던 알츠하이머 박사가 ‘프랑크푸르트정신병원’에서 근무를 하고 있을 때 51세 된 ‘보거스티’라는 부인의 남편이 오셔서 부인이 치매에 걸렸으니 치료를 해달라고 얘기를 했어요. 그래서 치매를 진단하고 치료를 했는데 결국은 돌아가시고, 돌아가신 여성의 뇌를 부검하다 보니 독성물질을 발견하게 됐어요. 그 독성물질이 뇌 속에 쌓이는 형태의 치매를 ‘알츠하이머 치매라고 하자’라고 1906년도에 논문이 나왔어요. 공식적으로 알츠하이머 박사가 발견한 그 독성물질이 있으면 ‘알츠하이머 치매라고 하자’라고 한 건 1910년도에 처음 얘기가 됐습니다.

 

Q. 독성물질에 종류의 따라서 백 가지가 나누어지는 건가요?

A. 뇌를 공격하는 방법이 백 가지가 있어요. 뇌를 공격하는 방법에 따라서 치매의 종류가 나누어지는데, 그중에서 제일 흔한 게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뇌 속의 ‘베타아밀로이드’나 ‘타우 단백질’이 가장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원인이라고 알려져 있고, 그런 독성물질이 쌓이게 되면 알츠하이머 치매를 유발하게 됩니다.
 

사진_픽사베이


Q. 어떻게 공격을 하나요? 뇌 안에서. 

A. 65세 이상 되는 노인 100명의 뇌영상을 살펴보면 100명 중 10명이 뇌 속에 독성물질이 많이 쌓이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순서가 있어요.

처음에 기억력을 담당하는 해마 부분에 독성물질이 쌓이게 돼요. 보통 해마가 망가지게 되면 새로운 기억을 학습하는 능력이 떨어집니다. 아침에 먹었던 음식이 뭔지, 어제 만났던 사람이 누군지 잊어버리게 되는 거죠. 해마가 망가졌으니까요.

시간이 지나고 나면 해마에서 뇌 측두엽 쪽으로 독성물질이 쌓이게 되고, 그러면 단어를 떠올리는 능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예를 들면 과일을 달라고 얘기할 때 "사과, 배, 딸기 주세요." 이렇게 얘기를 해야 하는데, 생각이 안 나니까 "그거, 그거, 그것 좀 주세요"라고 얘기하게 돼요. 또, 텔레비전 보면 영화나 드라마에서 "아, 저 사람 누군지 아는데. 저 배우 얼굴은 아는데 이름이 생각이 안 난다."하는 것처럼 사진이나 영상을 봤을 때 그 사람의 이름이 기억이 안 나는 그런 일들이 생기게 되고요.

또 독성물질이 뇌의 전두엽 쪽으로 망가지게 되면 계산능력이나 판단력, 빨리빨리 일을 처리하는 능력이 망가지게 됩니다.

시간이 지나서 독성물질이 또 옆으로 퍼지게 되면 인간의 감정을 담당하는 부분이 망가지게 돼서 아주 점잖았던 분이 갑자기 공격적으로 되고, 충동적으로 되고, 하고 싶어 하는 거 못하게 하면 밀치고, 사람의 성격이 180도 바뀌게 돼요. 가족들이 이 단계에서 너무 슬퍼하죠. 왜냐하면 존경했던 아버님, 어머님의 모습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뀌기 때문에 굉장히 슬퍼하게 되고요.

더 시간이 지나면 더 오래된 기억 그래서 손자, 손녀 이름 자녀분들 이름, 배우자 이름, 자기 자신 이름 이런 순서대로 점점 망각하게 되는 이런 일이 생기고 더 시간이 지나고 나면 대변이나 소변을 담당하는 괄약근까지 망가지게 돼서 조금만 힘을 줘도, 조금만 움직여도 요실금이나 변실금이 생겨서 속상한 일이 생기게 됩니다.

이렇게 독성물질이 쌓이는 위치에 따라서 뇌 기능이 망가지게 되고, 인지기능이 떨어져서 일상생활까지 못 하게 되는 치매를 알츠하이머 치매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병리학자가 뇌를 부검해서 치매 단계에 따라 어떻게 독성물질이 쌓이는지 어떻게 뇌신경세포가 망가졌는지를 해부해서 보니까, 지금 말씀드린 순서대로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도 동일한 순서대로 차곡차곡 독성물질이 쌓이고 뇌신경세포가 망가져서 임상 증상이 나타나는 단계가 비슷한 경과를 밟아나간다는 게 밝혀져 있습니다. 

 

Q. 우리나라의 치매 환자 현황은 어떤가요?

A. 많이 속상한 일인데요. ‘중앙치매 센터’에서 발간한 보고서에 의하면 12분에 한 명씩 치매 환자가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고요. 2018년도 기준으로 75만 명 정도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굉장히 많죠?

보통은 치매 어르신이 계시면 집에서 치매 어르신을 돌보기 위한 의료비용이나 요양비용이나 돌보기 때문에 가족이 밖에 나가서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비용까지 합해서 직접비용과 간접비용까지 합하면 일 년에 2000만원 정도 비용이 소요된다고 알려져 있고요. 그 돈을 다 합하면 일 년에 18조 원 정도 사회적 비용이 든다고 알려져서 사실은 치매는 굉장히 심각한 문제고,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영국이나 일본에서도 치매 문제를 잘 해결해야지만 국가가 대재앙에 빠지지 않는다고도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Q. 우리나라가 빠른 속도로 고령화 사회가 되고 있잖아요. 그럼 치매 환자도 더 많이 늘어날 거 같은데요.

A.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속도로 치매 인구가 증가하는 나라로 대한민국이 알려져 있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나라 고령 인구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증가하기 때문에 치매 인구도 급속도로 증가하게 되고, 조만간 치매 인구 백만이 되는 치매 사회에 돌입할 거라고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치매로 병원을 찾는 환자분들을 보면 너무 마음이 아파요. 왜 아프냐면 55세 56세 또는 61세 굉장히 이른 나이에 환자분들이 오시고, 그분들하고 같이 오시는 분들이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이 보호자로 같이 옵니다. 굉장히 이른 나이에 치매가 걸려서 빨리 진행되는 모습을 보면 저도 마음이 굉장히 아프고 환자 자신도 너무 당혹스럽게 생각합니다. 왜냐면 직장을 다니고 있거든요. 자영업도 하고 전문직도 하고 계시는데 갑자기 언젠가부터는 기억력이 떨어지고 일상생활도 못하고 굉장히 잘했던 것들도 못 하는 일들이 생기니까 본인도 당혹스럽게 생각하고 가족도 깜짝 놀라합니다. 

그런 조발성 치매, 65세 이전에 발병하는 치매가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에 만 명 이상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굉장히 많은 숫자입니다,

 

Q. 노인성 치매만 말씀하신 것 같은데 어린 사람들에게도 치매가 나타날 수 있는지도 궁금해요. 유명한 영화도 있잖아요. ‘내 머릿속의 지우개’ 같은 경우에는 손예진 씨가 굉장히 젊은 나이에 알츠하이머에 걸리게 됩니다. 이런 가능성도 있나요?

A. 너무 안타깝죠. 굉장히 이른 나이에 치매가 생긴다는 거 자체가 끔찍하고 속상한 일인데 의학적으로 65세 이전에 치매가 발병하게 되면 조발성 치매라고 이름을 붙이고 현재 우리나라 통계에 의하면 만 명이 넘은 조발성 치매 환자가 진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알츠하이머 독성물질이라고 알려진 ‘메타밀로이드’라는 물질은 20대 후반부터 뇌 속에 쌓이기 시작합니다. 제 머릿속에도 지금 쌓여있고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도 쌓여있는데, 문제는 그 양이 얼마나 빨리 많이 쌓이느냐 하는 거예요.

나이가 들면 흰머리도 생기고 주름살이 생기는 게 당연하잖아요, 자연스럽잖아요. 그런 것처럼 나이가 들면서 독성물질도 양이 점점 많아지는데, 문제는 어떤 분은 더 빨리, 더 많이 쌓이고, 어떤 분은 천천히, 더 늦게 쌓여요. 조발성 치매 환자분들은 이른 나이에 많이 쌓여서 뇌세포가 빨리 파괴가 됐고 그래서 치매 증상이 먼저 생기는 겁니다.

만발성 치매라고 알려진 65세 이후에 생기는 늦게 발병하는 형태의 치매는 천천히 독성물질이 쌓이면서 뇌세포가 파괴되는 거죠. 뇌신경세포가 얼마나 빨리 망가졌냐 또는 천천히 망가졌냐. 독성물질이 빨리 쌓이느냐, 천천히 쌓이느냐. 이 차이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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