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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ctor's Mail] 선택에 대해 매번 후회하는 제가 너무 한심해요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승인 2020.08.05 08:01

[정신의학신문 : 신림 평온 정신과, 전형진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20대 후반 남자입니다.

저는 대학교도 정말 안 맞지만 억지로 졸업을 했고, 취업 후 일은 더 맞지 않아 한 달 근무 끝에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다시 취업을 하여 일 년 반 정도 근무 후 공무원 준비를 위해 퇴사하게 되었습니다. 공부하면서 우울감이 너무 심해져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이 여러 번 들었습니다.

시험에 합격하지 못하면 취업이 어렵다고 생각하여 전 직장에 대한 미련이 계속 남게 되었습니다. 전 직장이 괜찮았던 것 같고 그만둔 것에 대해 너무나 후회가 되어 다시 지원을 하였지만 계약직이어서 최종적으로는 입사하지 않았습니다. 정규직으로 작은 회사에 취업하여 일을 하는데 월급이 너무 작고 체계가 엉망이어서 또 전 직장을 가지 않은 것에 후회가 되고 그냥 계약직 이런 거 상관없고 전 직장에서 다시 일해보고 싶어 또 지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근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뭐 하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남들이 절 뭐라고 생각할지도 무섭고 제가 봐도 스스로 한심하고 이상한데 남들은 오죽할까요? 또 제가 계약직을 선택한 걸 후회할 날이 올까 봐 무섭습니다. 분명 전 후회를 할 겁니다. 저는 항상 제 행동에 후회를 하거든요. 그냥 제 인생을 버리고 싶습니다. 병원에 가면 이런 제 한심한 행동들을 멈출 수 있을까요?
 

사진_픽셀


답변)

스스로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계신 것 같습니다. 사연을 주신 분의 생각의 흐름에서 두 가지 어려운 부분이 보입니다.

첫 번째는 자신을 과도하게 비난하는 방식입니다. 이전 회사에 다시 계약직으로 들어가는 것은 내 의사로, 나한테 도움이 되는 방식이라고 판단해서 결정한 일일 것입니다. 이를 다른 사람들이 부정적으로 바라볼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스스로를 한심하고 이상하다고 비난하며, 남들도 그렇게 볼 것이라 단정 짓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후회와 관련된 부분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단점과 실수에 대해 돌아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문제를 거듭해서 돌아보기만 한다면 문제가 됩니다. 첫 번째에 나온 자기 비난과 후회가 반복되면 우울한 기분만 심해질 뿐입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흐름이 가속화되면 우울한 기분을 넘어 우울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큽니다. 사연에서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결과만 예측하고 있는 부분에서 그럴 가능성이 커 보이네요. 자책과 후회로 우울감이 심해지면, 현실적인 판단을 가로막는 생각의 패턴이 만들어집니다. 충분한 근거 없이 실패하고 다시 후회할 것이라고 단정 짓는 것처럼요.

이러한 패턴이 반복되면 자책을 멈추고, 생각을 점검해보는 게 낫습니다.

 

내가 부정적인 생각의 흐름에 갇혀있다는 것을 먼저 인식해보는 게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생각하는 것들이 나에게 어떠한 도움이 되는지 따져보는 게 낫습니다.

후회가 반복되면 그 생각을 미뤄뒀다가 여유 있는 시간에 적어두고 그것에 대해 곱씹어 보고, 나머지 시간에는 해야 하는 일에 더 신경을 써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내 인생에서 잘못된 선택들은 일부분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인생은 크고 작은 실수들로 구성이 됩니다. 앞으로 살아갈 인생이 아직 짧지 않기 때문에 잘못된 선택이 있더라도, 이후의 삶에서 괜찮은 선택들이 쌓이면 부정적인 선택들의 비율이 낮아지면서, 괴로움도 덜어질 수 있습니다. 인생은 한두 번의 결정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금 여유 있게 생각해봐도 좋습니다.

 

지금 사연을 주신 분에게 더 중요한 것은 과거를 돌아보면서 괴로워하면서 앞으로의 가능성을 부정하는 것보다 지금 해야 할 일을 잘해나가는 과정입니다. 부정적인 생각으로 인한 우울감이 심해지면 혼자서 상황을 이겨내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항우울제나 적절한 상담이 도움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사연을 주신 분이 어려움을 털어내고 지금 상황을 편하게 돌아보는 때를 맞이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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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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