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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해요 - 의존성 성격장애
임찬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승인 2020.05.27 00:15

[정신의학신문 : 광화문 숲 정신과, 임찬영 전문의] 

 

<35세 여성 A는 70대 어머니와 같이 거주한다. A의 어머니가 A에 대한 모든 결정을 내린다.

A는 어머니가 정해준 학교에 진학했고 직장에 취직했다. 친구들도 어머니가 만났으면 하는 친구들과만 교류해 왔다. 어머니가 정해준 남자를 만나 결혼을 했으나 오래지 않아서 이혼하게 됐다. A는 직장 일을 하면서도 하루에 10회 이상 어머니에게 전화해서 사소한 일들에 대하여 물어보곤 한다. 어머니와 통화가 되지 않는 상황에 있으면 A는 답답해서 견디기가 어렵다.

직장에서도 A는 주로 주변 사람의 말에 따르는 편이다. 회의에서 스스로 의견을 내거나 결정하는 일은 없다. 일 처리는 성실하게 잘하는 편이고 온화한 편이다. 이전에 승진을 해서 중책이 됐지만, 스스로 결정을 하는 것에 큰 어려움을 느끼고 다시 이전의 단순 업무로 복귀한 적이 있다.>

 

의존성 성격장애(Dependent personality disorder)의 사례입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결정을 내리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극단적으로 결정을 하지 못하고 타인의 의견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럴 때 의존성 성격장애를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의존 대상에게 보살핌을 받으려 하며 지나치게 순종적입니다. 이별 상황에서는 버림받지 않기 위하여 지나치게 매달리는 행동을 보입니다. 스스로 무엇인가를 결정해야만 하는 상황에 대하여 지나친 불안, 공포를 느끼곤 합니다. 때문에 독립적인 행동, 결정하는 것을 크게 어려워합니다.
 

사진_픽사베이


1) 원인 & 역학

남성보다 여성에서 호발하는데, 전체 인구의 2%~4%가량(미국 기준 0.4% – 0.6%)에서 의존성 성격 경향을 보인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여성보다 남성에서 발병 시 사회적인 기능 저하가 좀 더 큰 경향을 보입니다.

정상적으로, 부모-자녀 관계에서는 분리와 개별화가 일어나야 합니다. 아이에게는 부모 관계에서의 안정성을 바탕으로 독립적인 활동이 일정 부분 이루어지는 것이 안정적인 애착의 형태입니다. 만약 유아기에서 불안정한 애착이 계속되고, 아이의 지나친 의존 욕구를 충족시키는 양육방식이 지속될 경우에는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유전적으로도 쌍생아 연구를 시행했을 때 의존성 인격장애와 관련된 특징인 의존성과 지배적인 경향이 유전적 요소를 가진다고도 알려져 있습니다.

어느 정도의 의존성은 성인기 이전(소아, 청소년기)에 다른 부모-자식 관계 이외에 다른 관계를 맺으며 관해되는 경향을 보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교우관계, 사제관계와 같은 다른 관계가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관계가 형성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애착이 형성되지 않으면 증상은 악순환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홀로 남겨지는 불안감을 피하기 위해서 특정 관계에 더 몰입하며 증상이 더 심해지게 되는 것입니다.

 

2) 진단 & 감별

정신의학교과서(DSM-5)의 진단에 따르면, 돌봄을 받고 싶어 하는 욕구/ 복종적이고 매달리는 행동/ 이별에 대한 공포가 삶에서 전반적으로 드러나야 합니다.

추가적으로 다음 중 5가지 이상에 해당해야 합니다.

- 타인으로부터 많은 충고나 확신 없이는 판단을 하는 데 어려움.
- 자신의 생활 중 가장 중요한 부분에 대해 타인이 책임질 것을 요구.
- 지지와 칭찬을 잃는 것에 대한 공포 때문에 의견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
- 계획을 혼자서는 시작하기 어렵거나 스스로 일을 끝내기가 어려움.
- 불쾌한 일이라도 다른 사람이 원한다면 이를 할 수 있음.
- 혼자서는 자신을 돌볼 수 없다는 공포.
- 혼자 남겨지는 상황에 대하여 공포.

주변에서 의존적인 경향/결정의 어려움을 가진 경우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로 인하여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일상 활동에 장애가 따를 정도여야 합니다.

진단 시 가장 중요한 점은 ‘정상적인 결정장애’ ‘정상적인 불안 / 수줍음’과는 감별을 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리더십 있게 결정을 내리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새로운 환경에 대한 불안 역시 당연한 일입니다. 특히 우리 문화에서는 수줍음과 회피가 어느 정도 일상화되어 있습니다. 사회적인 기능 저하가 크지 않은 정도의 결정장애, 수줍음, 불안은 결코 의존성 성격장애에 해당하지는 않습니다.

기저에 대인관계에서의 학대, 착취 등의 트라우마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격장애, 우울장애, 불안장애 등이 동반된 경우가 많은데 질환의 급성기에 나타나는 일시적인 증상과는 감별이 필요합니다. 성격장애는 일시적인 증상이 아니라 삶의 전반에 드러나는 문제일 때 진단할 수 있습니다.

 

3) 치료

환자는 스스로에 대하여 ‘멍청하다’ ‘미련하다’고 표현합니다. 전반적으로 낮은 자존감을 호소하는데 이에 대하여 심리적인 정신역동치료를 요합니다. 홀로 남겨지는 상황에서 불안감, 우울감이 매우 큰데 증상 조절을 위해 초기에는 적극적인 약물치료가 필요합니다.

특히 어쩔 수 없이 분리가 되어야만 하는 상황(사별, 결별, 이혼 등)이 올 때 위기가 찾아옵니다. 이런 상황을 견디는 것은 의존성 성격의 환자에게는 큰 고통입니다. 이에 인지행동적인 접근을 통하여 위기상황을 극복하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정신치료가 근본적으로 도움이 되는데, 다른 성격장애보다 스스로 불편감을 느끼고 좋아지고 싶어 하기 때문에 정신치료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치료자에게 비현실적인 빠른 치료 효과를 기대를 하는 상황이 있기도 합니다. 치료는 점차적으로 이루어지게 되는 것을 주지시키고, 치료자로서는 환자가 의사에게 너무 매달리는 상황을 경계하고 적절한 거리가 있는 관계를 형성해야 합니다. 낮은 자존감과 스스로 느끼는 부적절감에 대하여 이야기해 나가면서 행동치료를 통하여 특정한 상황에서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워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동반되는 우울감, 불안감이 많기 때문에 항우울제, 항불안제, 수면제 등의 치료가 효과적입니다. 특히 이별 상황에서는 극도의 불안감을 경험하기에 이에 도움 적극적인 치료가 꼭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의존성 인격장애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의존, 결정장애, 책임회피 등이 두드러집니다. 이런 성격경향은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정상적인 부분입니다. 하지만 성격적인 문제가 커서 삶에 장애가 큰 경우에 진단을 할 수 있습니다. 정신치료, 인지행동치료와 약물치료가 도움이 됩니다. 특히 피치 못할 분리 과정에서의 위기극복이 중요합니다.

 

임찬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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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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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작성자 2020-06-23 10:41:14

    의존형 성격장애와 정반대의 성격장애도 있나요? 병적으로 뭐든지 혼자서 결정해야만 하고 타인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는 장애 말입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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