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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ctor's Mail] 직장에서 사람들과 관계 맺는 것이 불편해요
임찬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승인 2020.05.19 05:50

[정신의학신문 : 광화문 숲 정신과, 임찬영 전문의] 

 

사연) 

직장인입니다. 잦은 이직 후에 지금은 작은 회사에 다니고 있는데 회사가 맘에 드는 부분이 하나도 없지만, 딱히 갈 곳이 없어 그냥 계속 다니는 중입니다.

출근해서 아무랑도 말하기 싫어 누가 말을 걸기 전까지는 말하지 않고 그냥 일만 하다가 퇴근하는 삶을 반복하고 있는데 사회성이 너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웃기지도 않은 얘기에 웃어야 하고 쓸데없는 얘기에 맞장구쳐야 하고 이런 게 사회생활이라는 것을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웃어주고 말도 주고받고 하고 이런 행동 자체가 너무 진이 빠지고 힘이 듭니다. 몸이 축 쳐지는 느낌이랄까요? 그냥 입을 떼기가 너무 귀찮고 힘이 없어요.

말이 너무 없다 보니 지적도 많이 받았습니다. 동료들과 어울리기 힘들고 말하기도 귀찮고 평생 이렇게 일하고 살아야 한다는 게 심적으로 많이 힘이 듭니다.

일적으로도 정말 하기 싫은 일이고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제가 왜 여기에 앉아 일하고 있는지 모르겠는 느낌입니다. 사람들과의 관계도 많이 힘이 들어 아침에 일어날 때 그냥 차라리 눈 뜨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그냥 눈을 떴는데 이 세상에 제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다들 직장생활 참고 잘하던데 제가 이 일과 맞지 않는 걸까요? 그냥 일하기 싫은 게 나약해서 그런 걸까요? 이런 이유로 정신과에 방문해 약을 먹으면 좀 나아지나요?
 

사진_픽사베이


답변)

안녕하세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임찬영입니다.

직장생활의 어려움을 말씀하셨네요. 대인관계, 사회생활을 하면서의 어려움을 주로 이야기하였고, 힘이 들 때는 우울감이 매우 심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답답한 마음을 토로하셨습니다.

직장생활은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는 일입니다. 동시에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역할도 동시에 합니다. 많은 직장인들이 이 둘 사이에서 고민하곤 합니다. 당연히 나에게 일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일이지만 생계를 위해서 직업을 유지하는 경우도 많이 있곤 합니다. 

 

질문자분이 나약해서 말씀하신 경험을 하시는 게 아닙니다. 직장생활은 많은 사람에게 큰 어려움으로 작용합니다. 현재 직장에서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면 질문자뿐 아니라 어느 누구라도 충분히 어렵다고 느끼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성격적인 부분에서 맞지 않는다면 더 큰 어려움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일일 겁니다.

현재 직장이 매우 힘이 들고 성격과 맞지 않다면 당연히 직장을 이직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선택의 과정에서 고민해야 할 부분을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직장을 이직함으로써 내가 얻을 수 있는 것과 잃어버리는 것에 대하여 예측하는 것은 분명히 필요한 일입니다. 또한, 현재의 어려움이 지속되는 어려움인지, 아니면 이런 어려움의 정도가 줄어들고 변화할 수 있는 부분인지에 대한 판단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부정적인 생각이 심해서 아침에 눈 뜨고 싶지 않다는 생각까지 할 정도라면 이에 대한 상담 및 평가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꼭 약을 복약하고 치료가 필요한 단계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느끼는 어려움이 크다면 정신의학적인 치료가 필요할지에 대해 직접 내원해서 평가를 받고 그 결과에 따라 정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부정적인 생각, 우울감 등이 가시고 나면, 현실적인 어려움의 정도가 줄어들고 변화의 계기로 작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한 사회적으로는 아무래도 활달한 사람이 좀 더 환영받고 주인공인 것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내향적인 사람이 부정적인 것만도 아닙니다. 묵묵하게 자신의 일을 하고 진지한 역할을 하는 것도 분명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내향적인 사람으로서도 자신의 의사 표현을 하고 기본적인 사회적인 소통을 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자신의 성격을 부정적으로만 느끼고 많은 부분을 바꾸려는 노력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힘만 들고 실패하는 느낌이 들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성격을 유지하면서 작은 부분을 개선시켜 나가는 것이 사회활동 개선을 위해 더 나은 방법일 수 있습니다.

 

임찬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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