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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감성광고 - 로레타와 할아버지긍정적인 태도가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
정원철 기자 | 승인 2020.04.26 01:21

미국 슈퍼볼 광고는 매년 참신한 광고로 시청자들의 시선과 마음을 사로잡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지난 2월에도 어김없이 여러 거대 기업들이 앞다퉈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려고 경쟁했습니다. 그중 구글의 로레타(Loretta) 광고는 많은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기도 했는데요, 광고의 대략적인 내용은 이렇습니다.

백발의 할아버지는 먼저 떠나보낸 아내를 잊지 않기 위해 인터넷 검색창에 “기억을 잊지 않는 법"을 검색합니다. 기억에 있어서 반복학습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할아버지는 인공지능이 탑재된 구글 어시스턴트에게 그간 아내와 함께한 추억을 보여달라고 합니다. 할아버지는 구글 어시스턴트가 찾아준 사진들을 보면서 아내와 여행 갔던 곳, 기념일, 그녀와 공유했던 작고 소소한 순간들을 되돌아봅니다. 할아버지는 끝으로 자신이 얼마나 행운아였는지 고백하는 것을 끝으로 영상이 끝납니다. 몇 개월 전 사람들이 이 광고에 더욱 감동했던 이유는 실화를 바탕으로 구성된 내용이었기 때문입니다. 
 

사진_구글


물론 광고 자체는 구글 어시스턴트라는 최신 과학기술이 일반인들의 삶에 더욱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친근하게 느껴질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고 또 이를 위해 굉장한 심혈을 기울인 광고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소중한 사람과의 사별 뒤에도 그들이 마치 옆에 존재하는 것처럼 느낄 수 있게 도움을 주는 기술의 소개처럼요.

그러나 광고의 요지와는 별개로 영상에 실제 주인공인 할아버지 부부의 내러티브에 집중하고 있노라면 한편으로는 아내가 살아생전 꽤나 유쾌했을 것 같은 인상이 듭니다. 실제 영상에도 아내가 남편한테 늘 하던 말이 나옵니다: “날 너무 그리워하진 말아요 영감! 그리고 제발 집 밖으로도 좀 돌아다니고요.” 할아버지 본인이 이 세상에서 가장 행운아라고 고백한 것처럼 분명 아내의 성격은 긍정적이었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긍정적이고 유쾌한 사람들은 어떻게 보면 낙관주의자(optimist)라고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낙관주의자가 갖는 이점은 단지 미래에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믿음을 넘어 실제 만성적인 질병에 덜 걸리며 질병에 걸리더라도 병의 진행이 느립니다. 그 이유는 이들이 행동학적 측면에서 사회적 또는 심리적 자원을 향상하려 노력하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기 때문입니다. 낙관주의자들은 또한 스트레스를 느끼는 상황에서 피하기보단 되려 적극적으로 현실을 받아들이고 문제해결적인 대처 전략을 취하는 사람들입니다.     

 

Jeewon, Chopik 그리고 Kim이 2019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배우자의 낙관주의가 본인에게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미국의 종단연구 중 하나인 건강-은퇴 연구(The Health and Retirement Study)에 참여하고 있는 4,500쌍의 중년층 이상의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8년간 추적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본인의 낙관성과 떼어놓고 (정확히 말하면 본인의 낙관성이 주는 긍정적인 효과를 감안하고도) 보더라도 배우자의 낙관주의는 본인의 향상된 인지 기능과 연관이 있었습니다. 즉, 낙관적인 배우자 덕분에 나머지 배우자는 더 나은 기억력과 각성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자들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몇 가지 이유를 제시했습니다. 첫째는 낙관적인 배우자는 일종의 사회적 통제를 통해 가정 내 건강한 규범을 조성하는 데 힘쓴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배우자로부터 건강한 정서조절 및 대처 전략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이번 연구는 낙관주의와 인지기능의 연관성만 살펴보았기 때문에 이들의 인과성은 밝힐 수 없습니다.

 

로레타 광고 속 할아버지는 분명 구글 어시스턴트의 도움을 받아 다시금 아내와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진정 85세(실제 할아버지의 나이)가 되는 나이까지 나름 건강하고 방송에까지 데뷔할 수 있었던 이유는 부부 내외가 일생동안 서로에게 가르쳐준 세상에 대한 낙관적인 태도가 아니었을까요? 

 

* 참고

Oh, J., Chopik, W. J., & Kim, E. S. (2019). The association between actor/partner optimism and cognitive functioning among older couples. Journal of Personality.

https://edition.cnn.com/2020/02/03/business/google-super-bowl-ad-loretta-trnd/index.html

 

정원철 기자  info.ps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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